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준호, 36년 연기 인생 "매일이 숙제"

by 위수정 기자
1.jpg 허준호.(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다음은 8월 16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해당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1년 여름 최고의 화제작 ‘모가디슈’ 누적 관객 수 231만 명을 넘었다.


지난 28일에 개봉한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가 폭발적인 입소문으로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이야기로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박경혜의 열연이 더해 영화의 재미를 높였다.


‘모가디슈’가 흥행 이유에는 탄탄한 스토리는 물론 해외 100% 로케이션이 한몫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장기간 대유행으로 인해 여행이 예전처럼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작품이 처음과 끝까지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것 또한 이 영화의 자랑. 현재 여행 금지구역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를 대신해 가장 분위기가 비슷한 모로코의 에사우이라에서 4개월간 촬영을 했다.


‘국가부도의 날’, ‘킹덤 2’, ‘결백’ 등 오랜 시간 관록 있는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허준호가 대한민국과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는 북한 대사 림용수를 맡았다.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모가디슈’ 라운드 인터뷰에서 허준호는 “시나리오를 보지 못하고 류승완 감독님이 북한 대사를 할지, 말지 정도만 물었다. 류 감독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옛날이야기를 나누며 ‘시나리오 주면 해야지’라고 생각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눈빛이 남달랐다는 것을 느꼈다. 류 감독이 준비한 ‘모가디슈’의 이야기에 아직 시나리오를 보기 전이었지만 준비가 많이 되어있고 그 눈빛에서 믿음이 생겼다”고 웃으며 회상했다.

2.jpg 허준호.(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허준호는 북한 림용수 대사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는 “그 당시에는 북한을 북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우리나라보다 외교에 앞서 있는 북한이었고 깰 수 없는 큰 인물처럼 보여야 하는 게 큰 숙제였다. 반면 신체적으로 아픈 사람이다 보니 운동하면서 살을 뺐다. 최대한 저탄고지 식단으로 매일 뛰고 줄넘기를 했고, 모니터의 모습을 보면서 괜찮냐고 많이 물어보면서 접근했다”고 밝혔다.


남한 대사 한신성(김윤석 분)과 강대진 참사관(조인성 분)의 성격이 대조적으로 나오듯 북한 대사 림용수와 태준기 참사관(구교환 분)의 성격의 대비가 인상적이었다. 이에 허준호는 “그 시대를 잡고 올라가니 어렸을 때 북한에 오호 담당제가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내 주변에 다섯 명이 나를 감시하고, 내가 또 다른 다섯 명을 감시해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제도로 태 참사관이 나이가 어리지만 북한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느꼈다. 아무래도 림 대사는 북한에 나와 모가디슈에서 오랜 생활을 했으니 체제에 맞지 않게 두루뭉술하게 행동하는 점이 있어서 태 참사관을 경계하면서도 인간적으로는 아들같이 생각하는 것으로 캐릭터를 뒀다”고 설명했다.

3.jpg 허준호.(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탈리아 대사관을 향해 총알을 뚫고 카 체이싱을 마치고 도착했을 때 림용수 대사는 자신을 감시하는 사람이지만 아들 같은 태 참사관의 죽음을 마주했다. 이때 림용수 대사의 표정이 인상적이었던 바. 허준호는 “태준기를 예뻐하지는 않았을 것 같고 미워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내전 상황에서도 내 아내와 손자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이 먼저였을 텐데 생각지도 못하게 내 식구를 지켜주고 자신은 총알받이가 된 모습을 보면서 미안함과 감사함이 있으며 되게 복잡하고 어려운 감정신이었다”고 떠올렸다.


허준호는 4개월간 해외 촬영을 하면서 동료 배우들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후문에 “해외 촬영을 2, 3주 이상 하다 보면 슬슬 사고가 시작된다. 향수병은 어쩔 수 없다. 이때는 술이나 차 한잔 하면서 대화하는 것밖에 답이 없더라. 제가 도와줄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큰형으로서 커피를 직접 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루하루가 재미있었고 힘들진 않았다”며 웃으며 답했다.

4.jpg 허준호.(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모가디슈’에서 남북 대사를 맡은 김윤석과 허준호는 ‘노량: 죽음의 바다’에도 함께 출연을 앞두고 크랭크업에 들어갔다. 다시 한번 김윤석 배우와 만나는 소감으로 허준호는 “대배우를 만나서 영광이고 리허설부터 이미 준비를 다 하고 나와서 정말 편했다. ‘모가디슈’ 촬영 들어가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와서 계속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저는 다른 나라 장수여서 처음에는 하기 싫었다가 김윤석 배우가 한다고 하니까 선택했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이어 후배인 조인성과 구교환에 대해 “인성이는 그릇이 커졌더라. ‘더킹’에서도 느꼈지만 ‘모가디슈’에서 사람들과 어우러진 모습을 봤을 때 더 커졌음을 느꼈고 앞으로 더 커질 것 같다. 교환이는 귀여워서 제 어릴 때 모습을 보는 것 같다. 4개월 내내 새벽에 나가서 뛰고 지치지 않고 운전 연습을 하는데 본인은 얼마나 힘들었겠냐. 무모하게 도전하는 모습이 저의 옛 모습 같았는데 잘 되는 것 같아서 기분 좋고, 만식, 재화, 소진, 경혜 모두 잘 되는 것 같아서 박수를 보내고 있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1986년 영화 ‘청 블루 스케치’로 데뷔해 36년째 연기를 하고 있는 허준호는 “매일이 숙제”라고 한다. “연기자로 끝까지 살아야 하고 아직도 매 작품이 어렵고 쉬워지지 않아요. 자랑스럽기도 하죠. 연기가 없다면 아마 심심하고 운동 좋아하는 아저씨가 되지 않았을까요?”


한편, ‘모가디슈’는 절찬 상영 중이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85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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