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수정 기자 Feb 12. 2021

[리뷰] 김선호, 연극 '얼음'으로 관객 장악

[리뷰] 김선호, 연극 '얼음'으로 관객 장악…'압도적 연기' 선보여

제공=장차, 파크컴퍼니


다음은 2월 10일에 나간 리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연극 '얼음'이 배우 김선호의 무대 복귀작으로 화제를 일으킨 가운데 그의 압도적인 연기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해 겨울,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스타트업'(극본 박혜련)의 작품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은 사람은 단연코 김선호였다. 김선호가 연기한 '한지평' 앓이를 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며 심지어 여자 주인공인 수지와 서브 남자 주인공인 김선호의 러브 라인을 바란 사람들도 있었다. 


김선호의 유명세가 높아지면서 그의 과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바로 그가 '대학로의 아이돌'이었다는 것. 그는 연극 '옥탑방 고양이' '뉴 보잉보잉' '클로저' 등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며 퇴근하는 길에 팬들과 다정한 '남친짤'을 찍어주며 '퇴근길 남친'으로 유명했다. 이를 '스타트업'이 끝나고 안 시청자들은 "무대 위의 김선호 나만 못봤네" "다시 공연을 해주길 바란다"며 그의 무대 차기작을 기다렸다. 그리고 김선호는 1년 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연극 '얼음'은 2016년 초연 이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왔으며, 부드러워 보이지만 냉혈한 성격의 '형사 1'에 정웅인, 이철민, 박호산이 연기하며 거칠어 보이는 외형과 달리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형사 2'는 이창용, 신성민, 김선호가 맡았다. 


연극 '얼음'은 3인극 같은 2인극으로 잔인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열여덟살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다.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웰컴 투 동막골'의 장진 감독만의 기발한 상상력과 촘촘한 이야기 구성으로 100분이 채워졌다.


제공=장차, 파크컴퍼니


본지가 연극 '얼음'을 보러간 날의 캐스팅은 '형사 1'의 박호산, '형사 2'의 김선호였다. 두 배우 모두 무대와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는 배우로 기대감이 높았다. 


경찰서 취조실로 꾸며진 무대는 관객이 마치 취조실 건너편의 반거울 뒤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극이 시작하고 '형사 1' 박호산이 무대에 올라 누군가에게 말을 건다. 바로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열여덟살의 '혁'이다. 실제로 의자 위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다. 하지만 배우들은 그 '혁'를 계속 취조한다. 관객이 상상하는 '혁'이는 왜소할 수도 있고, 단정한 차림의 잘자란 아이가 될 수 있다. 우리가 '혁'이를 어떻게 상상하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


잠시 후에 '형사 2'의 김선호가 무대에 오른다. 무대 위의 그를 기다려서 그런지 그를 보자마자 마스크 속에서 미소가 지어졌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이내 '혁'이를 강하게 취조하는 '형사 2' 김선호의 모습에 몰입이 되어 극에 다시금 빠지게 된다. 


연극 '얼음'은 형사 1, 2가 "머리랑 다리를 찾아야 하는데" "혁아, 누나 머리 어디있니?"라는 대사를 던질 때 이 사건이 잔인한 토막 살인 사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대에는 한 개의 책상과 형사가 앉는 의자와 혁이가 앉아있을 거라고 상상되는 빈 의자, 냉장고 정도만 놓여있다. 또한 별다른 무대 효과도 없어서 관객들은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올 만한 살인 사건 취조 현장을 함께 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서 과연 '혁'이가 죽인 게 맞을까 의심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함께 따라간다.


어두운 극일 거라고 예상되지만 중간 중간에 '형사 2'가 아이스 믹스 커피를 만들어 마실 때 뜨거운 물 다음에 얼음을 넣고 그 다음에 믹스 커피를 넣어 '형사 1'이 뜨거운 물로 커피를 녹여야 한다고 한 소리를 하게 만드는 등 장진 감독스러운 웃음 요소도 숨어있다.


극을 보고 나오면 왜 제목이 '얼음'일까 생각하게 된다. 장진 감독의 '얼음'의 의미도 있겠지만, 얼음은 영하의 기온에서 온전한 모습을 갖고 있고 상온에서는 점점 녹아 물이 되어 사라진다. 형사가 사건을 해결해나갈 때 마음은 뜨겁지만 머리만큼은 차갑고 이성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얼음이라는 진실이 물이 되어 사라지기 전에 누구보다 차갑고 냉철하게 다가가야 진실을 찾을 수 있지 않나 짐작해본다.


제공=장차, 파크컴퍼니


김선호의 1년 만의 무대 복귀작 '얼음'은 단연 그의 연기를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의 남성미 넘치는 거친 모습과 진지한 극 분위기에서 그의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는 포인트도 있다. 문제는 티켓팅이다. 코로나 2.5단계로 좌석도 제한되어 있는데 매진 행렬로 인해 티켓이 없다. 과연 무대 위의 김선호의 모습을 보는 행운의 승자는 누구일까. 


연극 '얼음'은 3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47809


매거진의 이전글 "홍광호가 홍광호했다!" 전석 기립의 '맨오브라만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