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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May 25. 2021

[인터뷰]김도현 "조승우 형보고 많이 배웠어요"

제공=아이엠컬처

다음은 4월 30일에 나온 인터뷰 기사입니다. 해당 기사의 공연은 지난 주에 막을 내렸습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뮤지컬 ‘아이위시’(제작 아이엠컬쳐 / 원작 I wish My Life were like a Musical)는 ‘내 인생이 뮤지컬과 같다면?’이라는 행복한 상상으로 시작한다.


2019년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최고의 화제작인 뮤지컬 ‘아이위시’는 카바레 쇼 형식을 차용해 관객에게 특별한 공연을 선사한다. 공연장을 찾는 관객이라면 한 번쯤 궁금했을 배우들의 실제 삶과 무대 뒤편의 이야기를 위트있는 가사와 세련된 유머, 배우들의 속마음 인터뷰를 통해 풀어간다.


오디션부터 데뷔, 앙상블과 주인공까지 매번 무대에 서는 배우는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지 배우 김도현을 혜화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도현은 뮤지컬 ‘레베카’, ‘지킬앤하이드’, ‘스위니토드’ 등 명성이 자자한 작품에서 앙상블로 기본기를 차근차근 다져 ‘아이위시’에서 출연하는 4명의 주인공 배우 중 한 명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김도현은 ‘아이위시’에 함께한 계기로 “처음에 이사님께서 제 노래 영상을 보시고 연락을 주셨다. ‘아이위시’가 배우 이야기이기도 하고 앙상블 경험도 있으니까 어울릴 거 같다고 해주셔서 넘버 파일이랑 대본을 받았는데 너무 좋았다. 공감대도 느껴지고 ‘루틴 송’이 제 모습 그대로여서 좋았다. 바로 하고 싶다고 답해서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뮤지컬 ‘아이위시’는 네 명의 배우가 모두 주인공으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한다. 김도현은 “소극장 공연도 처음이고, 네 명이 동등한 비중으로 한 극을 이끌어 나가는 것도 처음이다. 심지어 학교 다닐 때도 안 해봤다”며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듯 설레는 목소리로 전했다. 이어“저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의 배우들은 너무 유명하고 잘하시니까 ‘제가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저의 더블이 (박)은석이 형인 걸 알고 부담이 없을 수 없더라. 제가 삼수를 해서 11학번인데 ‘드라큘라’ 할 때도 잘한다면서 봤던 박은석 형인데 더블이라니! 정말 부담이 됐는데 도움을 많이 받은 거 같다. 이석준 연출님도 배우 선배님이고 제 고민이나 부담을 알고 계시니 많이 도와주셨다. 은석이 형도 연습 끝나고 차 한잔하면서 조언도 많이 해주고 지금도 하루하루 부담을 떨쳐내고 있지만 아직 자신만만한 건 아니다”며 웃어 보였다.

제공=아이엠컬처

다음은 김도현과 일문일답이다.


Q. 첫 소극장 공연인데 감회는.


"원래 조명을 받으면 앞이 안 보이는데 카바레 쇼 형식이다 보니 조명을 밝혀 놓는 부분에 관객이 다 보인다. 대극장에서 했던 거와 다른 느낌이라 더 부담도 되지만 공연 시작하고 시간이 흐르니 관객들을 보면서 소통을 시작하면서 더 풀리는 것도 있다. 관객과 소통하면서 웃고 즐기며 박수쳐주고 눈빛으로 전해지는 에너지가 있다. 그래서 부담을 떨칠 수 있는 하나의 계기도 된다."


Q. 배우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되니까 쉬울 거 같으면서도 어디까지 꺼내 놓아야 할지 어려웠을 거 같다.


"처음에는 노래도 좋고 우리 이야기니까 너무 쉽다고 생각했는데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어렵더라. 배우의 이야기이면서 영국에서 온 작품이고 영국과 우리의 시스템이 다르고 풀어내는 과정에 있어서 부딪히는 지점도 있다 보니 처음에는 힘들었다. 연출님이 상견례 때 본인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는 게 훨씬 힘들 거라고 하셨을 때 공감하지는 못했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뭐가 어려울까 싶었지만 그게 아니더라. (웃음)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그런 부분들을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털어나가긴 했다."


Q. 박은석 배우와 더블이라 더 긴장됐을 텐데, 도움을 받은 거나 자신의 것을 찾아 나간 방법은.


"처음에는 많이 따라 하려고 했다. 경험과 경력도 그렇고 제가 부족한 걸 잘 알고 따라 하려고 하고 김도현이 아니라 남자 2번의 이미지를 따라가려는 게 많았는데 은석이 형이 “도현아 너의 모습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러다 순간순간 연습 분위기가 풀리면서 제 모습을 찾아간 거 같다. ‘나도 내 호흡대로 가는 게 좋은 호흡으로 가는 거구나’라고 느꼈다. 노래적인 부분에서도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대극장에서 하다가 소극장에서 디테일하게 혼자 나와서 부르는 게 어려웠다. 은석이 형은 같은 더블이라 무대에서 함께 못 보다 보니 “형 나 어떡해요”라고 하면서 고민을 자주 털어놨다. 공연 외적으로 멘탈 케어를 해주셨다."

