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어 울다
청량 김창성
봄처럼
시작했다
여름처럼
빼앗겼다
겨울처럼
쌓인다
가을이다
가을처럼
서서히 진다
온몸에 달려있던 사랑
가을이 왔다
떨어져 있어도
멀리 있어도
궁금해하지 말라한다
걱정이 아니라 사랑
궁금한 거도 사랑
가을낙엽처럼
내 사랑이
내 그리움이
땅에 떨어져 뒹군다면
가을처럼 져야지
가을처럼
내 사랑 옷깃을 여며야지
가을엔
조용히 떠나기 좋다
가을엔
아프기 딱 좋다
가을 사랑의 고독
혼자가 되어보기
말없이 떠나기
가을은
사랑이고
가을은
가을처럼
내 사랑도
내 영혼도
낙엽이 되기 좋은 계절
내
그리움에 달린
그리움처럼
마르고
떨어지기 좋은 계절
사랑이 날
잡아주지 않는 한
기댈 수 없는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