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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지원아.
어릴 때부터 너는 참
하고 싶은 게 많은 소녀였지.
하고 싶은 걸 많이 해봤겠지만...
사실은 너도 알고 있겠지.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의 10%도
못하고 있다는 것 말이야.
너는 지금 많은 도전을 망설이고 있구나.
생각만 많이 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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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지원아.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건 좋아.
다만, 연습하는 일만은 피하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
내 말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연습하지 말고
바로 실전에 뛰어들라는 얘기야.
실전이 가장 좋은 연습이거든.
네가 글쓰기 연습을 위해
너만 볼 수 있는 일기장에 글을 썼던
몇 년보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인터넷에 글을 연재했던 몇 개월이
글쓰기 실력향상에 있어
훨씬 더 도움이 되었잖니.
그리고 그게 좋은 계기가 되어
책도 낼 수 있었고.
실전에 뛰어드는 것만큼
꿈을 빨리 현실로 만들어주는 건 없어.
‘연습’은 사실
‘도전을 늦추는 일’이란다.
연습하는 동안 마음 한 구석에는
‘이건 연습이니까 실전 때 더 잘해야겠다’
‘나 혼자 보는 거니까 이 정도면 충분해.’
하며 은근히 정면돌파를 피하게 된다.
그냥 바로 뛰어들어.
못해도 좋아. 실수해도 괜찮아.
실전에 바로 돌입하면
개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짧아져.
엄청난 속도로 목표에 도달할 거야.
실전에서 네 감각은 예민해진단다.
100%에 도달할 때까지
뾰족하게 심을 깎지.
결과물을 나만 보는 게 아니니까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어.
연습 열 번보다
실전 한번이 네 실력을 확 키워주는 최고의 스승이야.
연습은 뒤에 숨는 일이란다.
즉흥적으로 ‘막’ 시작하렴.
도중에 ‘막’ 그만둬도 괜찮아.
다시 또 ‘막’ 시작해.
그리고 도전에 대해
너무 비장하게 생각하지 마.
그러면 더 시작하기가 어렵거든.
그냥 밥 먹는 일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려.
도전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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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지원아.
80 평생에
네가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는
결혼하고, 또 아이를 낳은 거란다.
주변에서는 모두 걱정했지만
남편과의 연습을 몇 개월 만에 끝내버리고
재빨리 실전(결혼)에 옮긴 것.
육아에 대해 전혀 모른 채
그저 귀여운 아이를 열망했던 것.
실전은 혹독했지.
하지만 그건 잠깐이야.
결혼하고 육아하며
너는 네 어떤 시절보다
빨리 늙어가며 고생했지만
연습만 했었다면
너는 겁이 나서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했을 거야.
남편과 아이와 부대끼며
서로를 성장시키는 경험은
절대 하지 못했을 거야.
그 어떤 두려움도 없이
연습을 그만두고
실전으로 뛰어들어줘서
참 고맙다.
계속 그렇게 살면 된다.
연습은 하지 말고.
2070년 5월 20일
할머니가 된 지원이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