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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o Sep 09. 2021

골린이(Golf + Child)

같은 취미를 갖는 것

남녀가 만남을 이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처음의 호감이나 감정이 사그라드는 시점이 온다.
또한 서로에 대해 알아갈 때의 설렘도 사라지 된다.
그녀는 만남을 풍요롭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서로 같은 취미를 갖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운동을 좋아하는 그녀는 그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와 대화를 하다 보니 그가 골프를 친지 오래되었고 실력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동호회 모임에도 주기적으로 참여하고 친구들과도 골프를 치며 어울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도 주변에서 골프를 배워보라는 조언을 들었었던 그녀는 이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았다. 솔직히 4-5년 전만 해도 골프는 고급 스포츠, 즉 돈이 많이 드는 스포츠로 취급되었었다.

코로나 시국이 2년째 이어지는 요즘은 TV 방송에도 골프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여서 그런지 점점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차지해 가고 있는 듯하다.

또한 그의 말에 따르면 스크린 골프장이 활성화되면서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그녀는 그에게 그녀의 결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도 골프 배우려고 해. 자기도 이제 바빠지니까 그 시간에 배우면 좋을 것 같아. 내가 실력이 쌓이면 같이 치면 좋겠다."

"그래. 잘 생각했어~ 그럼 나는 나중에 수영 배울께~" 그녀의 말에 대한 그의 반응 속에서 어렴풋이 기쁨이 묻어나는 것이 느껴졌다.

조깅과 수영을 좋아한다고 말했던 그녀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는지 그가 수영을 배우겠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면서 그녀 또한 내심 기뻤다.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같이 하려고 한다니까 나도 참 듣기 좋구나...'


그는 그녀에게 레슨비가 들더라도 강습을 받아서 정석으로 배우는 게 좋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솔직히 골프의 '골'자도 모르는 그녀에게 있어 그건 맞는 말이었다.

몇몇 골프 레슨 동영상을 보았는데 프로들이 하는 말이 골프는 기초가 중요한 스포츠라는 것이었다.

그 외에도 참고하면 좋겠다는 골프 관련 유투버나 스윙 포즈가 좋은 선수 등을 소개해 주었다.


첫 강습을 하고 나서 무언가 새로운 걸 배운다는 거에 설레는 그녀는 그에게 종알종알 배운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던 그는 처음 골프를 배웠을 때의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또한 그녀에게 조언도 해주고 서로 같이 동작을 해보며 봐주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그 시간은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와~ 서로 골프 얘기하니까 한 시간이 그냥 지나가네." 그가 말했다.

"그러네 ㅎㅎㅎ" 그녀가 맞장구를 쳤다.




예전부터 같은 취미 생활을 하면 그 관계가 더 돈독해지고 잘 유지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많을 것이다. 그녀 또한 그런 말을 많이 들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취미를 갖고자 전부터 얘기를 한 적이 있었지만 잘 이루어지지 않았었다.

과거에 자전거를 같이 타자고 했던 그녀의 말에 '넌 잘 못 타잖아. 여자는 느려서 못 따라와.' 이런 식의 반응은 모든 열정을 식어버리게 하기 충분했었다.


그보다는 함께 하려는 의지와 그 과정을 함께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녔을까?
그리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함께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느냐가 그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는데 필요한 요소이지 않을까?


지금의 그에게는 좋아하는 것이 확실했고 함께 하기 위해 골프를 배우는 것이  이제 관절 걱정(?)을 해야 하는 그들의 나이 대에 비추어 어색함이 없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 보다도 더 많이 느끼는 것이지만,  같은 공통적인 대화 주제를 갖고 있다는 건 만남을 이어가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같은 동호회나 모임에서 만나는 것이 좋다는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그런 모임에서 만나지 못했다고 해도 같은 관심사를 나누고 찾다 보면 분명히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와 그녀 역시, 회화 모임에서 만났기 때문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때때로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그 관심사가 꼭 스포츠가 아니어도 된다는 뜻이다.


물론, 결혼해서 애 낳아 기르고 바쁜 시점에는 이런 것들을 생각할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어디서 들었던 말인지 지금은 기억이 정확치 않지만 아이 중심으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서 중년 이후의 부부가 둘만의 삶의 길을 잃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요즘 건강과 다리힘을 키워야 한다면 아침마다 함께 가볍게 뒷산을 오르내리시는 부모님이 떠오른다. 늦은 때는 없는 것 같다. 지금부터라면 더 좋겠지만 어느 때라도 부부 둘 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취미를 찾아 함께 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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