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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빵또 Jun 11. 2023

소설보다 이상한.. 진정한 '나' 찾기

영화 '스트레인저 댄 픽션'

소설보다 이상한 진정한 '나' 찾기, 영화 '스트레인저 댄 픽션'


감독 : 마크 포스터

출연 : 윌 페렐, 매기 질렌홀, 더스틴 호프만, 퀸 라티파, 엠마 톰슨, 토니 핼

제작 : 2006 미국, 112분



출근 버스를 타는 시간도 넥타이를 매는 방법도 잠에 드는 시간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걸음의 수도 심지어 칫솔질을 하는 횟수까지... 매일을 똑같이 행동하고 살아가는 남자 해롤드 크릭이 있다. 그러나 그는 이렇듯 반복되고 아무 감흥 없는 삶 속에 갇힌 것도 모른 채 항상 외롭게 또 자신이 무얼 하는지도 모르며 살아간다.


그런 그의 인생을 바꾸는 한 여자의 목소리, 마치 자신을 지켜보고 있고 자신을 모두 알고 있다는 듯 자신을 설명하는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롤드의 정확하고 한 치의 흐트러짐 없던 삶이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나가게 된다.


이 목소리로 인해 일상에 얽매여 있던 해롤드의 인생이 변화되기 시작한다. 그 목소리의 설명을 통해 해롤드는 미처 알지 못했던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던 자신, 외로운 자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즐기지 않고 사는 자신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다 자신이 곧 죽는다는 것까지 알게 돼버린다. 그리하여 그는 인생 바꾸기에 돌입하고 이제까지와는 다른 자신 안에 숨겨있던 진정한 자신을 꺼내기 시작한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하고 그녀와 사랑도 하고, 기타도 배워보고, 정장 대신 캐주얼을 입고, 칫솔질도 규칙 없이 마구 해본다. 비극을 희극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던 그는 마침내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게 된다. 또한 자신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며 자신을 설명하던 그녀가 자신을 죽이는 것으로 결말을 맺으려 한다는 것까지 알게 된다. 


그러나 이 충격은 해롤드만의 충격이 아니다. 그 소설을 쓰고 있는 소설가 카렌, 이제껏 써왔던 모든 소설의 주인공을 죽였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한 사람의 인생을 쥐락펴락 하고 있었다는 것에 놀라게 되고, 항상 주인공을 죽였던 자신의 행각에 대한 자괴감을 느낀다. 주인공 해롤드 크릭을 죽여야 길이 남을 역작을 탄생시킬 수 있는 그녀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한단 말인가. 또한 그런 그녀에게 자신의 인생이 맡겨져 버린 해롤드는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영화는 주인공 해롤드를 통해 우리를 뜨끔하게 한다. 해롤드를 통해 아무 감흥 없이 그저 일상에 익숙해진 채 진정한 자신을 잃어버리고 사는 우리가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영화는 나 자신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게 한다. 만약 나의 일상을 전지적 시점에서 바라보고 변화시킬 수 있는 카렌 같은 소설가가 존재한다면 그녀에게 나는 어떻게 표현될까. 또한 그 소설가를 만나게 된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보일까. 해롤드는 자신의 죽음을 막아야 하는 필사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그것이 없다면 나는 어떤 변화된 삶을 원할까. 과연 나는 진실된 나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영화를 보며 나는 내가 이 영화에서 표현되는 희극과 비극, 삶의 연속성과 죽음의 필연성처럼 양극화된 재미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순간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일탈과 변화를 원하게 되었으며 진실된 '진짜 나'를 찾기로 결심했다.



영화의 제목 Stranger Than Fiction 즉, 소설보다 이상한... 그것은 바로 우리의 인생이다. 우리는 각기 저마다 특이하고도 이상한 그러나 그게 바로 자기 자신인 그런 인생을 살고 있다.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과 원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을 희극과 비극이라 단정 지을 수 없는 것 또한 이 모든 인생들이 이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보면 죽음의 필연성을 알면서도 삶의 연속성을 확인하며 살고 있는 나 자체도 이상하고, 그런 내가 만들어가는 이 인생 자체가 이상하다. 그러나 그게 바로 진실된 나 자신이며 모든 이들이 각기 나름대로 추구하고 만들어가는 오직 나만이 주인공인 소설보다 이상한 각자의 인생이다. 이렇듯 이 영화는 소설보다 이상한 나 자신, 내 인생을 발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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