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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Feb 06. 2024

회고

지금의 내가 본 10년 전의 나

지인의 아이디어로 10년 전의 나를 뒤돌아보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2014년의 나는 스물 두살. 대학교 삼학년. 광고 동아리 이년 차. 내가 이끈 팀이 내부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일 등을 하면서 내가 광고 천재 인 줄 알았다. 여름에 온라인 광고 스타트업에서 인턴하면서 멘탈에 자신감까지 털리고 눈물 흘리며 관두고 나서 앞으로 뭘해야 할 지 일 년 앞도 모르면서 방황하는 스물 둘 이었다.


그 때 나는 브랜딩이나 광고 기획을 할 줄 알았다. 아니면 뭔가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때 쓴 꿈 노트를 보니 브랜드 리서치하는 잡지사를 창간하고 싶어했다. 물론 한국에서 일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여섯달 동안 쓰려고 만든 명함을 두 달 쓰고 버린 경우

지금의 나를 생각해 볼 때 가장 큰 다른 점은 캐나다에 살고 있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외모의 외국인과 결혼해서 말하면 다 아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 같다. 일 년 영어 배우면서 놀려고 온 캐나다는 생각보다 내 성격과 아주 잘 맞았고 계획에도 없던 대학을 가서 배운 전공이 잘 맞아 그 쪽 일을 계속 하고 있다. 신랑의 성격은 정말이지 내가 꿈꿔왔던 사람인데 그게 털 많은 외국인일거라는 건 1도 몰랐었다.


아, 창의력은 무슨. 그런 일은 광고 동아리 선후배 동기들처럼 열심히 살고 트렌드에 민감해야 할 수 있는 일이지. 나는 트렌디하지 않아서.. 특히 인턴 관두면서 광고는 포기했고 지금은 인사과에서 일하고 있는데, 요즘같이 인재난 많고 일과 산업이 시시때때로 바뀌는 세상에 “사람”이라는 중심은 바뀌지 않으면서 변화에 맞춰가는게 재밌는 것 같다.


그 때는 5년이고 10년이고 당장 내년도 어떻게 될 지 몰랐었는데.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건 실수도 후회도 많이 했지만 이게 정말 내가 하고 싶은건지 고민하면서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한 덕분인 것 같다. 비록 다른 사람들보다 졸업하고 커리어 찾는데 몇 년 뒤쳐졌지만 내 방식대로 내 속도대로 잘 살아온 것 같아 뿌듯해. 확실히 결혼하고 커리어가 정해지니까 앞으로의 5년 10년은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이 기회에 회고를 하고 오랜만에 글 같은 글 쓰게 되어서 뿌듯하다 - 내 주변엔 멋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단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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