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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Apr 10. 2021

[인터뷰②] 김아영-최석진 "우리 이야기의 장르는"

제공=(주)연극열전


다음은 3월 15일에 나온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Q. ‘인사이드 윌리엄’처럼 혹시 재기발랄한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아영- "우리 쪼꼬(반려견)가 SNS를 할 거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제가 나가 있을 때 집에서 티비를 본다거나 아이패드로 자기만의 SNS를 하지 않을까 싶다."


석진 – "저는 역사 덕후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어디로 들어가 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한 적 있다. 최근에는 ‘위화도 회군의 현장에서 만약에 제가 이성계 장군을 만나서 그의 선택을 바꿀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봤다. 역사만큼 IF(만약)가 재미있는 게 없다."


Q. 연기할 때 캐릭터에 다가가는 방법은 어떤가.


아영 – "‘그 캐릭터가 내가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는 친구라면’이라는 생각한다. 친구를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다가간다. 캐릭터가 다 김아영처럼 생각할 수 없으니까 마지막에 캐릭터가 가지려는 폼을 입으려고 한다. 캐릭터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고 이 사람을 연기하려면 어떤 폼이 있어야 할까 생각한다. 대부분은 어마 무시한 연민이 생긴다. ‘인사이드 윌리엄’에서는 셰익스피어와 세 명의 캐릭터도 제가 창조한 거니까 굉장한 연민이 생겨서 자꾸 눈물이 나고 특히 각자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자기 거를 찾아갈 때 눈물이 난다. 연출님 디렉이기도 했지만 ‘로미오 타임’은 로미오가 하고 싶었던 거라 정극연기처럼 해달라고 했는데 석진이가 지금 너무 잘한다. 이걸 연기하는 스토리 자체도 마음을 울리지만 연기하는 로미오가 너무 뭉클하고 울컥하다. 네 캐릭터에 연민과 사랑이 넘친 상태이다."


석진 – "저는 반대로 연습할 때 힘들었다. 확신도 없다 보니 연기에서 이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아마 뭔가를 해내고 있는 최석진으로 보였을 거다. 그래서 아영 누나한테 “나 괜찮아?”라는 걸 많이 물어봤다. “지금 네가 하는 역할이 세계 최초로 하고 있는 거다. 네가 하고 있는 게 맞는 거다”라고 해줘서 ‘그래~ 내가 하자!’라고 마음먹으니 정리된 애드립도 계속 나오게 되고 대사를 변주하고 싶은 것도 생겼다. ‘누가 뭐래도 내가 로미오야’라는 마음으로 어느 순간 그렇게 접근을 했더니 확신이 생겼다."

제공=(주)연극열전

Q. 나의 이야기를 쓴다면 장르는 어떨 거 같나? 내 인생에선 내가 주인공인데 특별 출연으로 나왔으면 하는 사람은.


아영 – "로맨틱 코미디인데 로맨틱이 없어서 코미디다. (웃음) 좋아하는 영화 장르는 드라마로 잔잔한 걸 좋아한다. 인생에 기복이 있는 걸 무서워하나? 늘 평탄하게 살고 싶은 거 같고, 누가 언제가 행복하냐고 물으면 지금이 제일 행복하고 쭉 이렇게 살고 싶다고 답한다. 그리고 저희 부모님이 끼가 넘치신다. 특별 출연으로는 주변 사람들이 다 나왔으면 좋겠다."


석진 – "저의 인생 장르는 애니메이션이다. 일본의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최근에 한 사진을 봤다. 지금 제가 걷고 있는데 람보르기니 한 대가 서서 10억을 줄테니 같이 가자고 하는 것보다 루피가 같이 가자고 할 때 파괴력이 엄청나다고 하더라.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애니메이션 같은 장르였으면 좋겠다. 특별출연으로는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하울이 찾아와서 지금 당장 뛰어야한다고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저는 일단 극장에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하울과 함께 달리고 싶다."


