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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비 Nov 18. 2022

생일

22년 10월 6일

 97년 10월 6일 내가 태어났다.


 생각해보면 나는 엄마랑 같이 집에 살지 않은 이후 생일 미역국을 먹어본 적이 없다. 케이크 같은 것은 꿈꿔 보지도 않았고 용돈을 받지 못해서 친구들 생일을 챙겨주지 못하니까 당연히 주지도, 받지도 않았다.   

  

 난 늘 내 생일을 숨기고 살았다. 엄마에겐 비밀로 했다. 엄마가 친구들이랑 놀고 있냐고 했을 때, 나는 집에서 혼자 컴퓨터를 하며 친구와 놀러 와 있다고 했다. 뭐하고 놀고 있냐고 하면 노래방에 와있다고, 맛있는 거 먹고 있다고 했다. 엄마는 그래도 늘 내 생일을 챙겨줬다. 유일하게 생일 축하를 해주는 사람이 엄마였다.  생일 축하한다고 전화를 해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엄마밖에 없었다.  근데 이제는 생일 축하한다고 전화를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난 엄마 생일날 뭐 해준 것도 없는데... 맨날 내년에 챙겨준다고 하고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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