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같이 살았는데
아무것도,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사소한 걸로 다투고,
아이들이 열나면 우왕좌왕한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씩 서로를 서로에게
맞춰가고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다.
엄마는 더이상
아침을 먹지 않는 내 밥을
차리지 않는다.
뜨거운 물을 끓여
커피를 한 잔 타주는 것으로
마음을 대신한다.
나는 엄마가 대파가 천 원이니까
세 단이나 사야한다고 우기는 것을
말리지 않는다.
어차피 내 손에 닿기도 전에
깔끔하게 손질되어
냉장고와 냉동실 어딘가에
차곡차곡 정리될 것을 아니까.
여전히 엄마가 사오는 딸기는
8500원 짜리 자잘한 것들이고,
내가 사오는 딸기는
15000원짜리 주먹만한 딸기지만
엄마가 사 오는 딸기도
잘 먹는다.
해가 지나면
쌍둥이들이 세 돌이 된다.
3년 간, 쌍둥이와 함께
울고 웃으면서 우리도
한 뼘씩은 자랐으려나....
길고 긴 터널이
끝나기는 할까, 생각했던
숱한 밤을 지나
요즘은 쌍둥이들이 떠먹여주는
충만한 사랑으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차마 사랑이라고 밖에
부를 수 없는 날들.
아이들의 언어와, 부드러운 손끝은,
아주 오래 전
이미 모녀라는 이름으로
만났어도
얇은 얼음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아온 우리를
녹이고
보듬어주었다.
아이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눈빛을 볼 때마다
나는,
내가 얼마나 큰 사랑을 받은
사람인지를 깨닫게 됐는데
이것은 산후우울증도 번아웃도
기꺼이 물리칠 만큼,
강력한 것이었다.
내 존재에 대한
확신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해야 하나.
엄마...는 여전히 내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딸'이었다는 사실에
은근 안도하고 계신 듯 하다.
맞아요. 엄마.
나는 엄마가 필요했나봐.
아직 서로가 많이 필요한 우리.
어쩌면 너무 바쁘게 사느라
놓쳤던 것들을
우린 다시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지도.
이 모든 게,
우리 쌍둥이들 덕분이다.
먼 훗날,
우리가 가장 그리워하게 될
골든아워.
우리의 가장 젊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충만했던 시절로
기억될 지금을
더 꽉 껴안고 살아가야지.
꼭꼭 새기듯이 삼켜야지.
엄마도 그렇지?
말 안해도 알아.
**
다음 편은, 친정엄마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 될 예정입니다.
육아는 제 삶의 일부이니,
관련 이야기는 계속
단편 형태로 올리겠지만,
새해에는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혼자 두근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