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아이와 소중한 기억들,
다 담을 수 없는 생각들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네이버 블로그를 하나 개설했다.
적다 보니 도움이 되었음 해서
어느 장소를 아이와 갈 때,
주차 정보가 개인적으로 참 중요했기에
여러 가지 정보를 곁들인다고
게시글 하나에 한 시간 이상 공을 들였다.
블로그 활동이 조금 아쉽다고 느끼던
작년의 오늘
'인스타그램'에서 나를 드러내지 않고도
활동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서 계정을 만들었다.
나의 본캐를 두고 부캐를 시작한 건
나의 자존감이 저 멀리 바닥에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로는 살림과 육아로 잃어버린
나를 살려내야 했고
둘째로는 엄마의 침체기로 어려웠던
딸과 남편, 우리 가족에게 활력이 필요했다.
인스타그램을 만든 해에 딸은 네 살을 맞이했고
딸이 어린이집에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나의 생각보다
딸은 엄마와의 더 진한 시간이 필요했고,
나는 다시 제자리걸음 하듯 육아에 몰입해야 했다.
잠깐 우울했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딸은 내가 필요하고, 나에게도 이 시간 딸에게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해.
이왕 이렇게 된 거 올 한 해 아이랑 진득하게 그리고 엄마도 즐겁게 보낼 수 있게 최선을 다하자."
육아가 어렵고 내 시간을 빼앗는 일로 여기며
일 년을 보냈다면,
다음 일 년은
아이와 놀이도 데이트도 하며 보낼 수 있었다.
여기에 인스타그램의 큰 공이 있었으며,
부캐로 시작한 SNS가
결국 나의 본캐를 찾아가는 여정이었음을 깨달았다.
딸과의 가정보육 생활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삶의 의욕이 돌아왔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와 애착관계가 회복되고 단단해졌다는 것이다.
아이는 엄마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그로 인해 우리 가정이 안정을 찾은 것.
그 외로는
본캐릭터인 ‘내가’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나의 많은 부분을 되돌렸다.
10년간 망설였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일단 하자.
한 번은 선입견을 버리고 들어가보자.
You never know what is going to chang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