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5월 25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다음은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Q. 현재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데 ‘멸망’과 ‘핀돌이’로 각자를 나타내는 대사 한 줄씩 뽑자면.
"멸망이로는 “날 사랑하는 최초의 인간이 돼”로 오글거릴 수 있지만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드라마에서 소녀신이 멸망이를 만들길 인간과 똑같이 만들었다. 특별한 능력과 수천 년을 살아왔다는 거뿐이지 감정은 똑같다. 자신은 계속 살아가고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는데 사람들이 점점 쇠약해지고 수명이 다해가는 걸 지켜볼 때 얼마나 슬픔이 클까. 동경(박보영 분)을 보면서 “날 사랑하는 최초의 인간이 돼”라고 하는 건 앞으로 드라마를 보면서 어떤 의미인지 느끼실 거다. 판돌이로는 “다 엎어”이다. 어떤 상황이 와도 뒤로 빼는 게 없다. 자기가 헤쳐나가고 판을 뒤집자고 뒤집는데 속이 시원하다."
Q. 서인국은 멸망이와 판돌이 중에 누구와 더 닮은 거 같나.
"저는 멸망이요. 멸망은 잔잔한 호수처럼 평소 바이브가 잔잔하다. 저도 생각해보면 잔잔한 편인 거 같다. 판돌이는 화가 났을 때 까칠한 모습이 그나마 닮은 거 같다."
Q. 어릴 적에 ‘촐랑방구새’라는 별명이 있다고 했었는데 잔잔해진 건가.
"아, 아닌가. 하긴 촬영 현장의 메이킹 필름을 보면 또 장난을 많이 치고 있더라. 나이가 들어서 예전보다는 좀 잔잔해진 기분이다."
Q. 같이 호흡을 맞춘 박보영은 어땠나. 박보영과 함께 촬영하는 남자 배우들은 다들 귀여움에 찐 웃음이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박보영은 배울 게 많은 배우다. 어떤 디렉션이 와도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바로바로 해내고 분위기 메이커이다. 현장을 밝고 유쾌하고 기분 좋게 만드는 게 있는 배우다. 저 또한 기분 좋게 촬영을 했고 배려를 많이 받았다. 멸망이랑 동경이가 작품 안에서 가지고 있는 감정선이 일반적이지 않다. 동경이는 백일밖에 못 살고, 저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모습으로 티격태격하는데 귀여운 모습보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가진 밝음에 놀랬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본인은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그래서 저는 더 박보영이 커 보였다.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람이다."
Q. 올해 데뷔 12주년인데 롱런을 하면서 때로 슬럼프도 왔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고 넘어가나.
"감정적인 부분이나 상황적으로든 힘든 일은 매 순간 찾아오더라. 오늘도 이 시간 이후에 힘든 일은 생길 수 있다. 그때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떨쳐내려고 한다. 한번 생각에 빠지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계속 거기에 빠지지 않나, 그래서 정신이 팔릴 만한 걸 찾는다. 나에게 유익할 걸 찾거나 아무것도 안 하면서 멍하게 나를 다독이는 시간을 갖는 편이다. 사람을 주로 찾는 건 아니고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러다 정말 힘들면 주위 사람에게 연락한다. 그들이 해결책을 안겨줄 수도 없고, 안겨주지 않아서 해결은 스스로 하는데 이야기를 들어주고 기다려 주더라."
Q. ‘슈퍼스타K’를 통해 가수로 데뷔를 하고 한동안 드라마 OST만 참여하고 개인 노래를 내지 않고 있는데, 언제쯤 가수 서인국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저도 정말 바라고 있다. 제 정규앨범이 없어서 앨범도 내고 싶고 원하는 음악 장르를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데 이것도 비즈니스여서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하기 힘들지 않나. 어려운 부분도 있는데 작은 소망 중 하나가 정규앨범 내고 콘서트에서 관객들과 노래 부르면서 함께 즐기고 싶다."
Q.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부모님께서 7세 연상연하인 게 밝혀졌는데, 나이도 서른 중반이고 결혼 생각은 있는지 나이 차이는 어느 정도까지 괜찮은지 궁금하다.
"나이는 생각을 안 하고 해본 적이 없다. 결혼은 잘 모르겠다. 아직 그런 생각이 없고 언젠가는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하겠지만 지금은 일하는 게 즐거워서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어머니는 가슴을 치시겠죠. (웃음)"
Q. 서인국을 떠올리면 서인국과 비슷한 마스크의 누가 함께 떠오르는 게 아니라 서인국만 떠오른다. 독보적인 캐릭터의 마스크로서 자신의 얼굴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제 작품을 봐주실 때 취향을 초월해서 ‘이 캐릭터는 서인국이 안 보인다!’ ‘핀돌인데?’, ‘멸망인데?’라는 말을 들으면 춤추고 싶을 만큼 좋다. 앞으로도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게 궁극적인 목표인데 저는 제 얼굴이 희한하게 생긴 거 같은데 어떤 표정에서 눈빛이나 감정이 만족스러울 때가 있다. 많은 분이 저의 현재 작품을 보실 때 전 작품의 캐릭터나 인간 서인국이 아닌 그 캐릭터로 온전히 바라봐주시면 정말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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