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 소설 작업의 전부

본질에 대하여

by 풍기정


저번 ep.4까지 하여 프리랜서 작가가 되고, 무엇을 팔고, 어떻게 팔지도 알아봤습니다.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봐야겠죠. 저는 소설/시나리오/스토리텔링을 중점적으로 작업을 해왔기에, 제 경험을 기반으로 작성하겠습니다. 비문학 작업 및 다른 작업에 대해서 궁금하셨던 분들은 따로 댓글 남겨 주시면, 아는 선에서 최대한 답변드리겠습니다. 그럼 시작하죠!


“소설 작업의 전부”


먼저, 소설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소설이라고 할까요? 물론 정답은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가볍게 대답할 수도 있고, 어떤 분은 학술적인 정의를 내릴 수도 있는 거니까요. 저 먼저 질문에 답해보자면, 결국 재밌는 허구의 이야기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간단하죠. 그래서 저는 소설 작업이 들어오면, 무엇보다 “재밌는 허구의 이야기”를 본질적으로 떠올리며 작업을 합니다. 이처럼, 앞선 질문에 자신이 어떻게 답했느냐에 따라 작업을 대하는 자세가 정해집니다. 자신이 작업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한 바로 작업 방향 및 성향도 흘러간다는 거죠.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을 찾았다면, 그 답을 하나의 주축으로 가지면 됩니다. 소설 관련 작업이 들어오면, 이를 중심으로 작업을 할 것이다. 하는 일종의 핵심 뿌리라고 볼 수 있죠. 물론 마찬가지로 이 뿌리 역시 바뀝니다. 바뀌여야만 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받는 외주는 점점 다양해지고, 복잡해질 테니까요. 그건 작업 경험이 점차 쌓이는 시기에 대한 이야기고, 다시 지금으로 돌아옵시다. 뿌리를 박았다면, 이제는 가지를 뻗어야겠죠. 이 가지들은 소설이라는 핵심 기둥에서 뻗어 나옵니다. 그러니까, 소설 피드백 작업, 소설 캐릭터 창작, 소설 전개 피드백 작업 등등이 오겠죠. 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각기 다른 여러 작업들이 가지로 온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가지는, 결국 제가 내렸던 재밌는 허구의 이야기라는 뿌리에서 벗어나지 않죠.


제가 외주를 받으며 가장 많았던 작업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소설 피드백 작업 - 소설 창작 작업 - 캐릭터 및 전개 피드백 작업 - 세계관 창작 작업 정도가 오겠습니다. 이것들을 가지로 치면 굵은 가지인 거고, 다시 굵은 가지에서 뻗어나가는 얇은 가지들도 있겠죠. 그리고 그 모든 가지들의 핵심은 결국 소설(뿌리) 일 테고요. 이렇게 작업 종류와 본질에 대해 알게 됐죠. 따라서 본질을 통해 작업을 바라보고 진행하면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더 알아야 할 게 남았습니다. 다시 이쯤에서, 각자 답변을 다시 가져옵시다. 저는 소설이 재밌는 허구의 이야기라고 했죠. 그러면 여기서, 재밌다는 건 뭘까요? 우리는 어떤 요소들로 인해 재미를 느낄까요?


위 질문에 저는 “보면서 의아하지 않고, 매끄럽게 이해가 되며, 많은 요소가 엮여있어야” 재미가 있는 거라고 답을 내렸습니다. 그러면 이번엔 이 답을 땅이라고 합시다. 뿌리가 박혀있는 그 땅 말이에요. 뿌리는 땅이 없으면 죽습니다. 땅도 뿌리가 없으면 의미를 잃고요. 즉, 방금 내렸던 답이 충족되어야 뿌리가 온전히 재밌는 허구의 이야기로 존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이제 정답을 전부 찾았습니다.


소설 = 재밌는 허구의 이야기

재밌는 = 보면서 의아하지 않고, 매끄럽게 이해가 되며, 많은 요소(복선, 떡밥, 힌트, 미스터리 등)가 엮여있어야 하는

소설 작업의 본질 = 재밌는 소설을 중심으로 진행


어렵지 않죠? 그러면 아까 주제로 돌아가서, 굵은 가지와 얇은 가지들을 어떻게 진행할 거냐에 대한 답도 나왔습니다. 위 정의를 따라가며, 위 정의가 나타내는 방향으로 하면 됩니다. 소설 피드백 작업이 들어왔고, 의뢰자는 어디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면, 위 정의로 보는 겁니다. 1. 보면서 의아한 부분이 없는가? 2. 매끄럽게 이해가 되는가? 3. 많은 요소가 엮여있는가?로 말이죠. 어느 한 부분이 부족하다 하면 그 부분을 보완하고, 어느 부분이 과하다면 그 부분을 잘라내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소설 창작 작업에서도 위 정의를 중심으로 소설을 쓸 수 있겠죠. 나머지 피드백 작업, 다듬기 작업, 스토리텔링 작업들도 전부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이 세밀하게 내린 본질에 대한 답변과, 그 답변을 해체하여 얻은 것들로 작업을 진행하면 됩니다. 그 작업들은 앞서 말한 가지들이겠죠.


위에서도 말했지만, 위 본질은 얼마든지 충분히 바뀝니다. 시기에 맞게 바뀌여야만 하고요. 대신, 바뀌고 새롭게 정의할 때마다 깊게 생각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본질에 대한 답변과, 그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잘 찾아두면 그 뒤로 작업하는데 아주 편해지거든요. 매번 바뀌는 작업과 각기 다른 의뢰자들과 함께할 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만일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낀다면, 제가 서술한 내용을 그대로 따라 하셔도 좋습니다. 혹여 어렵다면 댓글로 남겨주셔도 좋고요, 그럼,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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