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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담 Apr 01. 2022

자기 결정권은 어디에서 오는가.

행복의 기준


"인간의 행복은
자기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결정된다."

- 생각의 비밀 / 김승호





돈을 벌려는 이유도 사실은

자기 결정권의 확보를 위한 것이다.


하루에 반드시 9시간을 직장에서 보내야만 하는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내가 오늘은 쉬고 싶고, 회사에 가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출근을 하지 않을 방법은 없습니다. 저는 연차 사용이 그래도 비교적 자유로운 부서에 있어서 일이 있을 때면 연차를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개인적인 이유로는 연차를 사용하지 않는 분들도 많습니다.


업무에 지고 있는 책임이 많아서 일 수도, 내가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서 일 수도 있고, 내가 도무지 빠져서는 일이 안 되는 상황 속에 있기 때문일 수도 있요. 어쩔 수 없는 병원 진료나 아이 돌봄, 가족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면 아주 드물게 연차를 사용합니다. 엄마들은 아이 일로 언제 어떻게 연차를 쓰게 될지 모르니 다른 때에는 웬만해서는 쓰지 않기도 하고, 연말에 남아있는 연차에 대해 지급되는 연차수당을 위해 연차 사용을 아끼기도 합니다. 평일에는 회사에 가는 것이 디폴트인 삶을 살아갑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연차를 사용하는 일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성실함이라는 빛나는 가치를 가지고 계신 분들입니다.) 나에게 공식적으로 주어진 일 년에 작게는 15개부터 스물몇 개의 연차. 나에게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 1년 중 단 20여 일 마저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직장인을 저는 자주 마주합니다.



어차피 시간이(자유가) 생기더라도 할 일도 없는데.

그럴 바에야 그냥 회사 오는 게 낫지.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이 더 부자유로운 삶.

집에서 목적 없이 시간을 보내느니 회사에 오는 게 편안하고 제 때에 밥도 나오고 더 편한 삶.


나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회사에서 일을 하기 위해 내 시간을 쓰는 것이 너무 당연합니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생산적이고(급여가 나오고) 연차를 사용해서 보내는 시간은 비생산적이고 소모적(무급, 연차 비용 차감)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얼핏 타당해 보입니다.




이쯤 되면 순서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가,

일을 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인가.


시간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가,

시간을 사용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가.


직장에서 일을 하는 시간도 나에게 소중한 시간이고,

일을 하지 않는 시간도 소중한 시간입니다.


그 어떤 것이 더 소중하다 소중하지 않다 말할 수 없다는 생각 들어요. 일에 몰입하고 성과를 내는 시간, 그 시간 투입 역시도 나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순간일 것이니까요.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에 나의 가치를 만들고 열정을 쏟는 사람이야말로, 내적으로 충만하고 또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 분명하고요.



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은


지금 내가 해야만 하는 일들 말고,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나는 어떨 때에 기쁨을 느끼고

어느 순간에 순수한 열정으로 불타오르는지

알아차림의 순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주말은 어디를 가나 붐비고 평일의 여유로움을 누릴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삶을 오래 살아지만 의문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직장인은 왜 주말에 일을 하면 안 되고 모두가 약속한 월~금 평일에 일을 해야만 하는 걸까.

(물론 바쁘면 주말까지도 일을 하지....)


직장인에게 너무도 당연한 주말의 여유, 평일의 업무시간은 급여라는 안정을 취한 대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어야 한다



책 생각의 비밀 자기 결정권 챕터에서 김승호 회장님은 행복과 자기 결정권, 돈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이렇게 정리를 했습니다.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자기 결정권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예가 많다.
그 이유는 돈을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 결정권은 자신이 가진 재산의 크기가 아니라 생각의 자유로움에서 시작한다.
생각이 자유로운 사람들이 돈을 가지면 완벽한 자기 결정권을 가진다.

생각이 자유롭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책 - 생각의 비밀 중에서



돈이 없어도 우리의 생각은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자기 결정권을 충분히 누리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책 속 사례를 떠올립니다. 책, [숲 속의 자본주의자] 속 저자는 부부가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 시골(워싱턴 시애틀 근교)로 갑니다. 가격이 저렴한 집을 사서 넓은 마당, 숲에서 열매를 채집하여 먹고, 빵을 만들어 파는 자급자족 생계를 이어갑니다. 그 삶을 유지하기 위해 생활비를 아주 적게 지출하고 극도로 소비를 절제합니다. 가족이 중요시 여기는 가치를 지키고 누리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다른 책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저자는 일본의 도시에서 직장을 그만둔 후 시골에서 빵을 만들어 팔면서 살아갑니다. 앞선 저자와의 다른 점은 빵을 많이 팔아서 돈도 많이 벌고 있다는 것인데요. 빵을 많이 팔아서 벌어들인 돈을 축적하지 않기로 하고 (부자가 되지 않기로 하고) 빵을 팔아서 생긴 잉여가치는 마을에 순환시키는 나누는 삶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본인은 여전히 즐겁고 재미있는, 천연 효모로 빵굽는 일에 열정을 쏟으면서 자기결정권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 갑니다.


두 저자를 보며 제가 느꼈던 것은 돈을 적게 소비하여도 행복할 수 있다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아는 사람은 돈의 크기와 상관없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외부에서 정해준 행복의 기준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

나의 만족에 대한 기준을 알아야 했습니다.


나 스스로 생각하는 일이 선행되어야만 했습니다.



나는 어떤 순간에 어느 곳에, 누구와 있는 것이 즐거운지. 무엇을 할 때 만족스러운지 알아야 실행을 할 수도 있는 것이었어요. 어쩌면 거꾸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해내야만 할 때, 일을 하는 과정에서 사람도, 조직도, 업무도 불만족스러움으로 넘쳐날 때, 그때야말로 진짜 내 삶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멈춤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소중한 기회인지도 모릅니다.


저는 평일 낮의 햇살을 만끽하는 순간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휴직하기 전에는 점심시간이 아닌, 평일 오전, 평일 오후의 비스듬한 햇살을 실내에서 누리는 일은 당연하지 않았거든요. 그 시간을 매일 매일 온전히 누려보지 못했을 때는 형광등 불빛 속에서 지내는 것이 너무 당연해서 햇살이 좋은 줄도 몰랐던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시간을 온전히 누리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 가지며 사는 것이 아니라 기준 외에 우선 순위가 떨어지는 것들을 과감히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였니다.


저와 비슷한 무수히 많은 보통의 직장인들이 회사와 일상의 여러 일들로 바쁘더라도 나는 어떤 시간을 좋아하고 누구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나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는 시간을 꼭 가지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기결정권은 생각의 자유로부터 온다

생각이 자유로운 사람이 돈(자본주의 속 생존 도구)을 소유하게 되었을 때

진정한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다


자기결정권을 가진 사람은 행복하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책정보

생각의 비밀 / 김승호, 황금사자 2015

숲속의 자본주의자 / 박혜윤, 다산초당 2021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와타나베 이타루, 더숲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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