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었던 2020년부터 2022년 지금까지 세계 모든 이들에게 크나큰 변화가 찾아왔겠지만, 나 역시 개인의 삶에 많은 풍파와 변화를 겪었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2021년 4월, 갑자기 목에 커다란 혹이 만져진 후 갑상선암 전절제술과 1차 방사선동위원소 치료, 그리고 곧 있을 2차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폐CT와 초음파, 피 검사 등을 앞두고 있단 사실이다. 딱 일 년, 짧은 그 사계절을 보내며 나는 평범한 사람에서 암환자가 되었다.
여전히 매일 아침 공복에 신지로이드 한 알을 꼭 챙겨먹어야 하고 수시로 돋는 구내염과 기관지염에 각종 약과 주사 등의 보조 치료를 겸해야 하는 비루한 몸뚱아리이지만, 프리랜서에서 1인출판사 대표가 되었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의 학부모가 되었다. 계절의 변화를 훨씬 풍요롭게 감각하게 되었고 내 몸에도 보다 친절해졌다.
요즘은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서른 아홉>에 이어 <눈이 부시게>를 정주행하며 내가 써야 할 글을 쓰는 중이다. 한때 드라마 작가를 꿈꾸며 묵혀 두었던 이야기들도 떠올리면서. 지금 이 글 또한 더 늦기 전에, 나의 지난 1년을 회고하고 앞으로의 날들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계속 써나갈 기쁨이 되겠고. 일 년을 보내고 세월호 8주기를 보내고 올해의 부활주일 아침을 맞으니 한결 새 마음, 새 희망이 샘솟는다. 잃지 않는 마음, 사랑이든 용기든 그 무엇이든 잃지 않는 마음이라면 나는, 우리는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