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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네 Aug 08. 2019

쨍한 여름 거리가 주는 영감

서울 종로


정말 무더운 여름이 한창이다. 작년보다는 덜 더운 것 같긴 하지만 별 위로가 안된다. 한낮에 거리를 걷는다면 긍정적인 사람도 속수무책일 것이다. 더위에 부채질을 하면서도 이러다가 금방 쌀쌀해져 가을이 오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다가올 것 같다.

친구와의 약속장소인 카페로 가기위해 안국역 거리를 걸었다. 바로 옆은 창덕궁이다. 일반적인 상점거리를 걷다가 멀리 고궁이 보이니 새삼 신기한 풍경이다.

구름이 너무 멋있잖아!!
블규칙한데 은근히 조화로운 주택가, 그리고 뻥뚫어주는 하늘
소나무와 돌벽. 일상에서 만난다면 기분이 매일 특별할 것 같다
바닥의 회색과 흰색의 선, 하수구 구멍?의 문양이 경쾌하다. 이 회색의 자켓이 있다면 예쁠 것 같다
길가다 마주한 작은 문. 제멋대로 세월의 흐름을 담은 색과 분위기
도시에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만든다

길을 걷다 배고픈데 마침 팟타이가 먹고 싶어 들어온 곳. 홍콩의 한 뒷골목에 있는 적당히 깔끔한 식당같은 느낌이다. 중국스러운 음악이 크게 나와 분위기를 형성한다. 홍콩에 가보지 않았지만 왠지 홍콩이 그리운 기분이 든다. 이름은 화양연화이지만 타이음식을 판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직접 가져다 준다. 첫 인상은 양이 정말 많았고, 빨리 땅콩가루를 비벼서 먹고 싶다! 라임도 골고루 짜서 비빈다. 팟타이의 면은 불지 않고 쫄깃했고 현지와 비슷한 무언가 자극적인 맛이 난다. 나에게는 음식이 너무 짰다.

상단의 진분홍과 아이보리색의 조화가 발길을 붙잡았다
겉으로 보기엔 카페인지 몰랐는데
숙녀미용실이란 작은 카페
벽지가 너무 마음에 든다
내부가 아늑하고 인테리어도 특별해서 좋다
요즘 유행하는 뉴트로, 을지로 분위기다

오랜만에 서울을 온 것이어서 전시를 보고 싶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넓고 항상 볼 게 많다. 더운데 갑자기 비가 내려 머리는 젖고 습해졌는데 쾌적한 실내에 들어오니 상쾌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박서보라는 추상화가의 작품. 사진에는 잘 담기지 않는다
이 작품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톤 다운된 레몬색과 회색의 조화
아스거 욘이라는 덴마크 작가의 전시


색감이 주는 영감은 없었지만 그 일생과 철학을 잠깐 구경한 것은 괜찮았다. 특히 아스거 욘의

“시대의 흐름을 따르되 차별화하라(Be up to date, and distinguished at the same time)”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안 걸어 본 거리를 걷다 우연히 발견한 색감과 분위기가 주는 희열.

일상 속 관광은 새로운 에너지를 준다.


동남아 저녁같은 날씨의 잠 못 이루는 밤,

티비를 틀다 우연히 나온, 한 코미디언의 건강원 아저씨가 붕어즙의 효과로 최면에 안 걸리는 표정(요즘 나의 웃음버튼, 희극인들은 정말 존경스럽다)을 떠올리며 잠을 청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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