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도 감형받을 수 없는 형벌

by writer JELLY

***

젊은 지원아.


2020년은 내 기억에

매우 어려운 한 해였다.


사상 초유의 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가 공포에 떨었지.


그런데 지금 되돌아보니

그것은 겨우 시작이었더구나.


얘야, 앞으로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거다.


왜냐하면

‘공짜는 절대 없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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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당연히 훼손해도 되는 자연은

애초에 없었다.


자연이 그동안

너그럽게 품을 내어준 것 같겠지만

사실 인류는 심각한 경고를 여러 번 받았다.


자연의 무서운 복수가 이제 겨우

시작된거란다.


***

인간은

코앞밖에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이 우주에서 작은 존재인지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아.


우주에서 일어나는

아주 작은 불꽃 한 번에

인류 전체가 멸망할 수도 있을만큼

미미한 존재인데 말이야.


겨우 이 작은 지구에서

다른 동물들보다 조금 똑똑하다고

자칭 ‘만물의 영장’이라고 말하지.


사람들은 코로나로 인해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는 상황이

예전에 자신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 때문이라는 걸 모르고 있다.


사람들은 코로나로 인해

하루종일 마스크를 껴야하는 상황이

예전에 자신이 생각없이 낭비한

에너지 때문이라는 걸 모르고 있다.


이 비극이 자기 때문이 아닌 것 마냥.

타인을 탓하기에 바쁘지.


젊은 지원아,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고,

조금도 감형받을 수 없는 형벌을

인류는 치르게 된다.


자연은 더도 말고 덜도말고

그대로,

그대-로

인간에게 돌려줄 것이다.


***

젊은 지원아.


지금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너 하나라도 자연을 지켜나간다면

조금은 벌을 면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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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역시 피할 수 없다.


다만,

절대로

모든 것을

쉬이 여기지 말거라.


작은 들숨에도 감사하고

작은 걸음에도 경건해라.


네가 누리는 지구를 살갗으로 느껴라.


모든 하루가

경이롭게 시작된다는 것을

인간은 너무 오래 잊고 살았구나...


2070년까지 산 인류는

죗값을 호되게 치뤄 겸손해졌고,

이제 아무도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스운 단어는 쓰지 않는다.


2070년 8월 27일

할머니가 된 지원이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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