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riter Lucy May 18. 2024

인생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건 바로 이거예요.

현대 과학으로도 풀지 못할 난제.

세상에는 다양한 불가사의가 있다. 잘 날던 비행기도 갑자기 사라진다는 버뮤다 삼각지대, 그 시대에 어떻게 지었는지 가늠이 안 가는 피라미드, 어떻게 운반했는지 입이 떡 벌어지는 모아이 석상 등.. 어렸을 때 배운 고대 역사의 미스터리를 뒤로 하고 요즘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불가사의는 바로 "간절하면 오히려 일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거 좀 이상하지 않나요? 간절할수록 잘 되는 건 당연해 보이는데. TV에 나온 성공한 사람들도 하나같이 "정말 간절히 바라니 되더라", "이렇게 되기까지 정말 미친 듯이 원했다"라고 하던데 살아보니 그렇지가 않은 거예요 이거.


처음 이 가설을 세웠던 것은 최근 여러 일들을 겪으며였다. 먼저 정-말 경쟁률이 빡세고 노력해도 안되던 선착순 이벤트에 당첨이 됐다. 이전에는 '아, 나 이거 진짜 가야 돼'하면서 손과 발을 모두 동원해 빌고 빌어도 안 됐는데 지친 마음에 '모르겠다, 되면 가는 거고 안되면 말고'하며 응모한 순간 그게 당첨이 됐다. 또 작심하고 준비해서 지원했을 땐 안되던 일들이 '일단 이 정도로 해보고 안되면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임하자 모두 통과가 되었다. 뭐야, 이거 왜 이래?


최근 만난 지인의 사례 역시 이 얘기에 근거를 더했다. 이 지인은 결혼을 빨리 하길 원해왔기에 오랜 시간 소개팅과 맞선을 하며 짝을 구했는데 통 괜찮은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아, 결혼은 내 길이 아닌가'하고 포기할 무렵! 지금의 짝을 만나 초고속 결혼에 성공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결혼감에 대한 기준이 낮아진 거 아니냐고? 아니다. 처음부터 기준은 낮게 잡았는데 현재의 남편 분은 그 기준을 뛰어넘다 못해 어나더 레벨인 아주 괜찮은 사람이다. 이런 사례까지 옆에 떡하니 존재하니 내 가설은 점점 명제가 되는 수밖에.


어쩌면 세상엔 정말 기운이라는 게 있는 걸까, 아니면 신이라도? 힘을 빡 주고 "돼야 해!" 할 땐 기운도 "도대체 얘는 들어갈 틈이 없네"하고 물러갔다가 힘을 풀면 "이때가 기회다!"하고 달라붙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내 의욕이 드글드글 붙은 욕심처럼 보여 줄 기회도 하늘이 주지 않으려고 하시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힘을 주면 능력을 100% 발휘 못하는 스타일인가? 과학으로도 증명할 수 없는 일이다. 현대 과학이 아무리 발전을 한들 '인생은 오히려 힘을 뺄 때 잘 되더라' 같은 모호한 가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단 말인가. 영영 '느낌적인 느낌' 같은 명제로 머무를 운명인가.


이런 생각들이 삶의 교훈을 주기도 한다. 예전에 어떤 분의 글에서 '나에게 올 것은 늦어도 언제든 오게 되어 있고, 오지 않는다면 애초에 내 것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읽고 정말 그런가 의아했다. 이젠 타이밍의 문제지 결국 내게 올 것이었기에 온 것인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면 힘을 주고 "빨리 오란 말이야!"하고 을러댄들 그게 오겠나 싶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살다 보면 어린아이처럼 우다다 달려올 수도 있고, 슬쩍슬쩍 옆에서 집적댈 수도 있고 안 올 일이라면 나를 본체도 안 한 채 쌩하니 달아나겠지. 내가 원했던 게 도망간다면 슬프고 아쉽겠지만 다가올 일들이 저쪽에 대기열을 만들고 기다리는데 떠난 일에 얽매일 필요야 있으랴. 나도 날 필요로 하는 일들이 많다 이거야.


글을 쓰면서도 내가 원하는 것들이 불쑥불쑥 머리에 떠오른다. 이래저래 말해봐야 결국 답은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지만.. 이런 소원은 기운도, 신도 도둑놈 심보다 괘씸히 여길 욕심 같아 꾸역꾸역 접어본다. 그 외에 떠오르는 무수한 일들이 언제 내게 올지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힘을 빼고 할 일하며 잘 기다려봐야지. 간절함에 괴로워하기보단 언젠가 그 일이 다가왔을 때 도망가지 않게 꽉 안을 준비나 해두련다. 히히.






작가의 이전글 이 죽일 놈의 청개구리 심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