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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Dec 14. 2020

이제훈 "'도굴' 시즌2, 영화 시리즈는 배우로서 꿈"

제공=CJ엔터테인먼트

다음 내용은 12월 12일에 나온 인터뷰 기사입니다.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도굴’ 시즌2 나오면 무조건 촬영하고 싶어요”


‘이제훈이 이런 영화를 찍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 ‘도굴’(감독 박정배)에서 이제훈의 모습은 가볍고 밝아졌다. 그의 전작 ‘사냥의 시간’과 ‘아이 캔 스피크’, ‘시그널’에서 보여준 묵직한 연기에 비하면 한없이 가벼운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영화 ‘도굴’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그는 “예전에는 진중하고 차분하며 말 수도 없고, 누가 말을 걸어주면 얘기하는 스타일이었다. 연기할 때도 제 안에 갇혀서 제 연기에 대한 부분에 깊게 빠져있었다면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도굴’을 촬영하는 데 있어서 연기 잘하는 건 당연하고 현장의 분위기를 같이 으쌰으쌰하며 만들려는 마음이 더 커진 거 같다. 배우들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스텝들과 같이 지치고 힘든 순간이 있는데, 오히려 제가 스탭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싶은 부분이 생기더라. 제가 연기를 잘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마련해준 스탭들이 감사하고 고맙다. 그들 없이 저는 연기를 할 수 없는 사람이다 보니 제가 그들에게 에너지를 더 줘야 하는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활발해졌고, 앞으로도 그럴 거 같다. 한편으로 주연배우로서 의무가 아닐까 생각도 된다”고 성격이 변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제훈은 유독 대사가 많은 강동구를 연기하면서 촬영 전에는 걱정과 우려스러움이 있었지만 촬영에 들어간 후에는 부담이 없었다고 한다. “이야기가 촘촘하기도 하고 강동구의 캐릭터가 정보전달을 하기도 하면서 인물들 관계에서 티키타카로 주고받는 게 많다 보니 대사량이 정말 많았어요. 그런데 촬영하면서 대사를 하는데 제가 신나서 즐기고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대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걱정과 고민도 많고, 어떤 선택을 할지 고심을 할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흐름에 맡겨서 신나게 놀면서 떠들어대고 표현했어요. 그리고 대사량은 많지만 NG는 별로 없었어요. 흐름에 맡기며 하다가 중간에 대사가 덜거럭 거리면 제가 대사를 지어내면서 애드립을 하더라고요. 이때 강동구처럼 제가 사기꾼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웃음) 원래 저는 데뷔를 하고 필모그래피를 쌓는 과정에서 연기하면서 애드립을 선호하는 배우도 아니었어요. 상황 속에 주어진 대사를 알맞게 하기를 바라고 의미가 잘 전달되어지길 바라며 촬영을 했는데, 이번에 오락적으로 재미를 주고 즐길 수 있는 작품에서 제가 더 덧붙여서 보여줄 수 있다고 느끼며 스스로 재밌어하고 즐기고 있다고 생각됐어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이렇게 해도 좋을 거 같더라고요. 여태 킬링 타임 무비는 잘 안 찍었는데, 선택의 폭이 넓혀진 계기가 됐어요.”


영화 ‘도굴’을 시나리오로 봤을 때와 영화로 봤을 때 느낌을 묻자 그는 “이 작품을 봤을 때 기승전결이 잘 이어져있고 납득할 부분이 순조롭게 풀려가서 출연 선택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각자 하는 게 분명하다 보니 어떤 배우들이 와서 연기할까가 제일 궁금했는데 훌륭한 배우들과 앙상블을 이뤄서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한편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우리나라 문화재와 도굴을 하는 상황을 표현하는데 미술적인 부분이 잘 구현이 될까가 우려스러웠다. 이건 제가 노력할 부분은 아니니까 잘 만들 수 있을까 걱정됐는데 현장에 올 때마다 놀란 게 실제로 그 현장과 문화재를 보는 기분이 들어서 의심의 여지없이 거기서도 놀면서 촬영했다. 영화의 주인공이 배우일 수 있지만 ‘도굴’에서는 실제적인 공간과 미술세팅이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잘 구현해내서 잘 보여질 수 있었다는 게 고무적이기도 하며 관객들이 의심의 여지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됐다”고 현장의 세팅을 칭찬했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앞서 이번 영화를 통해서 성격이 바뀌었다는 이제훈은 강동구 캐릭터한테 끌린 점은 무엇일까.


