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고양이
요 아이는 셋째. (깨)방정.
나이는 이제 한 살이 지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15개월차.
우리집에서 '강아지' 역할을 담당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얘는 사람한테 붙어 자고, 붙어 놀고, 놀아달라고, 놀아 줄때까지 운다.
(다행인지 요즘엔 좀 쌩까면 그냥 널부러지기도 한다.)
저 밥 다 먹고도 내가 밥 먹는데 앵겨서 밥을 보고 한숨 쉬는 그런 아이..;
희안하게도 사람은 물려다가도 안 물고(사냥 본능이 생기기 전에 집에서 키워서 그런 듯),
사람처럼(진짜 애기처럼) 매달리고 안겨서 잔다.
이 아이는.
아주 꼬꼬마였던 지난해 6월.
많이 늦은 밤 버스정류장에서 방황하던 아이를 사촌동생이 데려왔다.
그리고 그 집에선 키울 상황이 못돼, 임시보호로 제가 데리고 왔고.
그렇지만, 그 귀여움에도 불구하고 인연이 아니었는지,
6개월 간 입양처를 찾다가 포기하고, 정이 들어버려서 내가 키우게 됐다.
발견 당시. 완전 꼬꼬마ㅎㅎ
사촌동생 집에선 계속 울면서 앵앵거리다가 내가 가서 애기용 사료 좀 주고 모래도 해주고 나니까
한결 여유로웠는지 내 품에 와서 저러고 그릉그릉 거리다 잠들었다.
아마도 내 몸에서 고양이 냄새가 나서 익숙했던 것 같다는...;
다음날 날이 밝자마자 동물병원에가서 검사했는데 다행히 별 아픈 곳은 없었고,
다만 이빨 등 발육상태는 2개월이 넘었는데 정작 몸무게가 370g 밖에 나가지 않아서 많이 먹여야 겠다고 하셨다. 뭘 우찌 먹일까, 고민했지만 그 고민은 정말 쓸데없는 것이었음을 보여주었던 아이다. 하하.
길냥이였어서 그런지 먹을 것에 상당히 집착하고 으르렁으르렁거리면서 식탐을 피우더니
결국;;;
이렇게 비대해졌다...; 저 때가 겨우 11개월차인데. 이 아이 뚱돼지..
그래도 아직까진 동글동그리한게 귀엽다. 내 눈엔 뭘 해도 귀엽다.
아하하하..;;;
냐하하;;
=ㅁ=;;;
건강을 위해 운동을 좀 같이 해볼까 생각을 언제나 하고 있다.
돼지라도 예쁜 내 막내 고양이다.
깨.방정.
이 아이 이름이 깨.방정인 이유는.
정말 잠시도 쉬지 않고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고
책상 같은 데 올라가 놓고 내려오지 못해서 오두방정을 떨며 울고,
뭘 해도 방정맞아서.
그래서 이름이 방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