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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Apr 11. 2021

[인터뷰②] 김바다-한재아 "이건 그냥 나의 이야기"

[인터뷰②] 김바다-한재아"'인사이드 윌리엄', 이건 그냥 나의 이야기"

제공=(주)연극열전

다음은 3월 17일에 나온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다음 내용은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Q.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에서 와 닿았던 대사는.


바다 – "대본 읽을 때 어떤 대사에 꽂혀서 ‘이걸 심으려고 이 캐릭터를 만났나?’ 싶을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사는지가 중요하다”가 저에게 질문하는 거 같았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가 몰랐던 대사는 아니었지만 유독 이번에 이 대사가 와닿았다. 제가 너무 목적만 바라보고 사는 건 아니었는지, 어떻게 사느냐에 대해서 간과하고 살았던 거 같아서 부끄러웠다."


재아 – "제 대사는 아닌데 마지막에 “우리 이야기가 마음에 안 들면 어떡하지?” “그럼 그렇게 생각해요. 환상에 사로잡혀 잠시 꿈을 꾼 거라고. 우리 이야기는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고” 이 대사를 들을 때 눈물이 날 거 같다. 그 상황에 맞아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계획을 짜는데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지 않나. 위 대사에서 위로를 얻는 거 같아서 확 와 닿았다. 저는 저를 다 오픈하는 사람이 아닌데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클레어를 연구하면서 ‘너 이렇게 살아도 돼’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너무 틀 안에 갇혀서 살았구나’를 느꼈다. 연습할 때도 ‘내가 이렇게 연기하고 행동했을 때 어떻게 생각할까?’ 눈치를 많이 봤는데 전 작과 이번 작품을 통해서 눈치 보지 않고 나답게 살아야겠다고 깨닫고 있다."


Q. 방금 한재아 배우가 말한 대사가 배우들한테도 적용될 거 같은데, ‘내 연기를 안 좋아하면 어쩌지?’ 하고 고민했던 순간이 있을 거 같다.


재아 – "저를 객관적으로 본다고 생각해서 제가 하는 게 마음에 들었던 적이 없고 저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스스로 잘 안다. 남들 마음에는 다 들 수는 없고 호불호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늘 인지하고 있는 거 같다. 안주하는 편은 아니다."


바다 – "이게 어려운 거 같다. 안주하는 것과 나 자신을 스스로 지지하고 보듬어주는 게 종이 한 장 차이와 같다. 매일 평가 받는 직업이다 보니 객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소화시키고 다시 나아가지만 이런 과정을 누구나 겪는 거 같다. 그런데 제가 잘한 건 잘했다고 생각하고 인정하는 게 어렵더라, 안주하는 거처럼 느껴질까 봐. 늘 겪는 일이지만 거절에 대한 상처도 어렵고 컨택이 안될 수도 있다. 지금도 매체 오디션을 보면 어렵다. 제가 어느 부분이 부족했는지도 생각하지만 적당히 의연해질 필요는 있는 거 같다."

제공=(주)연극열전

Q. ‘달라진 장르’처럼 내 인생에서 변곡점이 된 순간은.


바다 – "지금 생각나는 건 앞자리 수가 3으로 바뀐 해의 1월에 유럽으로 여행을 갔는데 ‘여행은 시간이 났을 때 가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다. 휴양하고 쉬는 것도 좋지만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을 보는 게 충격이었다. 런던에서 나이가 많이 차이 나는 여자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분은 이탈리아 작은 지방에서 태어나서 대학교 졸업을 하고도 계속 그곳에서 살았다고 하더라. 부모님 두 분 다 몸이 불편해서 케어하느라 그 나이까지 그곳을 벗어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다 그분 생일 때 부모님께서 돈을 주면서 “지금부터는 집으로 돌아오지 마. 너를 위한 삶을 살아”라고 하셨단다. 두 분은 이미 나라에서 앞으로 케어 받을 거를 다 신청해놨기 때문에 “이 돈을 가지고 너를 위해 살라”는 말을 듣고 지구본 돌려서 찍고 온 나라라고 했다. 나를 위한 삶이 어떤 삶인지 알려면 다양한 걸 보고 경험하라고 해서 자기는 지금 한 살이라고 하더라. 저는 이때도 고민이 많았다. ‘지금 여행 가는 게 맞나, 한 작품이라도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싶었는데 그분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게 될지 모르겠다고 앞으로 이곳저곳 많이 다녀볼 거라고 하는데 많이 와 닿았다."


