십 대와의 동거
"핸드폰 좀 가방에 넣고 다녀, 누가 그렇게 손에 들고 다니니?"
첫째와 둘째에게 이야기한다. 돌아오는 것은 뾰로통한 얼굴뿐이고
대답은 수 일 수 주에 걸쳐 돌아온다.
"엄마, 핸드폰을 운동장에서 잃어버렸어"라는 둘째의 대답과
"엄마, 친구와 뛰다가 핸드폰이 주머니에서 떨어졌어"라는 첫째의 대답.
단 한 번의 실수, 그것으로 인한 후회
후회는 아이의 것이고 책임은 엄마의 것이다.
사십 년간 살면서 많은 후회를 해본 내공으로
최소한의 방심을 피하려 애쓰지만 나를 엄마라 부르는 사람들이 해대는 방심은 피할 길이 없다.
아이와의 전쟁도 그렇다.
밑도 끝도 없는 짜증과 고성, 눈물,
더 이상의 설명은 소음 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딱 한 번의 후회, 그것을 하지 않기 위해 두 눈을 질끈 감고 침을 꼴깍 삼키며 입을 다문다.
한숨마저 참아내리라 다짐하지만
이미 콧김으로 새어 나온다.
아이의 미성숙함
그것을 받아들이기엔
나도 여전한걸.
이 시간을 참아내지 못하면 결국 아이가 잠든 밤
늦게는 다음 날 회사에서 떠오르는 후회는 내 몫이다.
마흔이 넘어 고작 그것 하나 제대로 알게 되었다.
굳게 다문 입술 안으로
'어른 되면 너 다시는 안 볼 거다, 낳아주고 길러준 이 엄마를 이렇게 대하다니'
나쁜 울림을 마음속으로 되뇐다.
나쁘게도 그 말이 엄마라는 이름의 나를 달랜다.
"엄마, 미안해"
'됐다. 분명히 게임하고 싶어서 마음에도 없는 사과 먼저 하는 거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너, 너 기분 안 좋다고 부모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 고쳐. 언젠가 후회하지 말고"
잔소리 같은 선전포고 같은 모진 말 같은 화해도 아닌 대답을 한다.
모진생각마저 후회할 나를 알면서
내뱉지 못하는 모진 말을 마음에 외치고 마음의 빗장을 낀다.
품 안에 사춘기인 아이와
품만 벗어난 여전한 사춘기인 나의 전쟁
옷에 묻어 털리는 마른 흙보다 가벼운 사춘기의 너의 마음
옷에 묻어 털리는 마른 흙보다 가벼운 사십 살의 나의 마음
이 두 마음이 만나 조금은 무거워지는 것일까.
나의 마음은 아이로 인해 앉힐 길이 없다가
결국 아이로 인해 앉는다.
결국 그럴 나를 위해
딱 한 번의 후회,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