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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Dec 13. 2021

엄마표 영어가 뭐에요?

엄마표 영어를 한다는 나에게 묻는다


엄.마.표. 


엄마표 수식어가 붙는 단어를 요즘 자주본다. 

엄마표 영어, 엄마표 미술, 엄마표 과학, 엄마표 한글, 엄마표 음악.. 검색하면 무궁무진하다. 

나의 관심이 한 몫 하겠지만 요즘 엄마들 사이에 그리고 교육시장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엄마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엄마표 무언가를 한다고 하면 깨어있는 엄마, 좀 배운 엄마, 지극정성인 엄마라는 인식을 주기도 하고, 해주지 못해 자책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아는 분야도 아닌데 내가 해도 되는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면서 말이다. 


 내가 구매한 엄마표 관련 서적들 (몇 권 더 있지만)



엄마표는 누가 처음 썼을까?  


어느 날 자유부인의 자격으로 일룸에서 운영하는 엄마의 서재란 곳에 들렀다. 엄마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어서인지 엄마들이 관심 가질만한 책이 많았는데, 그 곳에서 처음으로 "엄마표"를 만났다. 운명이었는지 모르지만 내가 발견한 "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 책의 저자 새벽달님은 영어 교육 사이트 쑥쑥닷컴이란 곳에서 처음으로 "엄마표 영어"라는 표현을 한 분이었다. 그 분의 17년을 한 책으로 담긴 어렵겠지만 두 자녀를 향한 애정어린 사랑과 가르침이 기록되어 있었다. 


어쩌면 나도 아이가 태어나면 영어 환경을 만들어 주리라 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영어학 수업에서 수없이 들었던 노암 촘스키(Noam Chomsky)의 결정적 시기 이론(The Critical Period Hypothesis)이 뇌리에 각인되어 있었다. 그가 주장하는 가설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뇌 속에 언어습득장치를 갖고 태어나는데 "결정적 시기"에 언어가 노출되어야 완벽한 언어를 구사한다는 것이다. 



어느 날, 아이가 영어그림책을 거부했다. 


결국 가물가물한 기억속의 언어학 이론과 내가 영어를 배운 경험을 가지고 아이에게 영어를 하기 시작했다. 돌이 안된 아가에게 영어책을 빌려와 읽어주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반응이 없는 아가에게 끊임없이 하기엔 인내가 부족했다. 


아이는 어느순간부터 모국어와 외국어를 구분했고 본인이 알아듣기 어려운 영어를 할 때면 "엄마 한국말, 한국말" 하기 시작했다. 영어그림책을 은근슬쩍 골라 읽으려고 하면 한글책을 갖고 오기도 했다. 거부하는 것을 억지로 할 생각이 없었기에 결정적 시기라는 세 살에는 영어 노출을 많이 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디즈니 공주 영상만 실컷 본 것 외에는..



엄마표 영어는 계속 진행중이었다. 


사실 우리집 엄마표 영어는 대단한게 없다. 


우리 부부는 종종 영어로 대화한다. 아이가 알아듣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었는데, 누군가 부부의 은어가 영어냐고 물어 크게 웃었던 기억이 있다. 생각해보니 은어가 맞았다. 남편은 지금까지도 퇴근하고 와서 묻는다. "Did she take a nap?" 낮잠은 잤는지 오늘은 언제 아이가 잠들지 추측하기 위한 질문이다. 그 외에도 아이에 대해 이야기 할 때가 많지 않은가. 우리는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영어로 대화했다. 


이 것도 영어 노출이라면 영어 노출이다. 언젠가부터 딸이 우리의 대화를 알아듣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영어를 구사하진 않았지만 그럴듯한 억양(intonation)으로 따라하거나 중얼거렸다. 


"나도 영어 좋아해" "나도 영어할 수 있어" "나도 영어책 읽을거야" 이런 이야기도 종종 하기 시작했다. 



엄마의 시각에서 본 엄마표 영어 


결국 엄마표 영어는 영어 교육의 장을 집으로 제한하기보다 자녀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양육자가 아이의 성향과 발달 과정을 고려해서 함께 영어를 습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아이와 비교는 금물이다. 비교하지 않기 위해 엄마표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녀와의 애착과 신뢰가 먼저 건강하게 형성되어야 한다. 이유없는 거부란 없다. 거부한다면 천천히 가는 것을 추천한다. 엄마표를 총정리한다면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하는 내 자녀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은 양육자의 바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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