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 그해 여름 ep.2

경찰서는 처음이었다

by 헤세Hesse

아버지께서는 약수 공장 하는 친구네 집에 가다가 교통사고가 났다고 하셨다. 괜찮으시냐고 물으니, 본인은 괜찮은데 사람이 죽었다고 했다. 홍천 경찰서라고 하셨다. 나는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알았다고는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풀고 있던 수학 문제를 마저 설명하는데, 학생이 나보고 괜찮냐고 했다. 나는 미안한데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스쿠터를 타고 경찰서로 갔다. 경찰서에 갔던 건 그때가 처음이었고, 지금도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아버지께서는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로 경찰관 앞에 앉아계셨다. 아버지께서는 멀리서 나를 보시더니, 기다리셨다는 듯이 손을 들어 부르셨다. 경찰관에게 아들이라고 말하고, 나는 아버지 옆에 앉았다.


경찰관과 아버지의 문답을 들어보니, 아버지는 편도 1차선에서 주행하다가 도로 우측에서 보행하던 사람을 치어 돌아가게 하신 것 같았다. "몇 킬로로 주행하셨어요?"라고 경찰관이 묻자, 아버지는 "몇 키로였는지.. 잘..." 하시면서 나를 쳐다보셨다.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나는 같이 탑승하고 있지도 않았고 방법이 없었다. "자꾸 아드님한테 물어보지 마시고요."하고 경찰관이 짜증을 냈다. "한 60킬로 정도 되었나?" 하고, 다시 나를 쳐다보자 경찰관은 나보고 나가 있으라고 했다. 나는 그냥 옆에 앉아만 있겠다고 했으나, 경찰관은 안된다고 했다.


나는 건물 밖에서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를 계속 되뇌며, 연거푸 담배를 물었다. 솔직히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알 수 없었고,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때는 스마트폰도 나오기 전이었고,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도 마땅히 떠오르지 않았다. 한참을 서성이고 있는데, 경찰관이 들어오라고 했다.


아버지는 경찰서에 구금되신다고 했다. 아버지의 핸드폰, 지갑 등을 받아 들었다. 아버지는 아까보다 더 어깨를 움츠리고서는 경찰관을 따라가셨고, 나는 복도를 돌아 유치장으로 가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못하고... 나는 기다렸다가 다시 돌아 나오는 경찰관에게 물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경찰관은 내일 아침에 현장조사를 하니 그때 오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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