Q. ‘달라진 장르‘처럼 인생의 변곡점이 된 순간은.


석진 – "이번 ‘인사이드 윌리엄’으로 인해서 연락이 많이 왔다. 제 고민이 헛된 고민이 아니었던 거 같고, 결과의 피드백이 빨리 그리고 많이 온 작품인 거 같다."


아영 – "더 젊었을 때는 변곡점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특별한 일이라는 건 없는 거 같다. 일상이 켜켜이 쌓여서 저를 만든 거지 한순간이 저를 각성하게 만든 거 같았지만 몇 달 지나면 그게 아니더라. 어렸을 때는 변곡점을 물으면 생각이 난 거 같지만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서 윌리엄 마음이 이해된다. 제가 제자들이랑 동생들에게 하는 말러 “내가 상처받거나 힘들어하는 시간이 없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줄어드는 거 같다”고 했었다. 늘 나답되 일관성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제공=(주)연극열전

Q. ‘인사이드 윌리엄’ 후반부에 나오는 대사로 “우리 이야기를 안 좋아하면 어쩌지?”라는 말이 배우들한테도 적용될 거 같은데, ‘내 연기를 안 좋아하면 어쩌지?’ 하고 고민했던 순간이 있을 거 같다.


아영 – "저는 배우라면 당연히 노래와 연기를 잘 해야 하고 무조건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험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더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잘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여유 있고 편안한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배우는 매력이 있어야하는 존재로 자신의 연기에 여유가 있어야 하는 거 같다."


석진 –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들을 관객들이 이해했으면 좋겠지만 공감을 못 하실 수 있다. 관객의 평도 중요하지만 제가 애초에 세워놨던 캐릭터가 다 무너지면 안 되는 거 같다. 전 무대에서 상대 배우에게 정확히 말을 하는 거고 우리 둘이 얘기하는 게 아니라 이걸 듣는 사람이 있으니 목소리 볼륨을 키고 행동을 크게 해서 알아차리게 해주는 거 같다."


Q. 오늘의 한 페이지는 어떻게 작성될 거 같은가.


아영 – "석진이와 애니메이션 취향이 같다는 걸 깨닫고 더 호감이 생겼다. 역시 좋은 아이였다."


석진 – "아침에 나올 때부터 그렇고 봄이 왔다. 산뜻한 느낌이 들더라. 코트를 일 년에 두세 번 밖에 안 입고 늘 트레이닝 바지를 입는데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슬랙스에 코트를 입었다."

제공=(주)연극열전

Q. 요즘 내 생활의 소소한 행복은.


아영 –"김밥 맛집에서 김밥을 사고 저의 집 ‘마당 포차’에 앉아서 소풍 온 거처럼 앉아 있는다. 반대편 뷰를 보며 커피 마시고는데 제일 행복하다. 심지어 ‘나 너무 행복해서 죽겠는데?’라고 생각했다."


석진 – "와인에 빠져서 집 베란다에서 혼자 와인 한잔하는 게 기분이 좋다."


Q. 각자의 캐릭터에게 한마디 하자면.


아영 – "너 ‘맥베스’도 대박난다? 몰랐지!?"


석진 – "네 덕에 최석진 대박 났다. 주인공만 하고 싶은 게 나쁜 건 아니야."


최석진은 인터뷰 내내 질문을 듣고 한참 생각하는 시간이 길었는데 “중고신인이라며 어렵기 이 자리에 올라와서 조심히 말해야 한다며” 웃으며 말했지만 자신의 생각이 다르게 전달될까봐 굉장히 조심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김아영은 든든한 누나로서 최석진의 생각이 왜곡되지 않게 조율하며 그를 이끌어 내는 면모를 보였다. 진지하다가도 유쾌한 분위기로 인터뷰 시간을 마무리한 김아영과 최석진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극장을 향했다.


한편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은 최호중, 김아영, 주민진, 최석진, 김바다, 임준혁, 유리아, 한재아가 연기하며 4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6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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