제공=아이엠컬처

Q. 작품의 있는 내용으로 김도현 배우를 물어보자면 기억에 남는 오디션이 있나, 오디션에서 자유 연기가 노래할 때 꼭 하는 연기도 있는 지 궁금하다.


"오디션을 봤던 건 대부분 대극장이다 보니 자유노래나 연기는 아직 없었다. 합창의 한 부분을 준비하는 게 대부분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 노래는 준비해오는 목록에 있으니까 작품 분위기에 맞는 노래를 선곡했다. 저만의 필살기 노래보다 오디션 성격에 맞는 걸 보여주려고 하는 거 같다.


첫 오디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뮤지컬 ‘레베카’였는데 점심을 먹고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저녁을 먹고 와서 2차를 다시 보라고 해서 ‘오디션 이렇게 보는 거구나, 정말 힘들다’를 느꼈다. (웃음) 춤도 춰야 하고 이것저것 해야 할 게 많았는데 아크로바틱도 했던 기억이 있다."


Q. 공연이 있는 날의 루틴은 어떤 가.


"무조건 땀을 흘려야 한다. 최근에 새로 생긴 루틴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해야 하는 부분을 가사를 되새기면서 리허설을 한다. 공연마다 버릇이 다르다. 이번에는 마이크 캡을 제가 가서 빼는 게 더 편하더라. 또 남자2가 노래를 나와서 부르고 다음 합창 전까지 잠깐 시간이 있어서 꼭 물을 마셔야 한다."


제공=아이엠컬처

Q. 앙상블로 무대에 서다가 소극장 주인공을 하게 됐는데 주인공의 무게는 어떤가.


"부담스럽죠. 그리고 정말 감사하다. 시작 전에 런을 다 도는 이유도 제가 책임져야 하고 틀리면 모두가 끝나니까 부담이 늘 있다. 다른 선배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 생각도 든다. 매번 똑같은 모습을 보여드릴 순 없으니 늘 고민하려고 하고 다양하게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전에는 무대에 오르는 4명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는데 주인공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무게감이 느껴진다. 배우가 무대를 옮기고, 앙상블, 조연, 주연 다 하고 사회도 보는 거처럼 ‘아이위시’같은 공연이 없다."


Q. 무대에 오르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언제인가.


"제 노래 한마디가 생기기 시작할 때였다. 뮤지컬 ‘레베카’로 데뷔했지만 스윙이었기 때문에 뭐가 없었다. ‘몬테크리스토’는 아크로바터였고 ‘닥터 지바고’를 할 때 대사를 하고 노래 한마디가 생겼다. ‘내 목소리로 처음 노래를 하는 구나’는 생각에 정말 좋았다. 이 첫마디도 저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형이랑 같이 하는 건데 피아노 치는 방에서 같이 맞춰 보고 들어갔다. (웃음)"


Q. 관객들의 평이나 팬들의 응원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나.


"평을 잘 못 찾아본다. 공연 중에 쓰일 인터뷰 녹음할 때도 한 말인데 앙상블 할 때 조명이 어긋날 때도 있고 집중해서 안 보면 제가 안 보일 때가 있는데 팬의 편지가 왔다. 객석 2층에서 저를 보는데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도 열심히 하는 게 감명 깊었다고 하더라. 그게 큰 힘이 됐고 어느 위치에 있든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제공=아이엠컬처

Q. 뮤지컬 무대에 오르면서 선배 배우를 보면서 저런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나.


"조승우 형이다. 승우형이랑 ‘지킬앤하이드’와 ‘스위니토드’를 같이 하며 1년을 같이 했는데 정말 한결같다. 출근 시간 자체도 본인 콜 시간보다 한 두 시간 일찍 와서 옷을 차분히 갈아입고 분장실에서 농담하고 혼자 처음부터 런을 도는데 이 루틴을 형을 보면서 배운 거다. 두 공연을 혼자 런을 돌고 마이크 찰 때도 늘 제일 먼저 온다. “내가 1번이야! 내가 한 시간 전부터 무대에 있었어!”라면서 달려온다. (웃음) 무대에서 늘 같은 공연을 하면서도 매번 다양하고 ‘오늘은 형이 뭐할까’ 궁금했다. 저도 점점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가면서 승우 형의 모습을 배워야지 생각했다."


Q.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나.


"앙상블로 참여했던 작품에서 남자 역할로 해보고 싶다. 소대에서 ‘와~’ 하면서 감탄하며 볼 때 나라면 어떻게 연기를 해보고 싶다 상상해본 적이 있다. 경험이 쌓이면 저 나름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Q. 요즘 김도현의 ‘아이위시’는 무엇인가.


"매 순간에 거창하게 뭐가 되고 싶다는 것보다 감사하다. 이 공연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재미있게 하고 있는데 이제 욕심이 아닌 컨디션 조절이 힘들 때도 있다. 머릿속 1순위는 건강이다. 온전한 컨디션으로 무대에 올라가고 싶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좋은 컨디션으로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


차근차근 자신의 계단을 오르고 있는 김도현은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렌필드 역을 맡을 예정이고, '아이위시'는 5월 23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7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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