“범죄 오락물에 대한 장르를 처음 접하면서 강동구가 수다스럽고 사람들을 들었다 놨다하는 게 있었어요. 이 친구가 말하는 게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심하게 되고 계속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매력이 컸던 거 같아요. 싱크로율은 냉정하게 따지면 저에게 이런 부분은 없어요. 너스레를 떨며 넉살좋게 사람들 앞에서 실없는 소리하는 스타일이 아니죠. 그런데 강동구스럽게 하다 보니 그런 모습을 일상생활에서도 보여주더라요. 저를 오래 봐온 친구들은 초,중학교 때 모습을 보는 거 같다고 해서 흥미로웠어요. 고등학교 지나면서 성숙해졌다고 해야 하나, 얌전해졌는데 다시금 끼를 부리는 걸 보여주니까 재미있었대요.”


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제훈은 도굴꾼으로 변신하는 과정으로 수염을 길러 여태 깔끔한 캐릭터의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수염은 일부러 길렀냐”는 질문에 그는 “마음에 안 드시죠?”라며 웃어보였다. 이어 “이게 되게 호불호가 갈리더라. 현대물을 나올 때 깔끔하게 나오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배우로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고 변신까지는 아니지만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사극에서는 수염을 붙이지만 현대물에선 수염을 기르는 게 없었는데 도굴꾼이라는 이미지로 지저분하고 머리도 잘 안감을 거 같은 내추럴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가도 선뜻 시도를 못하고 있었다. 이 부분을 깨준 게 ‘도굴’의 분장팀 이진영 실장님께서 괜찮다고 잘 어울린다고 용기를 주셔서 수염을 기르고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제가 피부가 하얘서 어둡게 태닝도 하고 분장도 하고 수염도 기르면서 ‘이런 모습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구나’ 반응도 궁금하고 이후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를 찍으면서 여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 호불호 나뉘어지려나? (웃음) 촬영하는 기간에는 수염을 유지해야하니까 주위사람들이 저를 지저분하게 본 게 기억이 난다”며 유쾌하게 전했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도굴’은 우리나라 문화재를 다루는 신선한 소재이지만 케이퍼 무비로 뻔한 범죄 오락 영화의 단점도 갖고 있다. 이제훈은 이에 대해 “소재에 매료됐고, 강남 한복판에 있는 선릉은 누구나 볼 수 있고 지나가는 자리인데, 그곳에 우리 선조가 남겨준 유물이 숨겨져 있고 그걸 털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도굴이라는 단어가 누구나 뜻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도굴이라는 말을 쓰지 않지 않나. 그 소재로 이야기를 펼친다는 게 볼만한 가치가 있는 매력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또 이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무궁무진하게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제작진들끼리 다음 작품에 이야기를 펼친다면 ‘오구라 컬렉션을 되찾아오자’. ‘바닷속에 보물선이 잠겼는데, 해저탐험을 해서 발견해서 가져오자’는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저는 개인적으로 해외를 돌아다니다 보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가는 걸 좋아하는데 우리의 작품이 해외 전시장 코너 한 편에 마련 되어있는 걸 좋아하고 자긍심을 느끼며 기뻐했다. 한편으로는 우리 문화재들을 환수해야하는 노력들이 많은데 영화적으로 ‘도굴’이라는 작품이 해외에 있는 문화재를 우리나라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끔 역할을 하는 이야기를 펼칠 수 있게 하면 재미있겠다는 상상을 해봤다”고 밝혔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제훈은 극에서 진회장이 수장고에 문화재를 모으는 것처럼 컬렉션을 하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모으는 건 아닌데 보고 듣는 부분에 있어서는 영화 DVD를 사고,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안듣고 좋은 앨범이 있으면 사서 듣는다. 하나하나 쌓여가고 있는데 이걸 멈추지는 않을 거 같다. 팬들이 LP를 선물해줘서 LP로 음악 듣는 게 운치있고 낭만있다. 컬렉션이 나름은 채워질 거 같다. 최근에 산 DVD는 영화 ‘위플래쉬’인데 극장에서 세 번이나 봤다. DVD를 보는 이유로 제작영상이나 코멘터리 보는 걸 좋아한다. 관심 있는 감독이나 배우가 있으면 만든 과정을 보고 듣고 싶어한다”고 답했다. 이어 ‘도굴’의 코멘터리를 찍는다며 꼭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또 찍고 싶다, 또 만나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 내려 가고 싶다”며 “시즌2를 한다면 무조건 출연하고 싶다. 영화로 시리즈를 만들어 나가는 건 배우의 꿈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굴’은 관객 수 143만 명을 기록했으며 현재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https://www.anewsa.com/detail.php?number=230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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