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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o Aug 19. 2021

곁에 두고 싶은 사람

너로 인해...

그를 만나면서 그녀의 생활에 하나둘씩 변화가 생겨났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는 그녀에게 운동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녀도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그 말에 공감했다.

그동안 스트레스로 인해 살이 찌면서 안 그래도 스스로도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또 호감 가는 그에게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운동과 다이어트 경험에 비추어 뱃살을 빼는 데는 줄넘기 만한 게 없다며 줄 없는 줄넘기를 추천해주었다. 그녀와 함께 밖으로 나가 운동하도록 격려도 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었다.

또 어느 날은 본인이 해보니 좋다며 밴드 운동을 알려주었다.

"이거 내가 해보니까 좋아. 에일리는 여자니까 내가 쓰는 것보다는 얇은 걸로 해야 돼. 이거 일 단계로 사면될 거야."

[ 그녀의 영어 이름을 부른다. 그녀는 그게  좋았다.]

"아. 이게 이런 용도로 쓰이는 거구나. 예전에 본 적이 있는데 뭐하는데 쓰는 건가 했어. ㅎㅎㅎ"


그는 인터넷 검색을 해서 그녀에게 맞는 걸로 추천해 준다.

"나도 전에 수영도 좋아하고 등산도 다니고 운동을 계속했었는데 코로나 터지면서 점점 뜸해졌던 거 같아. 살도 찌니까 점점 더 게을러지고."

"같이 운동하자. 건강해야지 나중에 우리 은퇴하면 같이 여행 다니지. 그러려면 건강해야 돼."

"아... 그래. 알았어. 나도 노력할게."

미래를 얘기하는 그의 말에 기쁘기도 했다.


어느 날 문득 그녀는 거실을 둘러보았다. 어느 날부터인가 집안에 운동기구가 하나둘씩  늘어있는 게 눈에 띄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달라진 것이 있다면

거실 식탁 위에 놓여있는 영양제들...


하루는 교대근무를 하는 그녀의 스케줄을 보며 그는 그녀를 걱정하며 말했다.

"와. 장난 아니다. 나는 실은 이렇게 교대 근무하는 사람을 처음 만나봐. 주변에 없었거든. 정말 힘들겠다."

"그래? 처음 봐? 나는 주변에 나랑 다 비슷해서 그런가 그런 생각을 못했던 거 같아."

"건강에 더 신경 써야겠다. 전에 보니까 음식으로 모든 영양분을 다 섭취할 수 없데 그러니까 5대 영양소는 꼭 챙겨 먹어야 돼. 그게 뭐냐면...."

그가 그녀에게 필요한 영양제를 알려준다. 실은 그녀도 비타민 D는 부족하단 걸 알고 먹고 있긴 했지만 이렇게 그녀의 근무 패턴을 보며 걱정을 해주고 챙겨주는 그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그와 동시에 과거의 일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에게 교대근무를 해서 남들과 다르다며 타박하거나 근무표를 달라고 하던 그들 말이다.

탈출했다고 해도 모든 것을 깔끔히 잊어버리기에 시간이란 약이 아직 그녀에게 필요했다.


그는 그녀에게 영양분과 같았다.  시들시들해져 가던 그녀에게 물과 산소를 주어서 점점 생기가 돌게 만들었다. 또한 그를 만나면서 아픈 과거는 기억에서 사라져 가고 있었다.

말도 많아지고 웃음도 많아지고 , 언제부터인가 농담도 하며 깔깔대며 웃는... 그녀 스스로도 자신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녀 스스로도 누군가를 다시 이렇게 빨리 만날 지도 몰랐었고 그리고 이렇게 그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 좋았다.  

또 한편으론 다시 누군가를 만날 때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인지 그녀에게 호감을 주고 그녀가 선택한 그가 만날 수록 좋은 사람이란 것을 알아가는 것은 그녀에게도 참 기쁜 일이기도 했다.

 



그와 나누었던 대화에 대해 상담사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가 저에게 자신의 학창 시절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한 선택에 대해 후회가 들기도 한다고요.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 내가 다른 되어있을까..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리고 우린 서로 대화가 잘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전과는 다르게 내 주장을 하고 그에게 말하는 게 불편하지 않아요. 이 말을 할까 말까 고민도 많이 안 하고.. 실은 전에 어떤 말을 하면 소리를 지를까. 나에게 화를 낼까.. 이런 게 좀 두렵기도 해서 말을 많이 안 하게 되고 점점 말수가 적어졌던 거 같아요."

"다행이에요. 남자가 자신의 회환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건 좋은 거예요. 대부분 그런 말을 한다는 건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해도 이 여자가 나를 떠나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기 때문에 하는 거거든요. 대화도 잘 된다고 하는 거 보면 이번에 잘 만난 거 같아요. 그러니 앞으로 더 많이 대화하면서 서로를 더 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런 말을 듣고 나니 그녀는 안도감도 들고 기쁘기도 했다. 다행히도 그녀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은 것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연애 패턴을 잘 모른다고 한다. 그리고 비슷한 사람에게 다시 끌리기도 하고 그래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도 한단다.

그녀의 경우엔 깊이 있게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알아가다 보니 아마도 같은 실수를 피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헤어짐을 겪은 당신이라면 그런 시간들을 꼭 갖길 바란다. 내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이와 있을 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며 편안하게 이야기하며 웃을 수 있는지를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를 만나기를 바란다.


"너로 인해 내 삶이 변화하고 있고 나는 그 변화가 참 마음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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