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월급날 급여가 사라졌다.

맞벌이 저축률 50%의 비밀

by 윤담




휴직 시작하고

내게 생긴 것은 시간.


동시에 내게서 사라진 것.

매월 25일 오전이면 통장에 꼬박꼬박 찍히던 월급.



월급의 자리는 육아휴직급여가 문 드문 찍혔다.

70만 원. 육아휴직급여 신청을 깜빡하고 두 달 몰아서 신청 한 달에는 140만 원라는 숫자가.








"ㅇ아, 너는 사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사나? ㅇㅇ이가 이거 다 사도 된다 하드나."


주말에도 회사를 나가며 바빴던 맞벌이 부부 대신 부모님은 나물 김치부터 생선 같은 먹거리를 아이스박스에 종류별로 빼곡히 챙겨 서울로 직접 올라와 손녀 얼굴을 보았다. 리가 멀어 서울에 올라오실 때면 칠을 집에서 주무다. 자식네 집에 올 때 마다 새로운 물건이 보는 일이 많았는데 이건 어디서 샀는지, 얼마인지 궁금해하셨다.


결혼을 하고 쭈욱 전업주부로 살아온 시어머니.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고 매월 밀리지 않고 들어오는 월급이 익숙한 며느리. 전업주부로 매월 정해진 예산으로 살림을 하였던 시어머니는 정해진 돈 안에서 소비했다. 아낄 수 있는 것들은 노력을 해서 생활비를 남기고 모아서 어머님 본인이 사고 싶으신 예쁜 스카프나 핸드백, 어느 때는 제법 가격이 나가는 옷을 사셨던 것 같다. 시아버님이 퇴직하기 전까지는 예산 안에서 살림하면서 그 외에 사고 싶으신 것도 종종 사셨다는데 퇴직이후로는 어머님의 소비도 범위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반면 며느리는 틈만나면 인터넷 쇼핑을 했고 사고 싶은 마음을 모으고 모아서 자잘한 물건들을 구매 하면서 다음 달 급여에서 그 카드 값을 지불했다.


대체로 없어서 못 살진 않지만 모양은 예쁜, 있으면 나쁠 것 없는 작은 물건들 구경하고 사는 일을 즐겼다. 어느 날은 좋아하는 주방용품 쇼핑몰에서 일본 영화에 나온, 알루미늄 재질의 편수 냄비를 샀다. 나무 손잡이와 살짝 광이 나는 은색 겉면이 예뻤다. 나무로 만들었다는 뚜껑을 같이 사야 할 까, 이 사이즈는 너무 작을 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어느 날은 리넨 혼방 재질의 방석 세트를 구입했다. 신혼집에는 가죽 쇼파가 있었는데도. 10여 년 전에 많이 보이던 빨간색, 아이보리색 페달이 있는 철제 미니 쓰레기통터 간장 참기름 소스병. 소금 후추 양념통 세트. 냄비 받침. 등등. 어느 시기엔 무쇠 냄비와 팬에 꽂혀 르크루제와 스타우브 한참 알아보고 이걸 사느냐 마느냐 긴 시간을 고민했다. 그 시간들은 대체로 일을 하고 집에 와서 아이를 챙기고 집안살림을 마무리 다 하고 나서였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침대에 누워서 쇼핑몰을 구경했다. 팍팍한 하루를 보낸 나에게 주는 작은 보상이다.





"자기야. 우리 외벌이로는 못살겠는데? 특별히 뭐 많이 쓰는 것도 없는데 자기 월급으로 카드값을 못내. 달 마이너스야 마이너스."



늘 그런 자잘한 물건들을 사는 건 아니었고 정기적으로 아이 옷이나 내 옷, 남편 옷도 사야했다. 가격이 싼 것 위주로 사긴 했지만 아주 가끔은 값이 나가는 걸 샀다. 백화점 쇼핑은 대체로 참으며 지냈고 외식도 생각없이 하진 않았다. 맞벌이일 때 그래도 지출을 통제하고 돈을 덜 쓴다 생각했는데.. 같은 패턴의 소비 그대로 외벌이가 되어보니 남는 돈이 거의 없었다.



뭐가 문제지?


대출이자 80만 원

보험료 48만 원.

통신비 10만 원.

관리비 22만 원.

피아노 학원비 12만 원.

수학 교습소 원비 7만 원.

방과 후 1분기 15만 원.

..



고정비를 하나씩 따져보았다. 이사를 하면서 생긴 대출 이자가 제법 큰 몫을 차지하고 있었다. 외벌이가 되었고 대출이자는 늘어났다. 작은 소비를 줄이는 노력, 이왕이면 더 싼 것을 찾아 구매하는 노력까지는 하지 않았다. 사고 싶은 것이 있고 금액대가 낮다면 큰 고민없이 구매하는 패턴도 그대로였다. 휴직 전에는 그렇게 해도 수입의 5~60프로는 저축을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휴직하고 알았다.

둘이 벌 때 수입의 절반을 저축 했다면, (부부의 급여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한 사람이 일을 그만두고 면 저축을 거의 할 수 없 것이었다. 맞벌이로 수입의 절반은 저축하며 지내온 것은 스스로에 대한 위안이자 잘 하고 있단 격려의 징표였는데. 그것은 맞벌이일 때만 해당되는 사항이었을 뿐이었다.




또 하나의 의문도 생겼다.

내가 어머님처럼 사고 싶은게 있으면, 남편의 허락을 기다리면서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첫 번째 육아휴직에서 내

'경제적 관점'에서의 결론 :



복직은 무조건이다.

맞벌이는 필수.

외벌이로는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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