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riter Lucy Jan 09. 2024

얼마면 돼, 사는데 얼마면 되는데!

2024년엔 제발 부자 좀 되어보자!

돈.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활을 지탱하고 목숨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 그보다 조금 더 쌓이면 지금 갖고 있는 것보다, 지금 누리고 있는 것보다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끔 하는 프리패스권. 그보다 조금 더 나아가면 사람들도, 환경도 본인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할 수 있게 (혹은 그렇게 할 수 있다 착각하게 만드는) 하는 무형의 권력. 모두가 돈을 원하고 돈을 좇는다. 천박하거나 숭고한 일도 아니다. 그저 필요에 의해 생겨나는 움직임일 뿐.


돈이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는 비교적 최근에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전에는 막연히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 '로또 1등 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지 돈이 많았으면 하는 이유나 대강 얼마가 있었으면 좋겠는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최근에 이런저런 콘텐츠들을 보다가 내가 실제 생활하는데 얼마가 필요한지, 돈이 얼마 정도 있어야 내가 꿈꾸는 생활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이라길래 그제야 자리를 잡고 생각해 보게 된 것이다. 흠, 일단 돈이 많았으면 하는 이유. 돈이 많으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늘어난다.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편의와 자유를 의미하며, 나는 삶에서 이 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운전면허를 따고 차를 산 것도 대중교통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새로운 옵션을 더하기 위함이었으며, 공부나 일도 마찬가지다.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면 곧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도 점차 확장된다. 돈 역시 비슷하다. 돈이 있으면 급할 때 택시를 타든 차를 빌리든 비행기를 타든 옵션이 늘어난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단 하나의 옵션이 아닌 내가 주체가 되어 '선택할 수 있는 권력'을 갖는 것은 삶의 질에 굉장한 영향을 미친다.


대강 얼마가 있었으면 좋겠는지? 이건 좀 애매한 문제다. 일단 물가가 계속 이렇게 오르면 대강이라도 산정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지고, 평균 수명도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가면 갈수록 지구가 피폐해지다 보니 내가 눈을 감을 때까지 지구에서 살 수 있을지 조차 잘 모르겠다. 어쩌면 우주 화폐 단위를 벌어야 할지도? 지구에서 계속 생존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지금 생활 수준 정도로 유지만 한다 쳐보자. 살고 있는 집이 내 집이 아니니 비용은 현재 나가는 비용보다 훨씬 증가할 것이고, 길어진 수명을 유지하기 위해 나가는 의료비나 여러 가지를 생각해 봐도 몇십억은 필요하겠다는 계산이 금방 나온다. 내가 무슨 매번 고메 494에서 장을 보겠다는 것도 아니고 람보르기니를 끌고 다니겠다는 것도 아닌데.. 쩝.


그럼 대강 목표치가 정해졌으니 이제 버는 일만 남았군요. 이제까지 벌어온 돈의 규모와 앞으로 벌어야 할 돈의 규모를 비교해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물론 살아가는 한 돈은 자의로든 타의로든 계속 벌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내 인생 하나는 책임질 수 있는, 사람 구실하는 인간이 될 테니. 누군가는 결혼을 통해 모으는 돈의 규모를 불릴 수 있다지만 일단 싱글의 삶을 살고 있고,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 그 삶의 형태를 유지할 것 같은 사람으로서 그런 옵션은 제외. 결국 성실하게 하루하루 적은 돈이라도 소중히 벌어가면서 살아가는 수밖에 없나. 뭐 그것도 그것대로 나쁜 일은 아니다. 본인 삶을 본인이 책임질 수 있을 만큼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있다는 것도 복 받은 일이니. 근데 왜 이렇게 로또에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들까.


광고에 뜬 새해 운세를 모른 척 한번 클릭해 보았다. 어디, 내가 새해에 돈을 벌 관상인가 큼큼. 다행스럽게도 새해 운세는 아주 좋단다. '가을에 쥐가 창고를 만났듯이' 재복이 폭발한다니, 어디 한번 제대로 벌어볼까.


믿거나 말거나라지만 믿으면 내 복이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