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은 하지 말고.

by writer JELLY

***

젊은 지원아.


어릴 때부터 너는 참

하고 싶은 게 많은 소녀였지.


하고 싶은 걸 많이 해봤겠지만...

사실은 너도 알고 있겠지.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의 10%도

못하고 있다는 것 말이야.


너는 지금 많은 도전을 망설이고 있구나.

생각만 많이 하고 있겠지.


***

젊은 지원아.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건 좋아.

다만, 연습하는 일만은 피하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


내 말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연습하지 말고

바로 실전에 뛰어들라는 얘기야.

실전이 가장 좋은 연습이거든.


네가 글쓰기 연습을 위해

너만 볼 수 있는 일기장에 글을 썼던

몇 년보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인터넷에 글을 연재했던 몇 개월이

글쓰기 실력향상에 있어

훨씬 더 도움이 되었잖니.


그리고 그게 좋은 계기가 되어

책도 낼 수 있었고.


실전에 뛰어드는 것만큼

꿈을 빨리 현실로 만들어주는 건 없어.


‘연습’은 사실
‘도전을 늦추는 일’이란다.


patrick-perkins-ETRPjvb0KM0-unsplash.jpg

연습하는 동안 마음 한 구석에는

‘이건 연습이니까 실전 때 더 잘해야겠다’

‘나 혼자 보는 거니까 이 정도면 충분해.’

하며 은근히 정면돌파를 피하게 된다.


그냥 바로 뛰어들어.

못해도 좋아. 실수해도 괜찮아.

실전에 바로 돌입하면

개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짧아져.

엄청난 속도로 목표에 도달할 거야.


실전에서 네 감각은 예민해진단다.

100%에 도달할 때까지

뾰족하게 심을 깎지.


결과물을 나만 보는 게 아니니까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어.


연습 열 번보다

실전 한번이 네 실력을 확 키워주는 최고의 스승이야.


연습은 뒤에 숨는 일이란다.


즉흥적으로 ‘막’ 시작하렴.

도중에 ‘막’ 그만둬도 괜찮아.

다시 또 ‘막’ 시작해.


그리고 도전에 대해

너무 비장하게 생각하지 마.

그러면 더 시작하기가 어렵거든.


그냥 밥 먹는 일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려.

도전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야 해.


***

젊은 지원아.


80 평생에

네가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는

결혼하고, 또 아이를 낳은 거란다.


simon-berger-HSy0QXIRafg-unsplash.jpg

주변에서는 모두 걱정했지만

남편과의 연습을 몇 개월 만에 끝내버리고

재빨리 실전(결혼)에 옮긴 것.


육아에 대해 전혀 모른 채

그저 귀여운 아이를 열망했던 것.


실전은 혹독했지.

하지만 그건 잠깐이야.


결혼하고 육아하며

너는 네 어떤 시절보다

빨리 늙어가며 고생했지만


연습만 했었다면

너는 겁이 나서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했을 거야.


남편과 아이와 부대끼며

서로를 성장시키는 경험은

절대 하지 못했을 거야.


그 어떤 두려움도 없이

연습을 그만두고

실전으로 뛰어들어줘서

참 고맙다.


젊은 네가

사랑에 눈이 멀어줘서

참 고맙다.


계속 그렇게 살면 된다.

연습은 하지 말고.


2070년 5월 20일

할머니가 된 지원이로부터.




이전 04화나는 그렇게 할머니를 이해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