재아 – "진로를 결정할 때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집에 대한 반항도 있었다. 제가 성악과를 나왔는데 집에서는 클래식을 하라고 했다. 어릴 때 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부모님께서 반대하셨다. 제가 처음 봤던 뮤지컬이 ‘맨 오브 라만차’였는데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줬다. 그때 제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클래식 쪽으로 자연스럽게 갔을 텐데 그때부터 뮤지컬 배우를 준비하고 살았다. 그리고 저도 여행을 좋아하고 일 년에 한두 번은 무조건 갔었는데 항상 친구나 부모님이랑 가다가 처음으로 혼자 비행기를 타고 간 적이 있다. 유럽에서 유학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간 거긴 하지만 혼자 비행기를 타고 떠난 것은 처음이었다. 그때 친구랑 유럽을 여행했는데 포르투갈 다리 밑에서 버스킹을 하더라. ‘여기서 내가 노래를 하면 뭔가 깰 수 있겠다’싶어서 혼자 디즈니 OST 몇 곡을 불렀다. 그리고 무대에 오를 때 ‘거기서도 내가 이렇게 했는데!’라며 스스로 외치는데 그날의 기분을 잊을 수 없다."

제공=(주)연극열전

Q. 내 인생의 장르는 어떻고 특별 게스트로 나와 줬으면 하는 사람이 있나.


바다 – "장르가 계속 바뀌었으면 좋겠다.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가 유일하게 제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작품이다. 나중에 나이 들어가면서 계속 보고 싶은 작품이다. 그런 의미로 노희경 작가님이나 ‘미나리’의 윤여정 선생님도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윤여정 선생님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착화되는 생각이 있을 수 있는데 다양성을 존중하고 도전하시는 게 멋지시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님은 늘 마음에 있었는데 제가 하는 연극 ‘오펀스’를 보러 오셨다. 끝나고 배우들과 뒤풀이 자리에서 뵀을 때 정말 꿈같았는데 현장에서 뵙고 싶다. 여담인데 그날 (김)도빈이 형은 봉준호 감독님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입시 연기하는 줄 알았다. 한 사람을 위한 연기를 하더라. (웃음) 봉준호 감독님이 ‘기생충’ 상 받고 한국에 도착한 날에 공연을 보러 오셔서 정말 놀랐다. 음식점 점원이 감독님을 보고 주저앉았던 게 기억난다."


재아 – "저는 성장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스페셜 게스트라고 하니까 배우 김태리 씨를 되게 좋아한다. 목소리나 연기도 좋아하는데 동경하는 배우다."

제공=(주)연극열전

Q. 오늘의 한 페이지를 작성한다면.


바다 -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하루였다. 이런 인터뷰는 늘 좋다."


재아 – "(주)민진 오빠와의 첫 공이니까 떨리고 재미있을 거 같다."


Q. 각자 캐릭터에게 한마디 하자면.


바다 – "오늘 웃지 마라."


재아 – "저도 이 말을 받고 덧붙여서 고맙다. 지금 저에게 딱 맞는 캐릭터를 만난 거 같다. 나답게 살 필요가 있고 너 덕분에 좀 더 나다운데 뭔지 생각한 거 같다."


대화다운 대화를 한 거 같다고 말한 김바다 배우의 말처럼 정해진 틀의 묻고 답하기의 인터뷰가 아닌 작품에 대한 생각을 서로 주고받은 꽉 찬 시간이었다. 1년 만에 무대에 온 김바다 배우는 반가웠고, 신인여자상의 무게를 견디며 무대에 오르고 있는 한재아 배우는 기특했다.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은 동화 같은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으며 4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6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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