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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Apr 24. 2021

[인터뷰] 송광일"'알앤제이' 장인이요? 너무 좋죠!"


제공=쇼노트


다음은 4월 5일에 나온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연극 ‘알앤제이(R&J)’(제작 쇼노트)가 세 번째 시즌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배우 송광일은 ‘알앤제이’의 2018년 7월 한국 초연에서 ‘학생 4’역으로 연기하며 2019년 6월 재연과 2021년 2월 삼연까지 함께해 일명 ‘알앤제이 장인’으로 불리고 있다.


연극 '알앤제이'는 엄격한 가톨릭 학교를 배경으로, 금서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탐독하며 위험한 일탈의 게임에 빠져드는 학생 네 명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의 매력으로 무대 양면을 둘러싼 객석으로 관객은 극에 더 몰입해 빠져들 게 만든다.


지난달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 근처 카페에서 송광일을 만나 ‘알앤제이’에 대한 그의 애정을 엿보았다. 그는 ‘알앤제이’를 매 시즌 함께 해오는 것에 대해 “이 작품을 워낙 좋아하고 초연 때 대본에 매력을 느껴서 바로 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저의 마지막 ‘알앤제이’가 되지 않을까 한다. 제작사에서 ‘알앤제이’가 삼연으로 올라온다고 할 때 이미 공연을 했던 사람이 함께하면 새로운 캐스팅의 배우들과 함께 빨리 방향을 잡을 수 있으니까 이번에도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제공=쇼노트

송광일은 극 중 극에서 ‘티볼트’ ‘유모’ ‘발사자’로 분하는 ‘학생 4’역으로 “모든 캐릭터가 다 매력이 있지만 ‘학생 4’를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좋은 점은 희로애락이 있다. 초반에 재미있는 역할도 하지만 반전도 보여줄 수 있어서 연기하면서 재미있다”며 “제가 이번 삼연에서 줄리엣을 시켜달라고 했지만 연출님께서 웃고 넘어가셨다”고 말하며 아쉬운 웃음을 보였다.


연극 ‘알앤제이’는 지난 시즌에 ‘2019 예술통합전산망(KOPIS)’ 연극 부문 유료관객예매율 연간 1위를 기록하고 올해도 거의 매 회차 매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송광일은 “지금까지 사랑을 많이 받아왔는데 제가 생각했을 땐 ‘알앤제이’가 네 명의 학생으로 시작해서 극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관객이 저희와 함께 극을 같이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연극 150분이면 긴 공연 시간인데, 학생들이 금서를 몰래 들여 볼 때 같이 책을 펼치고 가벼운 말들보다 셰익스피어의 단어와 비유가 풍부하다 보니 아날로그적인 감성에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또박또박 전했다.

제공=쇼노트

송광일은 ‘알앤제이’와 삼연까지 같이 하고 있지만 새로운 점을 느끼는 게 있다고 했다. 그는 “공연을 재연 이상하면 암묵적으로 했던 대로 하는 경향도 있고 이미 해봤기 때문에 연습 기간도 짧아지는데 새로운 캐스팅의 배우들이 들어오면 그들이 하는 질문에 대답해주고 함께 공유하다가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게 있더라”며 “초, 재연에서는 저의 역할은 유모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저는 거의 학생이라고 생각한다. 1막 마지막에 학생 4가 맡은 역할의 상황을 벗어던지고 연기하는 게 있는데 이때 주어진 역할은 있지만 학생으로 어떻게 해석해서 하느냐가 더 중요한 거 같다고 느꼈다”고 언급했다.


앞서 전했듯 연극 ‘알앤제이’의 매력 중 하나는 무대 양면을 감싸는 객석이다. 송광일은 무대에 관한 재미난 에피소드로 초연 때를 꼽았다. “초연할 때 마이크를 찰까 말까 이야기를 하다가 극장 와서 런을 도는데 연극배우 출신들은 마이크 안 차도 된다고 했지만 런이 끝나자마자 연출님이 “마이크 찰게요!”라고 하셨어요. (웃음) 무대가 가운데 있다 보니 저희가 마이크를 차지 않으면 소리가 다 흡수가 돼서 들리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무대가 중심에 있고 양쪽에 관객이 있어서 마당놀이처럼 같이하는 거 같은 느낌이 있고 공간이 주는 느낌이 크죠. 공간이 주는 아름다움과 비밀스러움이 ‘알앤제이’와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그는 ‘알앤제이’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로 ‘학생 2, 줄리엣’의 대사를 꼽으며 “장미의 이름을 뭐라고 부르든 장미의 향기는 변하지 않아요”를 읊었다. 이어 “누가 어떻게 부르든 그 사람의 본질을 보자는 말이 와닿더라. 셰익스피어는 정말 대단한 거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제공=쇼노트

연극 ‘알앤제이’는 배우들 사이에서 하고 나면 살이 빠지는 극으로 그 정도로 감정과 체력 소모가 큰 작품이라고 한다. 이에 송광일은 “초연과 재연 때는 공연이 끝나고 집에 가서 야식을 먹고 자도 살이 빠지던 작품이었다. 그런데 코로나 시국이라 집과 공연장만 왔다 갔다 해서 그런지 이번 시즌은 부기만 빠지는 정도다. (웃음) 1막을 끝내면 땀을 엄청 흘려서 2막에는 부기가 빠진 채로 올라간다”며 웃으며 설명했다.


송광일은 요즘의 소소한 행복으로 “저녁에 밥 먹고 집 근처에 산책하는 게 낙이다. 공연을 하고 있다 보니 어디 돌아다니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 코로나로 인간관계가 많이 정리됐는데 지금은 제가 딱 만나야 할 사람만 만나니까 좋다. 또 반강제적으로 생각이 많아지니까 어떤 걸 하고 살아야 할지, 제가 무엇을 할 때 행복을 느끼는지, 배우로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선택할지 등 고민이 많아졌다.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은 거 같다”고 전했다.


연극 ‘알앤제이’는 박정복, 기세중, 조은솔, 강영석, 이해준, 송건희, 오정택, 구준모, 송광일, 최호승이 연기하고 있으며 5월 2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6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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