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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May 25. 2021

[인터뷰] 이유미 "배우로 느낄 수 있는 쾌감 느껴"


제공=리틀빅픽처스

다음은 4월 26일에 나온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칭찬은 다 좋아요"


영화 ‘박화영’의 이환 감독의 두 번째 문제작으로 화제를 모은 ‘어른들은 몰라요’는 가정과 학교로부터 버림받은 10대 임산부 ‘세진’(이유미 분)이 가출 4년 차 동갑내기 친구 ‘주영’(안희연 분)과 함께 험난한 유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박화영’에서 박화영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세진을 연기한 이유미는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또 한 번 세진을 만나 확장된 연기관을 보여준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박화영’에 이어 청소년들의 생태계를 사실적으로 담아냈으며 10대의 유산, 학교 폭력, 가출 등 자극적인 소재로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세진과 주영 같은 청소년의 모습을 담아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이유미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이유미는 영화를 본 소감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보고 이번에 스태프 시사할 때 총 두 번 봤다. 처음 봤을 때는 제가 연기를 하다 보니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관객 입장이기보다 저기에 있는 참여한 사람으로서 영화를 보다 보니 초반에는 확인만 했다. 중후반쯤 되니까 저와 같이 연기한 배우들이 낯설게 보이기 시작하면서 집중하면서 봤다. 두 번째 스태프 시사할 때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많은 생각이 들더라. 내가 세진이 주변에 있는 어른이면 나는 어떤 어른이었을까 생각을 하면서 세진이가 나는 어떤 어른으로 바라볼까 하게 된 거 같다. 나라는 사람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지 고민해봤냐는 질문에 “나쁜 어른, 좋은 어른으로 나눌 수 있지 않을 거 같다. 영화 속 어른들도 마냥 나쁘다고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나쁘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하는 건 평생 고민해 봐야 할 문제 같다. 그걸 고민하는 게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의미 있는 거 같다. 그리고 답을 안 찾아도 괜찮을 거 같다. 고민한다는 거 자체가 성장이라는 길로 가게끔 해주는 거 같다”며 성숙한 대답을 했다.

제공=리틀빅픽처스

다음은 이유미와 일문일답이다.


Q. ‘박화영’에서 이어 ‘어른들은 몰라요’에서도 세진으로 나오는데 어떤가.


"‘박화영’의 세진은 회차가 많지 않고 기능적인 요소의 캐릭터였는데 이번에는 기능적인 걸 떠나서 깊이 있어야 하고 제가 확실히 이 사람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캐릭터였던 거다. 관객에게 보이는 식의 세진은 ‘박화영’과 비슷하지만 세진의 속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속이 더 알차진 느낌이었던 거 같다."


Q. 이환 감독과 다시 작품을 했는데 감회도 궁금하다.


"‘박화영’때도 어려웠지만 그걸 촬영하는 순간이 재미있었다. 현장의 분위기도 재미있었고 언니 오빠들이 입담이 좋아서 배꼽 빠지게 웃어서 그런 촬영현장이 좋았다. ‘어른들은 몰라요’에 왔더니 이번에는 스태프들이 재미있더라. 감독님에 대한 믿음도 컸던 거 같다. 감독님께서 저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줄 때 감독님께 “이 역할이 왜 저에요?”라고 여쭤봤었다. 정말 감사하지만 의아스러웠다. 감독님께서 박화영의 세진이를 좋게 봤고 저를 믿고 있다고 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모든 걱정이 다 사라졌다. 세진이의 역할에 대한 궁금증도 있고 매력을 느껴서 제가 감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Q. 세진에게 패스트푸드점에서 처음 만난 세진과 함께 계속 다니게 된 마음은.


"첫 만남에서 주영과 세진은 서로를 이용하려고 한 거 같다. 조금 이야기를 나눈 거뿐인데 동질감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때로 서로에 대해 잘 몰라도 그 느낌이 올 때가 있지 않나. 주영이가 “심심한데 같이 갈래?” 할 때 “같이 다니지 뭐!” 라고 하고 같이 다니면서 주영이라는 인물이 소중한 인물이 된 거 같다. 같이 있으면 유일하게 안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정이라고 생각한 인물이 주영이 되지 않았나."

제공=리틀빅픽처스

Q. 재필(이환 감독 분)이 세진과 주영이를 도와줬지만 계속 같이 다니게 된 이유도 궁금하다. 재필은 세진을 좋아하는 걸까.


"재필이도 이용이라고 생각한다. 재필이한테 “나 좋아하죠?”라고 묻는 건 세진이 똑똑하다.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나 좋아하죠?”라고 하면 사람의 마음이란 게 ‘좋아하나?’ 싶으니까. 재필에게 전사가 있을 텐데 그 이야기들이 세진의 상황과 동질감은 느낄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본다. 재필이가 진짜 세진이를 좋아하는 감정으로 바라봤을까 생각했을 때 그게 맞을지는 모르겠다. 동질감이 유대감을 만들어서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준 거 같다."


Q. 세진에게 세정(신햇빛 분)은 유일한 가족이자 동생이지만 세정이가 더 언니 같다고 느껴지기도 하다.


"세진이에게 세정이는 말 그대로 짐이자 책임지기 싫은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많은 사건 사고가 생기고 무리별로 돌아다니면서 가장 안정적인 공간에 왔을 때 ‘나는 혼자’라고 생각하면서 생각난 건 내 유일한 가족인 세정이다. 그래서 그때 세정이에게 전화하고 세진이가 가장 솔직한 감정을 표출하지 않았나 싶다. 그제야 내가 혼자이지 않다는 걸 깨달은 거 같았다. 이후에는 다시 돌아가서 다시 나은 삶을 살았을 거 같다. 세진이는 행복했을 거 같다. 자기 자신을 믿어주는 변하지 않는 한 사람을 얻은 거니까."


Q. 세진이가 유산하는 장면은 롱 테이크로 찍으면서 스태프도 숨 죽여서 봤다고 하던데, 그 장면을 찍을 때는 어땠나.


"잠에서 깰 때부터 병원에서 눈 뜰 때까지 다 롱 테이크였다. 다섯 테이크 정도 갔는데 네번째 테이크 모니터를 하는데 세진이 안 아파보이더라. 감독님께서 마지막에 가기 전에 세진이가 방을 둘러보고 해보자고 하셨다. 배가 아픈 채 잃어나서 방을 둘러보라고 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세진이 거가 아무것도 없더라. 다 배속에 있는 아기 것뿐이지 세진이 꺼가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그 아픔이 너무 아팠다.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지르고 싶은데 소리가 안 나왔다. 배우로서 느낄 수 있는 좋은 쾌감이었다. 인물의 일렁거리는 감정을 직격타로 맞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좋은 경험을 한 느낌이다."


이유미는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정리해 답해나갔다. 또한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잘하며 천우희, 설리 등의 얼굴이 묘하게 겹쳐보인다는 말에 “칭찬이라면 가리지 않고 다 감사하다. 천우희 선배님의 어린 시절이라고 하면 너무 감사하다. 좋아하는 배우, 롤 모델은 시시때때로 바뀌어서 제 주변에 있는 분들이 늘 롤 모델이다”며 씩씩하게 전했다.


한편, ‘어른들은 몰라요’는 절찬리 상영 중이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69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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