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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 Tree Sep 29. 2019

[독후감 시리즈] 국가의 역할, 국가의 정의

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

"헬조선 탈출이 답이다"

요즘 2-30대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특히 포털사이트 뉴스나 SNS로 빠르게 퍼지는 소식에 댓글로 흔히 보인다. 그런 소식이나 뉴스는 보통 범죄자의 처벌, 청년 실업률, 미세먼지 등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유행어와 함께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은 살기 나쁜 나라, 살기 싫은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사실 나는 이런 댓글들을 이해할 수 없다. 다양한 국가를 여행해보고 3개국에서 살아본 나지만 대한민국에서 사는 것이 다른 국가에서 사는 것보다 나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뛰어난 국가보험, 체계적인 대중교통, (몇몇 사람들은 공감하지 못하지만) 월등한 치안 등 대한민국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살기 좋은 나라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국가 비판적인 여론이 왜 지배적일까? 무엇인가를 비판하기 전에는 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국가에 대한 비판을 위해서는 국가가 갖추어야 할 자질이 무엇인가, 만약 그런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면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는가를 제시하는 것이 정당한 국가 비판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유시민이 직접 글을 쓴 결과물이 <국가란 무엇인가>라고 볼 수 있다.


국가의 개념은 인간 문명의 발전과 함께 진화되고 수정되었다. 따라서 국가의 개념을 획일적으로 단정 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역사상 수많은 위대한 철학자들이 국가가 무엇인지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밝혀왔다. 대표적으로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로크의 <시민 정부론>, 스미스의 <국부론>, 그리고 밀의 <자유론>까지, 많은 위대한 철학자들은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지만 이들의 생각은 모두 상이했다. 이들 모두 국가의 역할이 개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기에 좋은 국가가 갖추어야 할 자질에 대한 논의를 이어온 것이다. 이들의 주장 중 현재 봤을 때 터무니없고 위험해 보이는 견해도 많다. 그러나 이는 당시 상황을 이해한다면 그리 틀리지 않은 주장이다 (사실 굉장히 뛰어난 논리로 국가의 역할을 기술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시대에 따라 다양한 견해가 나오듯, 국가의 개념은 끝없이 발전되어야 할 개념이다.


앞에서 밝힌 철학자들은 모두 서로의 사상에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국가의 개념은 달라졌다기보다 시대에 맞춰 발전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현대에도 마찬가지로 국가의 역할과 개념은 지속적으로 조명되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앞에 나온 국가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가란 무엇인가>는 스스로 읽어서 이해하기 난해한 앞선 책들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해주며 책을 시작한다. <자유론>, <군주론> 등 도서들은 처음 읽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접 읽어보기 전 기본적인 지식을 쌓아주는 <국가란 무엇인가> 같은 책이 꼭 필요하다.


국가와 정부는 떼어놓으려야 떼어놓을 수 없는 개념이다. 정부와 국가가 동일시되는 시대는 지났지만, 아직도 국가는 특정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정부를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유시민은 정부와 정치의 개념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특히 전 정치 가였던 만큼 정치의 개념 확립에 큰 노력을 한다. 특히 진보와 보수의 개념 확립은 그가 진보정당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이유를 정당화한다 (따라서 보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읽기에는 편향적이라 느낄 수 있다. 애초에 유시민의 책이기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진보정치가 가야 하는 길을 자신의 관점에서 제시한다.


어쩔 수 없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는 책이지만,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정의에 대한 개념을 다방면으로 보여주듯이 <<국가란 무엇인가>>는 '국가'라는 개념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뒷부분에 나오는 정치에 대한 그의 편향성은 독자의 경향에 따라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초반부는 유시민이 정치철학을 얼마나 통찰력 있게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바를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낸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판 <<정의란 무엇인가>>라고 생각되는 이 책을 젊은 한국인들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다. 이 책을 읽어보고 자신의 일이 잘 되지 않는 것을 탓하기 전에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그게 실행되기 위한 개인의 책임을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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