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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문 Aug 14. 2023

아버지는 인터넷 뱅킹이 싫다고 하셨어

데이터 기반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데이터 기반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 아버지는 인터넷 뱅킹이 싫다고 하셨어.


아버지, 데이터를 믿으셔야 합니다.


얼마 전 아버지 이름으로 가입된 은행예금을 인터넷 뱅킹으로 확인시켜 드린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 여기 정기예금 버튼 누르시면 이렇게 잔액이 나와요"


하지만 아버지는 휴대폰에 나온 화면만 보고, 돈이 있는지 없는지 믿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아니, 통장이 있어야지. 휴대폰에 숫자가 나온 것만 보고 어떻게 믿니?"


"네, 아버지. 요즘은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어요. 이제 돈이 아니라 숫자만 오고 가는 거죠. 원래 종이 통장도 그랬어요. 그냥 종이에 잉크로 찍어주던 숫자를 휴대폰 액정에 띄워주는 것뿐이에요"


마치 아버지께서는 휴대폰 배터리가 다 달면, 돈이 없어질 것만 같이 불안해하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은행에 가서 통장도 다시 만들어드렸습니다.


"아버지, 데이터가 남잖아요. 데이터"

제 통장에도 카후 월급 데이터가 남습니다.

*,123,456


카후 월급이란 말 아시나요?

한 동안 인터넷에서 떠돌던 말인데요. 요즘 다시 이 말이 참 와닿는 것 같습니다.

세전/세후 이런 건 의미가 없습니다.
카드값이 빠져나간 후의 월급, 즉 "카후" 월급이 얼마인지 중요합니다.

월급이 통장에 들어왔다는 카톡메시지가 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빼기 행렬.인터넷 뱅크 계좌에 숫자 몇 개가 찍혔다가 온갖 꼬리표의 빼기들. 그리고 남는 돈이 제 카후 월급입니다.


오징어 게임의 456번처럼 제 카후월급이 일남과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처럼 너덜너덜해진 느낌은 왜일까요?




#2. 연준, 데이터에게 길을 묻다


휘발유값, 또 1800원
사진 출처 :조선비즈

오늘 주유소에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휘발유가 다시 리터당 1800원 대가 되었습니다.

뉴스를 좀 찾아보니 국제유가도 올랐는데, 8월 말 유류세 인하조치(리터당 휘발유 205원, 경유 212원 인하중)가 끝나면 더 오른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느끼시나요? 내 월급만 빼고 모든 것이 올랐습니다는 말이 실감됩니다.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서, 대출이자가 많이 올라서 삶이 좀 팍팍해졌습니다.

 

이렇게 물가와 금리(이자)가 중요한데요. 전 세계의 물가와 금리는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이제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미국의 경제정책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미국의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 FED)에서 결정됩니다. 요즘은 심심치 않게 "제롬 파월"이라는 이름을 많이 듣게 됩니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던 것일까요?


제롬 파월, 9월 금리는 데이터로 판단하겠다.

지난 2023년 7월 26일 FOMC(공개시장위원회,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 대한 한 줄평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전 세계 경제를 운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운전은 데이터를 보고 하겠다고 합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가 생각납니다. 완전 자동화는 아니고,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반 자동(Semi Auto)도 아니죠.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세계 경제가 다 이 데이터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얼마나 데이터를 믿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거시경제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재미있는 분석을 이어갑니다.


Copyright All reserved by  정경문


#3. 컴퓨팅 사고력을 활용한 데이터의 중요성 인식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도 데이터를 믿습니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도 데이터를 믿습니다. 그리고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근거를 찾아보기 위해 FOMC 기자회견 발표문을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관점에서 컴퓨팅 사고력을 이용해서 다음과 같이 업무를 잘게 쪼개 보았습니다.



1. FOMC 기자회견(2023.7.26) 영상과 문서 수집


미국의 기준금리와 통화정책 결정하는 회의가 FOMC입니다. 이 회의는 연간 8회 정도가 열립니다. 올해는 1, 3, 5, 6, 7, 9, 10, 12월에 열립니다. 지난 7월 FOMC 이후 제롬 파월의 FOMC 설명서 발표와 기자회견은 영상과 Opening Statement(PDF파일)은 아래와 같이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federalreserve.gov/newsevents.htm


2. PDF 파일에서 모든 문자를 뽑아내기


이제 기자회견 성명서 PDF 파일 안에 쓰여있는 글자들을 모두 뽑아올 차례입니다. 텍스트를 뽑아서 어떤 단어가 많이 나왔는지 분석하기 위함입니다. PDF를 문자로 변환하는 다양한 방법(패키지)이 있지만 그중 하나만을 사용해서 목적 중심으로 접근해 보았습니다.  

https://pypdf2.readthedocs.io/en/3.0.0/


3. 파월 의장은 어떤 단어를 많이 썼나?


