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입빨 하이킥
2탄-'가족'편: 너무 편한 사이
모순적 관계의 이름, '가족'
우리는 때때로 과거에 대한 기억 중 몇몇 지독한 파편들이 그냥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싶을 때가 있다.
'아... 이런 건 빨리 잊어버리면 좋을 텐데...'
싶은 지옥 같은 기억 말이다.
그 순간을 생각하면, 그 사람이 내게 뱉은 사나운 말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리고 저릿하다.
악몽 같은 장면이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될 때마다 괴로움에 심장에서 피가 철철 나오는 것만 같다.
불과 방금 전 벌어진 일 마냥 너무도 생생하게 우리를 옥죄는 고통스러운 기억이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머릿속에서 통째로 지워져 버렸으면 좋겠다 싶다.
이럴 땐 우리의 기억이 너무 또렷한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이다.
나의 뇌리에 깊숙이 들어와 버린 그 아픈 부분을 도려낼 수 있을까?
날카로운 눈빛과 독이 서린 언어들을 마음속에 담아둔 채 아무렇지 않게 서로를 대할 수 있을까?
너무 깊은 상처는 쉽게 잊히지 않는데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일들은 보통 매우 가깝고 소중해서 그 관계의 선을 넘어서기도 하는
가족, 즉 ‘부부와 부모 자식’ 사이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그렇다면 나는 나의 가족에게
유해한 존재인가, 무해한 존재일까?
가끔은 우리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았으면 한다.
사랑이라는 미명으로 우리가 한 인격체의 고유 권리에 너무 침범하고 있지는 않은 지 말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 가치관과 주장이 옳다며 그들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 지 말이다.
나는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내 가족에게 말로써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고 있지는 않은 지.
이럴 때 보면 ‘적당한 불편함’이 되려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가족 또한 우리 감정의 권력을 휘두를 수 없는,
엄연히 '나와 다른 타인'이라는 것을 각인했으면 한다.
그렇다면 서로에게 상처입히는 어리석은 일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