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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문 May 02. 2023

인공지능, 데이터 앞에 평등한가?

"데이터는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가?" 물음에 대한 답변

I. 데이터 앞에 평등


대한민국 헌법 제11조(평등권)

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하지만 데이터 앞에서는 그렇지 아니하다.

# 1. 데이터 활용 격차로 인한 부와 지식의 불평등


컴퓨터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또 글을 잘 읽고 쓸 수 있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죠. 그 둘 간에는 분명 학습, 더 쉽게 말하면 정보습득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처럼 데이터와 같이 컴퓨터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나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있는 개인 또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개인 또는 그룹 간의 간극을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라고 합니다. 이 격차는 사회 전반에 걸쳐 교육, 취업 기회, 정보의 접근성 및 의사결정 능력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격차는 데이터 문해력에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기술이나 안정적인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는 개인들은 부의 원천이 되는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이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 문해력이 요구되는 비즈니스, 의료 및 교육 분야에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없는 경우 불리한 지위에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이 부동산 매매가격지수와 전세가격지수, 거래량 등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할  있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사이에는 의사결정력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이제 지면과 웹페이지를 넘어 부와 지식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에 문해력이 필요한 각종 데이터의 예 <한국부동산원>


특히, 디지털 격차는 열악한 조건에서 살아가야 하는 취약계층에는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저소득층은 디지털 기술이나 데이터 문해력 교육에 접근하는 기회가 적습니다. 그렇게 되면 진학이나 취업 시 불리한 경쟁력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비주류문화 출신이거나 언어 장벽을 겪는 개인들은 모국어로 제공되지 않는 데이터에 접근하고 분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 2. 취약계층의 디지털 역량 수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매년 국민들의 디지털 정보 격차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는데요. 일반국민과 디지털 정보의 접근이나 활용이 어려운 저소득층, 장애인, 농어민, 고령층 등의 차이를 나타내는 국가통계입니다. 이 숫자는 일반 국민들의 디지털 정보 수준을 100으로 보았을 때, 취약계층의 수준을 지표로 측정한 결과를 말합니다.


'22년 12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국민 대비 취약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76.2%로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보 취약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 < 2022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


이 지표는 크게 세 부분인 접근 수준, 역량 수준, 활용 수준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정보에 대한 접근은 96점으로 많이 향상된 반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문서나 자료를 만드는 역량 수준은 여전히 64.5 수준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문해력의 관점에서의 접근성과 교육에 대한 장애물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학생들에게 컴퓨터를 지급하는 1차원적인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데이터에 대해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문해력(Literacy)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모두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접근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II.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데이터 격차


#3. 기업 간 데이터 격차에 따른 불평등


데이터 활용 기업은 이익이 9.5% 증가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Splunk가 발간한 'The Economic Impact of Data Innovation

2023' (2023년 데이터 혁신의 경제적 영향) 리포트에 따르면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은 이익이 9.5% 증가했다고 조사되었습니다.

'The Economic Impact of Data Innovation2023' by splunk


특히 이들 기업들은 데이터 수익화*를 통해 수익의 2.3배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장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4.6배 높다고 조사결과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혁신적인 데이터 사용 덕분에 제품의 판매가 10% 이상 증가할 확률도 5.5배 높았습니다.


* 데이터 수익화(Data monetization)

데이터 수익화란 기업활동에서 얻어진 데이터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데이터를 직접 판매함으로써 수익이 발생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뿐만 아니라, 공급망과 제조 운영,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활용,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 데이터는 6가지 데이터 항목 ① 데이터 분류(Data classification) ② 데이터 병합 (Data aggregation) ③ 데이터 품질(Data quality) ④ 데이터 분석 기술(Data analysis skills) ⑤ 데이터 분석  툴(Data analysis tools)  ⑥ 데이터 모니터링(Data monitoring)에 대해 조사하고 데이터 활용 리더 기업, 중간 기업, 초보 기업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상세 보고서가 필요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부탁드립니다.

https://www.splunk.com/ko_kr/form/economic-impact-of-data/thanks.html


III. 직원 간 데이터 활용 격차


#4. 기업 내 조직과 개인의 데이터 문해력 격차


같은 회사(Splunk)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 경영진의 81%가 회사의 고위 리더가 되기 위해 데이터 기술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였습니다. 하지만 67%는 데이터 자체에 액세스 하거나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답 했습니다. 또 73%는 데이터 기술이 다른 비즈니스 기술보다 배우기 어렵다고 느꼈고, 53%는 데이터 기술을 배우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했습니다.


 ** 조사기관 :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Splunk
 조사대상 : 미국 1,300명 고위 경영진
 조사방법 : 설문조사


이처럼 기업의 경영진도 데이터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기업과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데이터에 대해 잘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것이 데이터 분석을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성숙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시나요?


