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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비 Nov 18. 2022

숟가락

22년 9월 16일

 오늘 밥을 푸다가

 숟가락을 부러뜨렸다.     


 이 숟가락은...

 엄마가 가장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숟가락이다.

 엄마가 안동에 있었을 때부터 있었던 숟가락이니

 벌써 7년이 훨씬 넘었다.     


 숟가락 하나에 무슨 의미부여를 하냐 싶겠지만...


 나는 특히나 이 수저로 밥을 먹는 걸 좋아했다.     

 엄마가 해준 된장찌개를 항상 이 숟가락으로 떠먹었다.

 그런데 오늘 이 숟가락이 부러졌다.

    

 그냥 다른 숟가락으로 먹어도 될 걸, 싱크대에 있던 숟가락을 대충 씻어서 먹으려다가 부러진 것이기에 내 탓도 했다. 왜 하필 오늘 이 숟가락을 썼는지 원망했다.     


 차마 버리지 못해서 괜히 맞춰보고 테이프를 붙여볼까도 했다.

 하지만 끝내 재활용 쓰레기 통에 버렸다.

 이렇게 엄마의 물건을 하나 정리했다.   

  

 슬프다.


 내 기억 속의 엄마는 아직도 멀쩡한데

 왜 엄마의 물건을 하나씩 정리해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 날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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