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보게 신작 소개] 클랭크! 카타콤
*본 리뷰는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하는 글입니다.
보드게임 클럽을 운영하면서 즐기게 된 가벼운 게임들도 좋지만 언제까지고 또 이런 다인원의 북적북적한 게임만 즐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가우디99 운영도 마무리되었고, 바쁜 것들이 조금씩 정리되어 나가니 내 욕심도 좀 채워야지. 이런 마음으로 코보게에 신청한 두 번째 리뷰 게임이 바로 <클랭크! 카타콤>이다.
<클랭크!>는 덱빌딩에 입문하기 좋은 게임으로 워낙에 잘 알려져 있는데 솔직히 나는 아직 한 번도 안 해봤다. 그런데 마침 <클랭크!> 의 새로운 시리즈가 번역이 되어 나온단 말을 들었다. 무려 내가 좋아하는 던전 탐험 어드벤처! 잘 모르는 길을 열어 가며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보물을 찾아다니는 게임은 언제나 흥미롭기 마련이다. 일이 바빠지는 바람에 한동안 소원했던 글룸팟 멤버들과 함께 새로운 던전을 체험해도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늘 함께 글룸헤이븐 속 다양한 던전을 누비며 보물상자와 돈을 서로에게 양보하기 바빴던 우리 멤버들과 오랜만에 누가 더 비싸고 좋은 보물을 먹을 것인가 내기를 벌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보통 보물찾기 어드벤처 류의 게임들은 대부분 이미 정해져 있는 맵 위에서 게임이 진행된다. 그 위에 나타나는 몬스터나 보물의 내용 등이 달라지긴 하더라도 목적지에 도달하는 길은 잘 바뀌지 않는달까. 그래서 게임을 반복할수록 효과적인 동선을 염두에 두고 그대로 따라가게 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클랭크! 카타콤>의 차별점이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클랭크! 카다콤>은 던전에 들어가는 시작타일만 가지고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맵은 플레이를 하면서 하나씩 타일을 뒤집어 이어 붙이며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펼쳐진 맵에 따라 계획한 길이 틀어지기도, 예상치 못한 효과를 받기도 하기 때문에 섣불리 계획을 짤 수도 방향을 가늠할 수도 없어진다. 사실 진정한 던전의 묘미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플레이 방식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손에 든 카드를 사용해 이동을 하거나 눈앞에 보이는 적을 공격하고, 방마다 다르게 적용된 설정을 처리하고. 플레이 방식이 무난하니 왜 덱빌딩 입문에 좋은 게임이라는지 알 것 같다. 게임 세팅과 설명만 잘 구조화해서 전달할 수 있다면 (아직 내게는 이게 좀 벽으로 느껴지긴 하는데 ㅎㅎ) 초보 게이머들로 이루어진 HFK 보드게임 클럽에도 가져가서 설명해주고 싶다. 분명 좋아할 요소들이 많아 보이는데.
늘 테마를 중요시하는 내게 서브로 붙은 <카타콤>도 흥미로운 이야기다. 카타콤. 주로 종교적인 목적, 특히 매장을 위해 사용된 인공적인 지하 통로를 부르는 말이다. 예수의 제자인 베드로와 바울 등이 묻힌 로마의 지하 무덤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라고 하는데, 이후 비슷한 방식의 지하 매장소를 모두 '카타콤'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예전에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지하 도시를 탐험한 적 있다. 그곳은 카타콤이라는 이름 붙은 곳은 아니었지만, 종교의 박해를 피해 숨어 들어온 신자들이 살기 위해 개미굴처럼 얽히고설킨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놓은, 말 그대로 지하도시였다. 예측할 수 없는 루트, 어디로 가야 무엇을 찾을 수 있는지 혼자 왔다면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은 그 지하도시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따라 요리조리 설명을 들으며 따라다녔더니 어느새 그 복잡한 지하도시를 한 바퀴 돌고 밖으로 나왔던 생각이 난다. 이 게임은 즉, 이렇게 알 수 없는 지하에 매장된 무덤에 들어가서 보물을 털어 탈출하는 게임인 것이다. 아 심지어 이 무덤을 지키는 용도 존재한다. 맞기 싫으면 용이 분노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왜 갑자기 피어라미드와 미라의 저주가 생각나지 ㅎㅎ)
일단 무덤에 도착한 순간부터 플레이어들의 경쟁이 시작된다. 먼저 털어서 더 좋은 보물을 들고 빠르게 나오는 것이 게임의 목표. 자고로 귀한 것들이 숨겨진 무덤이란, 그 중요한 무언가를 건드리거나 훔치고 나면 시한폭탄이 작동하듯 흔들리다 마침내 붕괴되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보물을 찾는 것만큼 빠르게 잘 도망치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마침내 살아남은 사람들만 점수 계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바로 전 글에서 협력게임이 좋다고 그렇게 말했지만, 그래도 역시 게임은 경쟁이 제 맛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