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내가 처음으로 첫 시작부터 끝까지 해낸 일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었다. 그전까지는 일단 주어진 일을 하느라 바빴다.
어느 날,
한국 회사인 A회사에서 컨택을 해왔다.
A회사는 @@제품 이미지에 걸맞은 베트남인 인플루언서를 찾고 있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제안서를 보내고 난 후, 답장이 오지 않아 기다렸는데 드디어 A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시간이 부족하지만 제안서에 있는 인플루언서와 협업하고 싶다고 했다.
제안서에 있던, A회사에서 원하는 그 인플루언서는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 쪽 인플루언서였는데 연락도 잘 안되고 그렇게 협조적이지 않았다.. (안 해도 된다는 식...? 자신에게 다 맞춰줘야 한다는 식..?) 게다가, A회사가 원하는 인스타그램 포스팅 날짜는 고작 며칠 남지 않았다.
상사는,
상사: 시간이 너무 빠듯해. 하지 마.
단호하게 하지 말라고 했다.
결국 A회사 담당자님께,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못 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렸다. 이해한다고 하셨다. 다른 마케팅 회사를 알아봐야 한다고, 아쉬워하셨다.
A회사 담당자님께 말씀드리고 나서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집에 왔다. 집에서 저녁을 먹다 문득,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내가 이 일을 다시 해볼 수 있을까? 알 수 없다. 내가 이 한국 회사인 A와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올까? 알 수 없다.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나 생각해봤는데 하고 싶어.
상사: 그러던지. 그 대신 니가 다 책임져. 하다가 엎어지거나 그러면 니가 다 책임지는 거야. 알겠지?
나: .... 응.... ㅇㅅㅇ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아서 A회사 담당자님과 긴 통화를 했다. 결국 하기로 했다. 금요일 밤이고 포스팅 날짜는 다음 주 수요일이었다.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토요일 아침부터 본사 사람들을 괴롭혔다.. A회사 담당자님도 덩달아 주말에 사무실에 나오셔서 일하셨다. 회사 간 계약서를 작성하고(토요일 아침부터 A회사 담당자님과 계약서를 계속 수정하고..) 주고받고 인플루언서와 연락해서 컨셉과 포스팅 조건들을 다 보내고 월요일까지 시안(인스타그램 홍보용 사진과 캡션)을 받기로 했다. 베트남 팀원들도 같이 주말에 일했다..
월요일부터 A회사 담당자님과 하루 종일 시안에 대해서 토의하고 수정했다. 인플루언서한테 다시 컨셉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고 캡션도 디테일하게 고쳤다. 결국 마지막에 나온 시안은, 처음에 나왔던 평범했던 시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창의적이고 훨씬 완성가 높았다. A회사 담당자님도 너무 좋다고, 마음에 들어하셨다..
수요일,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캡션을 공유했다. 약 10k 정도의 Engagement가 있었다. 그리고 나는 포스팅이 올라가고 나서야 숨을 쉴 수 있었다.. (잘 안 될까 봐 엄청 마음 졸였다..) 하지만 All's well that end's well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