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경문 Jan 22. 2022

사바아사나를 아시나요

그 남자의 요가 수업

여기 남자 요기(Yogi) 요


수줍게 시작한 요가 수업은 어느덧 3개월이 지났습니다.

아쉬탕가, 하타, 빈야사, 플라잉, 비트, 비크람..

다양한 종류의 요가를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며 재미를 느낍니다.


우리나라에서 요가는 여성분들이 하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 인도의 요가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남자들이 수행하던 명상법이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제는 요가를 수련하는 남자분들이 부쩍 늘어났음을 느낍니다. 발레리나(여자), 발레리노(남자)처럼 요가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도 있는데, 요가를 수련하는 사람을 여자는 요기니(Yogini), 남자는 요기(Yogi)라고 합니다.


오늘은 저의 최애 자세 '사바아사나(Savasana )'에 대해 적어봅니다. 사실 사바아사나는 이렇다 할 요가 자세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My favorite asana is Savasana (사바아사나 )


산스크리트어 : Savasana (shah-VAHS-anna)

사바는 시체, 아사나는 자세라는 뜻입니다.


그 뜻처럼 사바 아사나는 완전히 이완하고 놓아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 등을 대고 누워서 눈을 감습니다.
2. 팔은 겨드랑이가 붙지 않도록 하고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도록 합니다.
3. 다리는 골반 너비로 벌리고 완전히 긴장을 풉니다.


요가 수업의 한 시간 동안

심호흡으로 시작한 우리의 삶이 여러 아사나(자세)를 거쳐, 이제는 죽음의 자세를 맞이합니다.


두 눈을 감고 모든 것을 내려놓습니다.

오늘 해야 할 회사일, 이래저래 얽혀 있는 일들, 신경 쓰이는 인간관계와 말실수들 이제는 다 내려놓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이내 아쉬움이 사뭇히며 나의 몸이 등부터 바닥으로 스며들어 갑니다.


그리고는 모든 생각들을 놓아줍니다.

잠시 이 세상에서 떠납니다.


다시 주어진 기회, 소중한 하루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다프네 채의 Magnificence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손가락을 꼼지락, 발가락을 꼼지락 거립니다.

고개를 까딱까딱하며 서서히 의식을 깨워봅니다.


나의 온전한 손가락과 발가락 마디를 느끼며, 내 숨결을 다시 찾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태어납니다. 오늘 하루는 어제와는 다른 새로운 하루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이라는 소중한 삶을 얻었고, 새 기회를 얻었습니다. 짧은 순간인 인생에서 아내에게, 아들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편안한 사랑을 선물할 것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다시 "나마스떼"라고 인사하고 요가 수련원 문 밖을 나섭니다. 하루 동안 나만의 호흡을 유지하며 아빠로서의 자세, 직장인으로서의 자세,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다양한 자세들을 만들어 갑니다.


처음에는 버티기 힘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그 자세들 금방 익숙해질 거예요.
당신의 마음은 바다입니다.
파도는 오고 또 갑니다.
There is so much maginificence near the ocean.
바다 근처에는 웅장한 아름다움이 느껴져요

Waves are coming in
파도가 오고 있어요

Peace to all / Joy to all / Love to all
모두에게 평화를 / 모두에게 기쁨을 /  모두에게 사랑을

Om shanti
모두에게 평화를

Lokah Samastha Sukhino Bhavantu
모든 존재가 행복하고 자유롭기를, 그리고 모두의 신성한 행복과 자유에 기여하기를

 [Magnificence by Daphne Tse]


https://youtu.be/7puXTZbGIGk

 Magnificence (Savasana extended Version) · Daphne Tse


매거진의 이전글 곧 죽어도 남자 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