우선 기자회견 중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해 모두 분석해서 다음과 같이 단어의 빈도들을 뽑을 수 있었습니다. 코딩 수업이 아니므로 중간 과정은 생략하고 컴퓨팅 사고력 관점에서만 접근해 볼게요.


FOMC Press Conference 언급된 단어 순위(2023.7.26)
Words Frequency that chair man mentioned in FOMC Press Conference, July 26, 2023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inflation(물가인상)"입니다. 제가 느낀 물가상승에 대한 걱정을 제롬 파월 의장도 가장 많이 하고 있나 봅니다.


그다음으로 많이 언급된 think(생각한다)와 going(가다, 예정이다), need(필요하다), coming(오다)는 동사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labor(노동), policy(정책), conditions(조건), rate(금리), data(데이터)가 중요해 보입니다.

특별해 보이는 단어는 labor(노동)이라는 단어입니다. 지난달 의사록 보다 좀 더 많이 언급된 단어로 비교해 본다면 더 많은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이렇듯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할 때는 비교(Comparison) 방법을 사용합니다.


여러 뉴스 타이틀의 제목으로 뽑혔던 data(데이터)의 경우 상위에서 언급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가서 data(데이터)라는 단어를 언급한 문장을 추출해 보았습니다.


4. "데이터(Data)"를 언급한 문장만 추출하여 번역


모든 FOMC Statement는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구글 번역기를 사용해서 자동으로 바꿔봅니다. 마찬가지로 코딩 수업이 아니므로 패키지만 아래 소개하고, 목적을 향한 길을 잃지 않기로 합니다.

https://py-googletrans.readthedocs.io/en/latest/

그리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앞으로 우리는 추가 정책 확정의 범위를 결정할 때, 데이터에 의존하는 접근 방식을 계속 취할 것입니다.

 (we will  continue to take a data-dependent approach.)

# 우리는 들어오는 데이터와 향후 경제활동, 인플레이션, 리스크의 밸런스 전망에 대한 영향을 기반으로 매 회의 때마다 계속해서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 Intermeeting 데이터가 예상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물론 그리고 6월 CPI 보고서는 환영받았지만, 한 달치 데이터인 하나의 보고서일 뿐입니다. 우리는 단지 더 많은 데이터를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입니다. 이것이 모든 데이터를 수집한 것인가?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으로 평가하는가?

# 이번주 고용 수당 지수인 경제 활동에 대한 많은 데이터인 ECI 보고서가 나올 것 같습니다.


# 인플레이션이 낮게 유지되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데이터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아직 모릅니다.

# 우리는 성장 데이터는 물론 노동 시장 데이터를 매우 면밀히 살펴보고 전반적인 것에 대한 판단할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데이터의 총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에 대한 특별히요.

(We will continue to make our decisions meeting by  meeting, based on the totality of the incoming data.)


#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아직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it’s really dependent so much on the data, and we just  don’t have it yet)

# 다음 회의에서 우리 결정에 정보를 주는 데이터를 살펴볼 것 같습니다. 들어오는 데이터가 우리가 더 많이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는지? 에 대해서요.


# 그것은 실제로 데이터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에 따라 달라집니다.

# 우리는 데이터를 따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We have to be ready to follow the data.)

# GDP의 현재 데이터를 보고 있고, 우리는 강력한 지출을 보고 있습니다.


5. chatGPT를 통해 요약 세 줄 평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AI기술 서비스로 접해보신 chatGPT를 사용해서 연준의 이번 7월 FOMC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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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FOMC)는 앞으로 매 회의마다 들어오는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할 것입니다.


우리는 데이터 의존도가 높지만, 아직 충분한 데이터를 보유하지 않기 때문에,

다음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를 들어오는 데이터를 확인하고 결정할 예정입니다.


특히 노동시장 데이터를 매우 주시하고 있으며, GDP의 강력한 지출 등 경제 데이터도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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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eeing data is believing 데이터를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의 책 호모 데우스(Homo Deus)의 물음을 다시 한번 던집니다.


당신은 데이터를 믿습니까?


제 월급과 대출이자, 카후 잔액, 오늘 주유소에서 본 휘발유값, 저녁때 먹은 18,000원짜리 떡볶이


저의 일상과 글, 소비, 그리고 여러분의 활동이 데이터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데이터가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경제 데이터라는 이름으로 다시 우리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데이터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아니 반대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믿음의 끝은 어디일까요?


데이터 기반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Welcome to Data Driven World.

좋든 싫든 데이터 기반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의도적으로 다양한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맹목적인 데이터에 대한 믿음 이전에 데이터를 바라보는 눈을 제대로 길러야 하지 않을까라는 말씀을 드리며 이번 내용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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