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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May 25. 2021

김신록 "'괴물' 넷플릭스행, 끝나도 끝난게 아니다"

김신록.(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이승희)


다음은 4월 29일 나온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JTBC ‘괴물’(연출 심나연, 극본 김수진)이 마지막까지 완벽했다는 의미로 ‘갓벽(God + 완벽)’과 ‘용두용미’라는 타이틀을 얻고 막을 내렸지만, 넷플릭스에 공개가 되며 상위권에 연일 랭크되어있다.


‘괴물’은 만양에서 펼쳐지는 괴물 같은 두 남자의 심리 추적 스릴러로 신하균, 여진구 외에 주·조연 배우 중 구멍 없는 연기와 매회 쫀쫀한 스토리와 연출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신록은 다년간 무대에 올랐으며 작년 tvM ‘방법’에서 무당 석희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데 이어 ‘괴물’에서 강력계 팀장을 맡아 이동식(신하균 분)을 끝까지 믿어주는 친구이자 동료를 연기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위치한 열린뉴스통신 본사에서 만난 김신록은 ‘괴물’의 종영 소감으로 “촬영할 때는 긴장 상태였는데 끝나고 나니까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좋은 작품에 함께해서 참 행운이라고 생각이 든다. 종영 후에 넷플릭스로 올라오니까 끝나도 끝나지 않은 기분이다”며 웃으며 답했다.

김신록.(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이승희)

다음은 김신록과 일문일답이다.


Q. 오지화를 만났을 때 첫인상은 어땠나. 작품을 보면서 오지화의 친구 이동식, 박정제, 동생 오지훈, 남편 이창진까지 얽혀 있어서 오지화도 범인이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작가님께서 이 인물만큼은 시청자가 믿고 따라갈 수 있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지화가 구조상 의심을 받을 수 있는 게 흥미로웠다. 드라마는 배우의 연기만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연출이나 다른 걸로 인해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게 연극보다 드라마 쪽이 더 느껴졌다. 오지화가 직접 당사자가 아니지만 소중한 관계인 사람을 자신의 관점을 갖고 잘 바라보는 게 중요하겠더라. 제가 시청자의 필터일 수 있으니까 사건의 당사자들을 지켜봐 주고 바라봐주는 사람으로 경험하려고 했다."


Q. 김수진 작가가 등장인물들의 이력서를 만들어줬다고 하던데, 오지화의 이력서를 봤을 때 어땠나.


"인물의 코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후반부에 태권도 학원 딸이었던 게 드러나지만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급이었지만 허리 디스크 부상 때문에 운동을 접게 된다. 1~2년 병상에 눕게 되고 걷지 못할 거라 하지만 재활을 해서 회복하고 이때 이동식이 찾아와서 “야, 오지화 엄살 부리지 말고 일어나라”이런 말을 하고 갔을 거 같다. 이창진(허성태 분)한테 사기 결혼을 당하고 1년 만에 이별을 하게 되고, 지화는 부모님과 어린 나이에 이별했다는 전사가 있었다. 이 인물이 환경적으로 인간이라든지 관계를 믿기 어려운 사람이겠다 싶더라. 경찰이 되고 나서도 부조리한 일들을 많이 겪었을 텐데 사람 관계, 체계를 믿기 어려운 환경에 있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절박하게 더 믿고 싶어 하는 거 같다. 동식이와 정제(최대훈 분)를 믿고 싶어 하고 법에도 끝까지 매달려보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제공=JTBC '괴물'

Q. 드라마 후반부에 오지화가 이창진에게 순수한 모습이 있어서 좋아했다고 하지만, 어떤 모습에 결혼을 했었을까 궁금했다.


"저도 초반에는 ‘나는 왜 결혼했을까?’ 생각했다. 이창진과 첫 신으로 경찰서에 찾아올 때 “여전하네 이창진 씨”라는 대사에 드러나듯 이 사람에 대한 원망과 불신이 있는 상태인 거 같다.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이 저를 앞질러 있는 건데 저는 남편에 대한 관계를 모르고 시작하고 뒤쫓아 설계하면서 16부에 ‘아, 이래서 이랬구나’ 하며 클리어하게 아는 게 있었다. 그전에는 막연하게 그 사람이 가진 능청스러움과 순수함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역으로 허성태 선배님이 “우리 지화~ 잘 지냈어” 라고 시작하는데 “우리 지화”가 나올 때마다 라인을 구축하더라. 이창진은 일편단심으로 지화에게만은 진심인 사람이더라. 거칠고 속물적인 사람이 나에게만은 마음을 열고 진심인 거에 마음을 흔들었을 거 같더라."


Q. 이창진과 박정제는 오지화의 결혼식에 있었을까. 초중고 친구이다 보니 지화가 결혼을 한다고 이창진을 데려오면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을 거 같다.


"시청자들도 궁금해하는데 타임라인을 따져보면 사실 옆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동식이 잡혀갔을 때 만양에서 그 모습을 보고 그 이후에 결혼해서 지화의 결혼식을 못 봤을 거 같다. 박정제도 정신병원에 갔으니 저도 홀로 됐을 거 같다. 그때 이창진하고 깊어지고 만양에 떠나게 된다. 아니면 사건을 계기로 소원해지다가 결혼식에 찾아왔다가 나중에 만났을지도 모르겠다."

김신록.(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이승희)

Q. 오지화의 동생 오지훈이 막내 경찰이자 피해자들과 얽혀있을 때 지화의 마음은 참 심란했을 텐데.


"부모님이 일찍 떠나서 제가 지훈이를 엄마처럼 키웠을 거 같고 동생이자 자식처럼 저랑 20살 가까이 차이가 난다. 저와 같은 경찰이 되겠다고 할 때는 아이돌이 되겠다고 하는 것보다 백배 낫다. (웃음)


또 지훈이가 사건 피해자와 얽혀있을 때 계장님과 서장님께 보고하지 못하는데, 아마 내 동생이 의심받을까 싶은 마음이었으면 그냥 보고할 거다. 조사 받으면 되니까. 그런데 타인이 의심하는 것보다 ‘혹시 내 동생이?’ 라는 의심이 있어서 윗선에다 말을 못하는데 오지화에게는 마음의 범죄의 순간이었다."


Q. 게다가 마지막에는 전남편 이창진마저 용의자 선상에 올라 취조를 할 때 오지화의 심정은 어땠을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믿고 싶어 했을 거 같다. 이창진이 속물적이고 지화랑 떠나있는 상황에서 괴물이 되어있었지만 정말로 죽였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마지막 취조 장면에서 지화가 창진에게 정말로 죽였냐고 묻는다. 마지막으로 손을 내민 거 같다. ‘죽였다면 인정해, 모든 증거가 너를 향하니까 자백해’라는 마음으로 절박한 질문이었던 거 같다. 이창진이 “미안, 그랬어”라고 한다면 이 사람에 대한 여지가 생기는데 그걸 부인하는 순간 끝이다. 연민도 끝, 이해도 끝, 나와의 서사도 끝. 가슴 아픈 순간이다."


Q. 이창진조차 믿어주려고 하는 오지화는 이동식만큼은 전적으로 믿어준다. 그런데 한주원(여진구 분)이 만양에 내려와서 이동식을 함정수사 하려는 걸 알았을 때 달갑지 않았을 거 같다.


"처음에는 불청객처럼 바라본 거 같다. 언젠가 떠날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한 경위가 만양과 이 사건으로 점점 들어오는데 어느 순간 받아들이게 되는 거 같다. 그리고 점점 믿어주게 되는 거 같다."


[다음은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7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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