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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빵또 Jun 07. 2023

꿈이 있어 빛나던 그 여름의 기억, 영화 '황색눈물'

인생의 여름을 나는 제철 인생법

감독 : 이누도 잇신

출연 : 사쿠라이 쇼, 아이바 마사키, 니노미야 카즈나리, 오노 사토시, 마츠모토 준

제작 : 2007 일본, 127분



그 여름, 순수한 예술가의 삶을 택한 그들은 자신의 꿈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그 꿈에 모든 청춘을 걸었었다. 만화가, 가수, 소설가, 화가라는 각기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예술가라는 공통분모로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함께 생활하게 된 네 청년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꿈과 사랑, 우정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청춘영화 '황색눈물'은 그들의 열정만큼이나 뜨거운 여름과도 같은 그들의 청춘을 말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들은 올림픽을 1년 앞두고 급속한 경제 발전에 맞춰 가야 하는 시대 속에서 예술가라는 허황된 꿈을 좇는 한심한 젊은이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절대 돈을 위해서 몸을 팔진 않을 거야’라고 외치며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조차 예술가에겐 타락이라 생각하는 청년들이기 때문이다. 돈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수 있는 것이 '자유'라 생각하며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이들의 청춘이다.


그렇지만 자유만을 생각하며 살 수는 없는 법. 이런 그들에게도 현실의 냉혹함은 물러설 수 없는 벽이 되어 다가오고 마침내 그것을 느끼게 되고 수긍하게 된다. 사랑과 꿈에 대한 신념에서 각기 다른 좌절을 겪음으로써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꿈만을 위해 살던 그들은 결국엔 그 청춘을 추억 속에 간직한 채 시대에 맞춰 살아가는 쪽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모두가 자신만의 큰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중에는 그 꿈을 끝까지 지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꿈에 좌절한 채 현실에 맞춰 살아가게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언젠가 뜨거운 여름처럼 한때의 반짝하는 꿈일지라도 그 꿈을 위해 그 여름을 그 청춘을 빛나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 모두는 그 꿈만큼이나 크고 값진, 자신을 속이지 않은 진실된 인생을 산 것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 영화의 엔딩은 또 하나의 긴 여운을 남긴다. 엔딩에서 이 네 청년들 중 가수, 소설가, 화가를 꿈꾸던 세 명은 결국에는 그들의 꿈과는 상관없는 생계를 위한 직업전선에 뛰어든다. 아르바이트조차 타락이라 말했던 이들이 말이다. 그러나 그런 그들을 꾸짖으며 만화가를 꿈꾸면서도 유일하게 생계를 걱정하고 돈을 벌고자 했던 청년은 이들과는 다르게 끝까지 그 꿈을 향해 펜을 든다. 이것은 각기 다른 청춘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끝까지 꿈을 향해 달리는 것도 또 다른 길을 택하는 것도 모두 우리의 인생에 대한 신뢰이자 우리의 길인 것이다.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을 만큼 자신의 꿈에 대한 확신과 신뢰로 가득 찬 뜨거운 여름과도 같은 청춘을 보낼 수 있는 것, 그런 꿈이 있어 빛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인생의 여름을 나는 제철 인생법이다. 뜨거운 여름 그 꿈을 위해 흘린 황색 땀이 황색 눈물로 생각될지언정 그 누가 이 청춘을 거짓된 것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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