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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고은 Oct 14. 2021

탁구 좀 치는 여자

사회복지 실습 일기 3일 차


실습 3일 차


톡톡톡 톡

탁구대에 탁구공이 부딪치는 소리다.


연구원을 다닐 당시 점심시간만 되면 직원들과 탁구장에서 탁구를 쳤었더랬다.


이 소리는 탁구 치는 소리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미 내 몸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고학년 친구들이 탁구를 치고 있었다.


"선생님도 탁구 좋아해"

"그럼 저랑 탁구 치실래요?"

"응!!"


유일하게 좋아하는 운동이 탁구다.

탁구를 치고 싶지만 칠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아이들 키우느라 다닐 여건도 안 댔다.


오랜만에 탁구채를 잡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몇 번의 헛스윙을 하고 나니 몸이 기억해내기 시작했다.

 

"선생님, 탁구 배웠어요?"

"왜?"

"선생님 좀 잘 치시는 거 같아요."


생각보다 잘 치는 상대가 나타나자 아이도 탁구 칠 맛이 나나보다. 나 역시 오랜만에 치는 탁구가 즐거웠다.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원 시간이 왔다.


"선생님 정리해야 될 거 같아요. 다음에 저랑 게임해요."


아이도 나도 아쉬운 마음을 품고 탁구대를 정리했다.


실습을 하면서 다양한 아이들을 만난다.


쿠키 만들기 프로그램을 하고 난 후 엄마와 함께 먹는 다며 신이 난 아이는 나에게 쿠키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선생님, 하나 고르세요."


시큰 둥 하게 말했지만 그 마음이 고마웠다.

작은 쿠키 하나를 아이들과 다시 나눠먹었다.


나는 아이들을 싫어한다.

싫어한다고 착각한 것일까?


실습 3일 차에 느낀 건 아이들이 너무 이쁘다는 거다.

사랑스럽고 귀엽고 이쁘다.


나는 아이들을 좋아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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