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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Apr 18. 2022

늘 시작은 창대하고 끝은 미약했다.

딸에게 끈기를 배우다.

우리 딸이 변했어요!



엄마와 통화하면서,

최근 <브런치북 AI 클래스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10개의 글을 묶어 브런치북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너 언제부터 글을 이렇게 잘 썼어?"


"풉.. 엄마 급하게 썼고, 다시 읽어보니 부끄러워.

그냥 하나라도 시작해서 끝내 보고 싶어서."


자녀를 사심 없이 가장 전적으로 지원하고 응원할

부모라 할지라도

외무고시 시험을 준비해 보겠다고 했을 때,

그 공부를 오래 지속할 지구력이 없다며

단호하게 말린 우리 엄마다.


"딸아, 너 원래 시작은 창대하고 끝은 미약했잖아.

대견한데?"


엄마의 한 마디에 망치에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은커녕 크게 공감하며 박수를 쳤다.


"맞아 엄마, 나 웬일이래."


"딸한테 배웠나 봐. 손녀 덕에 우리 딸도 달라졌네."

 


꿈 많은 꿈나무  



스스로도 알고 있고 가장 고치고 싶은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끈기'이다.

오래 지속하는 힘, 투지 이런 것들 말이다.


유년시절 나는 예체능을 하는 사람이 될 줄 알았다.


절대음감이 있어 유치원에 다녀오면 

멜로디언으로 들은 곡을 쳤다고 한다.

천재인 줄 알고 부모님은 다섯 살이 된

1월 1일 피아노를 사주셨다.


악보 보는 것을 싫어했다.

기초 없이 되는 것이 있는가?

중도에 그만두었고, 지금도 악보를 잘 보지 못한다.

음을 알고 칠 수 있지만,

수준 있게 피아노를 치지 못한다.


미술도 좋아했다.

지역 미술대회에 나가곤 했는데,

처음엔 신나게 그리다가

마지막은 엄마에게 마무리를 부탁했다.

(울며 말이다..)


그렇게 나는 꿈은 많았고,

처음에 즐겁게 하다가도 끗발 약한

끝이 심히 미약한 아이였다.



작심삼일을 결심하다.



사실 엄마 말이 맞았다.

뭐 하나에 꽂히면 집중해서 하는 딸의 모습을 보며

배우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타고난 기질이 있어

나를 단번에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리어 아프거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사실도


이런 나를 잘 알고 있어,

나의 강점인 '시작하는 일'을 여러 번 계속하면 되겠다고 결론지었다.


늘 시작은 거창하고 끝은 초라했던 나이지만

여러 번의 시작을 통해

비록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아름다울 수 있도록


오늘도 별거 아닌 '기록'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 8:7)”


"Though thy beginning was small, yet thy latter end should greatly increase(Job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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