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0월이다. 사실 지난 2주간 마음이 복잡했다. 일이 너무 많았는데 빠릿빠릿하게 일을 해치우기는 커녕 갑자기 멘붕이 왔다- 심지어 며칠 전에는 광고 미디어 관련해서 실수도 했다. (충분히 내가 컨트롤 할 수 있었는데.. 감히 변명을 해보자면.. 한국 광고 플랫폼이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정교하지 않다는 점..)
지난주에 세라핀한테 전화를 했는데.. (그녀는 재택근무 중이었다)
나: 나 사실 요즘 일이 너무 많아. 너도 알지, 내가 @# 하고 #$ 하고 %^도 하는 거. 이거 하고 저거 하고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못할 것 같아. 그래서 오늘 조지랑 미팅 잡았어. 내 work scope 에 대해서 go over 해보자고 했어.
세라핀: 좋은 생각이야.
나: 근데 어떻게 얘기할지 고민 중이야. 나는 싱가포르 회사가 어떤지 work culture에 대해서 잘 몰라.
세라핀: 나도 마찬가지야. 나 지금껏 싱가포르 사람이랑 일해본 적 없어. 나는 미국인이나 유럽인이랑 같이 일했어. 미국, 유럽 본사 사람들한테 싱가포르 오피스랑 마켓에 대해서 발표만 하고. 근데 내 생각에 이 회사는 @#$% 것 같아.
나: 응. 그렇구나.
세라핀: 그리고 조지는 @$%$% 잖아. 내 생각엔.. 니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잘 정리해봐. 그리고 각각 어떤 것들을 니가 해야 하는지. 월말 리포트나 정기적인 미팅이나 이런 것들. 그리고 니가 원하는 걸 제안해. 어떻게 하면 니가 만족해할지. 예를 들면 니가 ##$ 부분을 니 업무에서 빼고 싶으면 #$ 부분은 옮겨줬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하면 좋을 것 같아. 그리고 이렇게 얘기해. 안하고 싶은 게 아니라 모두 다 하고 싶지만 Time is not on my side 라고.
나: 응. 내가 제안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고마워. 도움이 됐어.
세라핀: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다. 니가 나한테 이 이슈를 share 해줘서 기뻐.
나: 그래? 난 니가 잘 들어줘서 고마운 걸? 조지랑 미팅하고 follow up 할게.
세라핀: 응. Bye,
그 후, 조지와의 미팅에서 요즘 내가 생각하는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업무 분담 관련 절충안을 하기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사실 그 절충안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업무가 줄어든 건 맞는데 애매하게 줄어든 느낌..?) 일단 해보고 업무 분담이 더 필요하면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 라인 마케팅이랑 이커머스도 얼른 들어가서 하고 싶은데 아직은 capacity 가 안 되는 것 같다.
미디어 망쳐놓은 것 때문에 윌리스랑 작전회의를 하고 사이러스랑 전화로 얘기했다.
나: 사이러스, 그러니까 내가 #$%% 이랬어.
사이러스: 그래? (별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며) 그러면 다음 캠페인에 있는 걸로 #$% 하는 걸로 하자. 어차피 데이터잖아.
나: 음.. 윌리스랑 얘기했었는데 윌리스는 시간별로 split 해서 데이터 옮기자는데..
사이러스: Up to you na, 니가 Magic 을 할 수 있으면 한 번 해봐.
나: ㅋㅋㅋㅋ 알았어. 그럼 니가 말한 대로 다음 캠페인으로 @$ 하는 걸로 할게. Thanks.
사실 엄청 망쳐놨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아직 make up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난주는 정말 멘붕이라서 일을 손에서 놨던 것 같다. 그냥 일하기도 싫고 막막하고 답답하고.. 그리고 주변 사람들 다 백신 맞았는데 나 혼자 1차도 못 맞고 있어서 우울해지기도 했다. (심지어 베트남 사람들도 놀램.. 아직 1차도 못 맞았냐며.. ㅎㅎ;;)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지겠지.. 언젠가.. (이번 달 안에는..?) 백신 1차는 맞겠지..? 그리고 일도 그냥 버티고 하다 보면 급하게 닥치면 어떻게든 하게 되지 않을까..? ^0^;; 일할 거 진짜 많이 쌓였는데 내일부터 해야지.. (오늘은 안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