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함은 덤이에요》를 읽고
오늘은 왠지 샹송을 들어야 할 것 같아요. 언니에게 편지를 쓰고 있으니까요. ‘봉부아’란 불어로 ‘좋은 숲’이라는 뜻이라죠? 아주 아름다워요! 그런데요 언니, 저는 이 뜻보다 언니가 지은 두 번째 뜻!이 더 좋았어요. ‘봉부아’의 원래 의미요. 프롤로그에 있는 언니의 고백을 읽으면서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 몰라요. 평생 잊지 못하겠다, 생각했죠. 그리고 고백하자면 저는 ‘신부아’예요. (네, 봉 옆에 신이요! 큭큭큭)
언니가 쓴 《다정함은 덤이에요》를 처음 본 건 인스타에서였어요. ‘내 마음의 아지트’인 <자상한 시간>에서 출간한 책이라기에 사서 읽어야지 했어요. ‘10년 차 베테랑 편의점 언니의 치밀어 오르는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뭔가 확 – 느껴지는 게 있었거든요. 왜냐면 제가 ‘6년 차 편의점 앞집에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그만큼 편의점을 자주 애용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편의점 언니의 이야기가 궁금했어요. 언니의 글을 읽으면 우리 앞집 편의점에서 일하시는 분하고도 왠지 가까워질 것 같았어요. (이미 제가 ‘넌 알콜’을 사도 ‘땅콩’을 챙겨주실 만큼 친해졌지만요 ^^)
편지를 쓰기 전에 밝혀야할게 있어요. 언니의 책은 제가 사지 못했어요. ‘서평단’에 덜컥 ‘당첨’이 되었기 때문이에요. ‘자상한 시간’ 인스타에서 서평단 뽑기를 하면서 ‘000은 덤이에요’라는 이벤트를 하신다기에, ‘손편지는 덤이에요’라는 댓글을 썼거든요. 그런데 제가 뽑혔지 뭐예요! 제가 쓴 문장이 아름다워서! 였으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건 아니고요, 자상지기님들이 ‘제비뽑기’를 했는데, 제 아이디가 뽑힌 거예요. (어디서 뭘 뽑혀본 적이 별로 없어서 진짜 놀랐어요) 그래서 ‘선물’처럼 온 언니의 책을 읽었답니다.
언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우리 유머 코드가 맞나봐요) ‘무서운 얼음컵’ 읽으면서는 여름마다 얼음컵 살 때 탁탁 깨트리던 제가 떠올랐고요 (물론 우리 편의점 매니저님도 그러다 컵 깨진다고 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날 이후 저는 탁탁 하지 않아요. 저는 말 잘 듣는 손님이거든요), ‘나의 첫 캔커피’를 읽으면서는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회사에 취직했을 때가 떠올랐어요. 이른 시간에 출근하느라 밥을 먹지 못해서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랑 ‘레쓰비’를 먹곤 했거든요. 그 때 ‘미스터2’의 <하얀 겨울>이라는 노래가 나오곤 했는데, ‘나의 첫 캔커피’를 읽으면서 그 시절 생각이 나더라고요. 역시 캔커피는 ‘레쓰비’죠! (롯데 보고있나?)
자기가 가르치는 아이의 잘못을 대신 사과하러 왔던 관장님 이야기는 감동이었고, 화장실 빌리러(?) 왔던 ‘오누카 부부’의 이야기는 읽으면서 울컥했어요. 엉엉.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는 게(언니 포함) 너무 좋았거든요. ‘두릅엔 막걸리지. 나도 신랑이랑 그렇게 먹었어’ 할머니 이야기도 찡했어요. 저도 언젠가 그 말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러려면 일단 두릅에 막걸리를 마셔야 할 텐데, 요즘 두릅이 나왔나 모르겠네요.
언니 책을 읽으면서 우리 주변에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를 새삼 다시 느꼈어요. 어떤 렌즈를 끼고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세상은 정말 달라보인다고요. 언니가 끼고 있는 ‘다정함’이란 렌즈를 우리도 끼워보면 어떨까... 도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왜 자꾸 ‘언니’라고 하느냐고요? 언니 나이는 모르겠지만 ‘외화 V’를 아는 걸 보니 분명 언니일 것 같아서요. 저는 그거 꼬꼬마 때 봤거든요. 그리고 ‘편의점!’이라고 하는 것 보다 ‘언니’라고 하는 게 더 ‘다정’해보이니까요. 우리에게 ‘다정함은 덤’이잖아요. ^^
추신 : 언젠가 <자상한 시간>에서 커피 한 잔 합시다!
《다정함은 덤이에요》봉부아, 자상한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