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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 Tree Sep 21. 2019

[독후감 시리즈] 우리는 늘 뉴스에 속고 있다

뉴스와 거짓말 - 정철운

시작하기에 앞서 이 책의 저자인 정철운 기자는 『미디어 오늘』이라는 언론사의 기자라는 점을 밝힌다. 그리고 『미디어 오늘』은 대법원이 "좌파 미디어 비평 전문 매체"라고 분류한 언론사다. 질 나쁜 기사들을 만들어 내지는 않지만, 분명 정치적으로 편향된 매체다. 그래서 이 책도 저자의 "특정 매체를 겨냥하지 않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언론들이 많이 공격당하고,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다. 만약 이런 편향성이 불편한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구매하지 말아라. 그리고 이 리뷰도 읽을 필요가 없다.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번 리뷰는 비판으로 시작하고 싶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광우병 파동 (2008년 4월~)을 기억할 것이다. 이때 수많은 오보 자료가 나왔고, 그 시작은 당시 방영된 MBC <PD수첩>의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이었다. 이때 많은 보수언론이 <PD수첩>을 공격했다. 정철운 기자는 이 중 세 가지 오보를 언급하는데, 첫 번째는 2008년 7월 5일 『중앙일보』에 실린 사진 기사다. 이 사진은 시민이 미국산 소를 먹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만, 이는 사실 『중앙일보』측 기자들이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두 번째 오보는 또 『중앙일보』의 기사인데, <PD수첩>에 나왔던 다우너 소 동영상은 사실 미국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공개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영상은 사실 충북 청주의 축산 농가에서 찍은 다리 마비병 소였다고 한다. 마지막 오보 역시 『중앙일보』의 기사다. 이 기사는 인간광우병(vCJD)에 대한 언급을 <PD수첩>에서 지어냈다는 보도였다. 이도 대법원 판결에서 거짓으로 판명 났다고 전하며, <PD수첩> 제작진이 모두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으니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광우병 파동 논란을 소개한다.


이때 <PD수첩> 제작진들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동시에 <PD수첩>에서 방영된 "앉은뱅이 소가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 "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일 가능성, " "대한민국 국민이 인간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큰지, 혹은 MM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인간광우병에 더 취약한지"를 두고 허위라고 시인하기도 했다. 이 말인 즉 이명박 정부를 상대로 대국민 촛불시위를 벌이게 한 PD 저널리즘 프로그램의 잘못 또한 있었다는 것이다. 허나 이러한 대법원의 판결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과연 정철운 기자가 이 같은 사실을 몰랐을까? 나보다 언론계에 대해 훨씬 잘 알고 있을 전문가가 이 판결을 몰랐을 거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냥 또 하나의 '좌파 선동' 책인가? 우편향적인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좌편향 매체의 오보를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절대다수의 사례가 우편향 매체에 대한 비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조중동'이 우리나라 언론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의 오보는 다른 매체들의 오보보다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다룰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할 여지는 있다. 어차피 완벽하게 공명정대한 신문매체는 없고 진보적인 『미디어오늘』에 소속된 기자라면 편향성을 가지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는 팩트 조작이나 확실한 사실검증이 불필요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정치적으로 꽤나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내가 읽었을 때도 불편한 부분이 있을 정도로 편향적인 책이기는 하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미래 언론인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언급하는 요소들과 사례들을 마음속에 새기며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정철운 기자가 보여준 사례들은 편향적이지만 그가 소개하는 법칙들은 언론인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것들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언론의 보도를 기록한 우편향적 책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고 싶다. 혹시 독자분들 중 그런 책을 추천해줄 수 있는 사람은 꼭 알려주기 바란다. 미디어에 의해 통제되는 현대 사회는 기사가 제공하는 프레임 바깥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결국 답은 두 대립관계에 있는 매체가 제공한 보도를 보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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