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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May 25. 2021

'달이 뜨는 강' 이지훈 "재촬영 현장 와보셨어야 해"

이지훈.(제공=티에이치컴퍼니)


다음은 4월 25일에 나온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재촬영을 할 때는 현장에 와보셨어야 했어요.”


지난 20일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이 전국 기준 8.3%(제공 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학교 폭력 논란의 출연자 하차와 18회까지 진행된 촬영이 다시 재촬영되는 긴 레이스 끝에 결방 한 번 없이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달이 뜨는 강’은 평강과 온달의 이야기를 담은 퓨전 사극으로 고구려가 삶의 전부였던 공주 평강(김소현 분)과 사랑을 역사로 만든 장군 온달(나인우 분)의 운명에 굴하지 않은 순애보를 그린다.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티에이치컴퍼니 사옥에서 고구려 최고 엘리트 장군 ‘고건’ 역을 맡은 배우 이지훈을 만나 드라마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이지훈은 ‘달이 뜨는 강’ 종영 소감으로 “산뜻했고 재미있었고 평생 못 잊을 작품이었던 거 같다”고 간결하게 답했다. 이어 재촬영을 한 소감을 조심스럽게 묻자 “현장에 와보셨어야 했어요”라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소현이가 가장 힘들었을 거다. 소현이는 드라마를 두 편 찍는 거와 같았다. 인우를 현장에서 처음 봤는데 처음에는 볼살도 통통하고 키도 커서 ‘엄청 크다’고 생각했는데 2주 지나니까 애가 눈과 볼이 훅 꺼지고 시꺼메졌다. 인우가 너무 퀭해져서 변비여서 그런 거냐고 농담을 했더니 <형 어제 45신 찍었어요>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사실 말이 많은 촬영장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재촬영을 하면서 말을 많이 하게 됐어요. 모두가 육체적, 심적으로 힘들다 보니 서로 의지하고 으쌰으쌰 하면서 친해지고 더 돈독해졌죠. 저희 감독님이 굉장히 빨리 찍으시는 분이라 이미 18부까지 다 찍고 2부만 남은 상황에서 다시 앞으로 돌아가려니... 저는 집에 포스트잇으로 1부부터 18부까지 제 감정 라인을 그때그때 적어서 붙여 놓은 게 있는데 1부 찍고 떼고, 2부 찍고 떼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18부 다 찍고 나니 18부 딱 하나 붙어있었는데 다시 처음으로 돌아 가야 하잖아요. 고건의 눈은 이미 변했는데 평강을 좋아하던 눈으로 어떻게 변해 가야 하나 그런 게 힘들었어요. 정말 휘몰아쳤죠.”

제공=빅토리콘텐츠

다음은 이지훈과 일문일답이다.


Q. 드라마 초반에 고구려 사극은 처음이라 기대된다고 했는데 찍고 나니 어땠나.


"옷이 조선 사극이랑 다르게 화려했고 고증을 해서 최대한 만드신 거니까 멋있더라. 말할 때 단어도 어려운 말이 많아서 사전을 오랜만에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Q. 고건의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를 돌이켜 보자면.


"고건이 평강을 지키려고 하다가 죽고 그 모습을 보고 평강이가 온달이랑 온다. 이때 소현이 눈을 보는데 눈물이 너무 나더라.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푹 빠져서 연기를 했고 여태 평강이랑 손을 잡은 적이 없다가 평강이 손을 잡아주는데 그게 엄청 크더라. 그때 소현이의 감성에 너무 고맙다고 했다. 소현이가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면 제가 연기하는데 아마 힘들었을 거 같다."


Q. 결국 고건 혼자 죽었다. 온달처럼 비기(위기의 순간 자신의 육신을 잠시 멈추는 법)를 배웠으면 고건도 살 수 있지 않았냐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있던데 어땠나.


"안 그래도 드라마 끝나고 다들 메시지를 많이 보냈더라. 아빠께서는  메시지로 "넌 살아난 척하는 거 안 배운 거야?" 라고 하시더라. (웃음) 초반에는 고건이 끝까지 살아남는 거였다. 대안이 3가지 있었다. 중반부에 들은 건 온달이가 정말 바보가 되어서 귀신골에서 평강이랑 살고 둘을 고건이 지켜주는 게 있었는데 작가님이랑 감독님이랑 회의를 하시면서 고건이 평강을 위해서 싸우다가 죽는 게 평강에 대한 마음을 더 많이 드러내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셔서 지금의 결말이 되었다."

이지훈.(제공=티에이치컴퍼니)

Q. 평강을 사랑하던 고건이 해모용(최유화 역)과 신라로 떠나고 다시 평강에게 마음을 내비칠 때 고건의 마음이 오락가락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고건의 본체가 이지훈이 아니었으면 고건을 이해해주기 싫은 정도였는데 고건의 본체로 그의 감정 라인을 설명해주면.


"평강은 죽을 때까지 마음속에 첫사랑이라고 생각했고 가벼운 사랑을 아니었다. 두 가문 간에 제가 어떻게 바꿀 수 없는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된 거였지 마음에 못 놓고 못 잊고 있는 사람은 평강이었다. 해모용이랑 처음 키스를 했을 때 사랑의 키스라기보다는 제가 평강을 바라보고 사랑했던 마음을 해모용이 저에게 하고 있더라. 그래서 그 마음에 동정과 연민을 느끼고 평강에게 표현하고 거절당했을 때의 마음이 복합적으로 합쳐져서 키스를 하게 됐다. 해모용을 담아보려고 노력했는데 안 되더라. 늘 마음에 있는 건 평강이었다.


마지막에 해모용에게 “너는 끝까지 살아가라”고 했던 부분은 평강이 하나를 마음이 두고 살아온 결말이 이거라 ‘너는 나처럼 아프지 말고 슬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가라’는 속뜻이었다. “사랑했었다” 말 또한 여자로서 사랑이라기보다 인간으로서 아끼고 나와 같아서 연민의 마음의 사랑이었던 거 같다. “사랑했었다”는 말은 고민이 많이 됐다. 고건에게는 이 말이 나올 수 없는데 작가님, 감독님이랑 대화를 하고 유화 씨랑 이야기하다가 여자의 마음은 사랑했다는 말을 듣고 떠나보내는 거랑 한 번도 못 듣고 살아가는 거랑 다르다고 하더라. 저는 남자라 사랑한다고 말을 하면 이 여자를 사랑해서 사랑한다고 하는 게 아니어서 더 상처가 되는 말이 아닐까 고민을 했다. 촬영하는 날 물어봤더니 해모용은 그 말을 어떤 마음이든 듣고 살아가는 게 더 마음에 따스함이 조금이라도 있었을 거 같다고 해서 그 말을 하게 됐다."


[다음은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69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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