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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갱 Apr 11. 2021

텃밭과 함께하는 식탁_21년 3월 2주

봄의 시작이 함께하는 세 번째 꾸러미

 어느덧 세 번째 꾸러미. 씨감자를 새로 심었다는 소식을 함께 전해주셨다. 7월쯤이면 감자를 보내주실 수 있다 하니, 계절을 앞서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이 재미있다. 이번에 받은 작물들도 내가 꾸러미를 신청하기도 전에, 몇 계절 전부터 나를 만나러 오기를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다보니 써놓고 업로드가 늦어져버렸다.) 


3월 2주 꾸러미 구성

 유정란 4개, 우리 콩 두부, 쌈배추, 무, 근대, 배추김치, 요구르트

 배추김치는 무려 김장 김치. 계절을 건너온 소중한 음식. (채소나 다른 식재료도 좋지만, 이렇게 김치가 오는 것도 참 좋다. 시골 김치만의 맛과 수준이 있으니!) 이번엔 특이하게 요구르트가 왔다. 목장 초지에 푸른빛이 점점 더 짙어진다는 메시지와 함께.



요리들

근대, 두부, 김치, 무

 꾸러미를 받고 첫끼는 항상 과감하게 많은 식재료를 털어(?) 낸다. 두부는 항상 기본템인데다 늘 된장국 혹은 찌개 끓여먹고 싶은 부재료를 보내주셔서, 항상 꾸러미를 받고 첫 식탁은 된장국을 먹게 된다. 이번엔 근대라는 재료와의 첫 만남. 상태가 파릇해서인지 맛도 산뜻하다. 김치는 생각보다 익은 맛은 아니어서 일반 냉장고에서 살짝 더 익혀야 할 것 같고. 꾸러미 재료들이 대체로 채소 위주다 보니, 단백질 섭취를 위해 뭉근한 무와 함께 삼치 조림. 다른 조림들도 맛있지만 삼치조림은 진짜 맛있고 또 정말 우수한 단백질원이다. 무의 단맛과 그 담백 고소의 조합이 좋다.


쌈배추

 이 통통하고 신선한 쌈배추로 뭘 해 먹을까 고민하다 일단 절반은 배추 그득 넣어 밀푀유 나베. 익히고 난 후라 그림이 별로 아름답지는 않지만, 간단하고 심플하고 영양적으로도 훌륭하고 무엇보다도 맛있다. 육수만 제대로 낸다면 고기의 고소함과 알배추의 단 맛이 요리를 그냥 완성해준다. 탄수화물 섭취를 조금 줄이고 싶을 때 전골류는 항상 훌륭한 선택이다.


알배추, 무

 신선한 배추와 무가 왔다? 그런데 국의 형태로 다 소비하기는 싫다? 게다가 단백질도 함께 소비하고 싶다? 그렇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무김치가 살짝 덜 절여져서 아쉽긴 했지만, 너무나 신선한 배추, 무의 맛과 야들야들 완벽하게 삶아진 수육은 그야말로 정신없이 행복한 식사를 만들어준다. 이것도 게다가 저탄고지로 훌륭한 메뉴. 서양식 샐러드다 별거냐, 이게 바로 한국식 샐러드다!


근대

 국 끓이고 남은 근대로 귀여운 근대 쌈밥. 보통의 근대는 잎이 넙적해서 약간 길쭉한 형태의 쌈밥을 많이 만드는 듯한데, 유기농이라 그런지 잎의 사이즈가 다소 귀엽다 ㅎㅎㅎ 단단한 줄기 부분은 다져서 밥이랑 섞어 넣음. 슴슴한 쌈밥과는 역시 매콤한 음식이 어울린다. 단백질 보충용 오징어볶음. (살짝 충무김밥 느낌으로다가)


김치, 근대, 계란

 남은 근대는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 먹었다. 김치와 근대 무침, 한국식 집밥 반찬의 정석. 근대는 살짝만 데쳐서 아삭한 식감이 아직 살아있다. 요즘엔 이렇게 된장으로 무친 나물 반찬이 좋다. 메인 요리는 반숙 계란을 올린 양배추 베이컨 덮밥.


요구르트

 플레인 요구르트와 집에 있던 맛없는 사과를 갈아서 아침으로 간단하게. 요구르트는 적당히 달고 적당히 새콤하고 진하고 고소했다 :) 하나밖에 안와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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