개개인의 데이터 리터러시가 높을수록
조직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도 성숙하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조직 구성원의 데이터 리터러시가 높을수록 조직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에 대한 성숙도에 대한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직 구성원의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은 조직 내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조직의 전략에 맞게 필요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조건인 것이죠.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해 데이터를 통해 객관적인 증거를 수집하고 이로부터 시장상황에 대응하고 성공 실패에 대한 원인, 노하우, 통찰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
인용 : 데이터 리터러시와 데이터 분석 성숙도의 관계에서 조직문화의 조절효과 <박종남>
(조사대상 : 대한민국 공공기관 종사자 199명, 조사방법 : 이메일을 통한 설문조사,  조사시점 : 2020.6)


오늘날에는 기업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그로 인해 생성되는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필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데이터의 오남용, 잘못된 분석·해석에 대한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를 올바르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역량으로써 데이터 리터러시의 필요성 또한 증가하는 것입니다. 앞선 두 조사결과를 토대로 우리는 개인과 조직의 데이터 리터러시의 격차와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5. 조직과 개인의 데이터 접근성 차이


데이터 사일로 현상


기업은 기획, 지원, 사업, 인사, 구매 등 다양한 조직과 부서로 분리되어 일을 수행합니다. 그러한 일은 IT 시스템으로 수행되고, 그 결과물로 데이터가 남습니다. 이때 한 부서가 다른 부서의 시스템과 데이터에는 접근 권한을 가질 수 없는 폐쇄적 구조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데이터 사일로 현상이라고 합니다.


회사의 경영기획은 매출, 영업이익 등 손익과 관련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대외비라는 단어로 포장해서 다른 부서에 공유를 꺼립니다. 인사, 구매, 지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어떤 데이터는 특정 부서나 특정인에게만 접근 권한이 부여됩니다. 이러한 데이터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정보 또한 비대칭적이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xtremepush.com/blog

데이터에 대한 접근과 권한 등 규칙이 없는 회사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보고나 의사결정의 질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부서와 개인의 역량차이를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일을 잘하는 직원, 일을 잘하는 부서는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회사에 어떤 데이터가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는 다시 기업의 경쟁력으로 연결됩니다. 앞서 보여드렸던 Splunk의 조사결과로써 증명된 것처럼 말이죠.


IV. 데이터가 왕이다.


#6. 손님은 왕이다? 아니, 데이터가 왕이다.


아마존에서는 데이터가 왕이다.
(Data is King at Amazon)


아마존에서 데이터 마이닝 및 개인화의 책임자였던 로니 코하비(Ronny Kohavi)는 Amazon에서 데이터가 회사의 성공에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Data is King"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마존(Amazon)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거대한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 스트리밍 및 인공지능 기반 기업입니다. 그들은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데이터를 가공하여 매출 증대 및 고객 만족도 향상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쉽고 대표적인 아마존의 데이터 활용 사례는 바로 "추천 알고리즘"입니다. Amazon은 고객이 검색하고 구매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고객의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Amazon은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 추천을 제공하여 구매 경험을 개선하고 매출을 증대시켰습니다.


또한 Amazon은 구매 이력, 검색 기록, 평가, 리뷰 등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마케팅 전략에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어떤 제품에 관심이 있을 때 이를 기반으로 이메일을 보내 제품을 추천하거나, 동일한 제품군의 제품을 검색한 고객에게 유사 제품을 추천하는 등의 방식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마케팅을 제공합니다.


이처럼 Amazon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매출을 증대시키는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Amazon은 고객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맞춤형 상품 추천 및 개선에 활용하며,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와 매출을 동시에 높이는 데에 성공한 것이죠.


#7. 모든 시작은 데이터 조각으로 부터

제가 창업을 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동네를 돌며 전단지를 모은 일이었어요

배달의 민족 창업자 김봉진 대표의 말입니다. 배달의 민족은 우리 주변의 음식가게 정보를 제공하고, 주문을 하는 앱입니다.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바일 앱 접속해서 치킨을 시키는 일은 과연 어디서부터 가능했던 걸까요?


바로 전단지에 있던 치킨가게이름, 전화번호, 메뉴판가 하나하나 모이니까 동네 치킨 가게 리스트가 완성되었죠. 그리고 사람들은 치킨 가게를 비교할 수 있었어요. 가격이나 맛이나 서비스까지. 그리고 그 경험들을 댓글로 남겼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점점 쌓이고 쌓여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되었고, 이제 우리에게는 필수앱이 되어버렸습니다.


It's from a piece of data


이 모든 것들은 바닥에 떨어진 전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껴질때 원리와 시작에 집중해보세요.


chatGPT, AUTO GPT 등 인공지능의 발전속도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릅니다. IT기업과 전문가 들조차도 그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는 요즘 입니다. 그것의 시작이 무엇인지 원리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활용을 통해 동등한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공지능은 당신 직업을 빼앗지 않을거예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빼앗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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