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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박 "데뷔 10주년, 서툴렀지만 고마워"

by 위수정 기자
1.jpg 윤박.(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다음은 8월 31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윤박이 ‘너는 나의 봄’을 통해 1인 2역을 선보였다.


지난 24일 종영한 tvN 월화 드라마 ‘너는 나의 봄’(극본 이미나, 연출 정지현, 제작 화앤담픽쳐스)는 저마다의 일곱 살을 가슴에 품은 채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살인사건이 일어난 건물에 모여 살게 되며 시작되는 이야기로 서현진, 김동욱, 윤박, 남규리, 오현경 등이 호연을 펼쳤다.


윤박은 ‘너는 나의 봄’ 속 ‘이안 체이스’와 ‘채준’(최정민)으로 1인 2역의 매력을 뽐냈다.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종영 인터뷰에서 윤박은 “1인 2역이어서 도전의식은 있었지만 부담감은 크지 않았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은 있었다. ‘채준’일 때는 컬러렌즈도 끼고 머리를 내렸다면, ‘체이스’일 때는 평소 군중 속에서 은연중에 가스라이팅을 하는 소시오패스이기 때문에 캐주얼하게 입으려고 했다. 제가 코에 점이 큰 게 있어서 점을 가렸다가 보일까 생각했는데 그럼 다른 드라마를 떠올리실까 봐 나름 머리를 굴려서 설정했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초반에는 ‘최정민’, 후반부에는 ‘체이스’가 나와서 ‘최정민’을 털어내고 찍을 수 있었다. ‘최정민’은 ‘강다정’을 좋아하고 알아가려는 모습이 명확했다면, ‘체이스’는 사람들이 의문스러워하고 미스테리한 인물로 대본에 다 나와 있던 상황이 아니어서 여지를 두면서 연기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2.jpg 제공=tvN

‘최정민’(채준)과 ‘체이스’는 ‘강다정’(서현진 분)에게 다가가는 이유가 달랐다. ‘최정민’은 호감이었다면 ‘체이스’는 호기심이었던 상황. 윤박은 “두 아이 모두 불우하게 자랐는데, 정민이에게 봄꽃처럼 찾아온 다정이는 중요한 인물이었고 찾고 싶어 한다. 체이스는 동생(채준)을 가스라이팅 하면서 수동적으로 만들었으며 시키는 대로 하던 인물이었는데 어느 순간 말을 안 듣는다. 소중한 사람을 만들면 약점이 될 거라고 말했지만 그걸 어기고 다정이를 좋아하고 마음을 표현한다. 형의 입장에서는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내 말을 따르던 동생의 마음을 움직이고 우리 둘을 방해하나 싶다. 처음에는 다정이를 경계하면서 일부러 다가갔다가, 다정이가 체이스를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려고 하니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박은 1인 2역이 아니라 둘 중 한 역할을 고르자면 누구를 택할 거냐는 질문에 “‘채준’을 고르면 2회 만에 죽는 거 맞냐”고 되물었다. “죽지 않고 16회까지 살아있다”고 답하자 잠시 생각하던 그는 “2회 만에 죽으면 ‘체이스’하려고 했는데 ‘채준’ 골라도 어차피 다정이는 영도(김동욱 분)와 이어져서 슬프지 않냐. 나도 누구와 사랑을 이어주는 거면 ‘채준’을 고르겠다”며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3.jpg 윤박.(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초반 ‘채준’과 ‘강다정’의 핑크빛 분위기에 시청자들은 윤박과 서현진이 다른 작품에서 멜로로 만나주길 바랐다. 이에 윤박은 “현진 누나와는 친남매 같은 사이기 때문에 몰입이 안 되고 웃다가 끝날 것 같다. 기회가 온다면 노력은 해보겠으나 신이 끝나면 서로 싸울 것 같다”고 전했다.


윤박과 김동욱은 극 중 살갑게 마주하는 역은 아니었지만 메이킹 필름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윤박은 “동욱이 형은 단어나 조사 하나하나 신경을 쓴다. 조그만 것이 바뀌면 문장의 의미가 바뀌고 신의 의미가 바뀌니까 디테일하게 잡아가더라. 현진이 누나는 본인의 감정을 가져 나가면서 감정 교류를 잘하는 배우여서 감정적으로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윤박은 시청자의 “잘생겼다, 이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였냐”는 칭찬에 기분이 좋으면서 차마 자기 입으로 말하지 못하겠다며 소속사 직원이 대신 말하게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제가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는 편이라 칭찬도 거절했는데 이제는 스스로 채우면서 잘 받아들이는 습관을 들이려고 한다”고 마음을 내비쳤다.

4.jpg 윤박.(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올해 데뷔 10년 차인 윤박은 지난 10년을 돌이켜 봤을 때 자신과 가장 맞닿아있던 캐릭터로 ‘더 패키지’에서의 모습을 꼽았다. 그는 “서툴고 속상했던 적도 많았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만든 건 과거의 저였던 것 같다. 고마웠던 10년이었고, 앞으로의 10년도 중요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면 앞으로 더 나아지지 않을까. 저와 닮은 캐릭터는 ‘더 패키지’에서 누나를 찾아서 프랑스로 떠나는 남동생 역할을 했는데 무대포로 물불 안 가리고 온몸으로 표현했던 캐릭터였다. 우악스럽고 조심하려고 하지만 사고 치는 스타일이라 저랑 맞닿아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연극 ‘관객모독’, ‘망원동 브라더스’. ‘연극 3일간의 비’로 무대에 올랐던 윤박은 “무대에 대한 그리움도 있고, 제안도 들어오고 있지만 드라마를 찍다 보니 쉽지 않다. 연극을 하게 되면 연습과 공연만 해야 하는데 다른 촬영이 병행되면 집중을 못 하겠더라. 드라마를 찍으면서 공연하는 게 버거워서 촬영이 없을 때 좋은 기회와 기간이 된다면 연극도 하고 싶다”고 욕심을 보였다.


윤박은 현재 JTBC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을 촬영 중으로 “‘너는 나의 봄’에서는 표정 변화가 덜 보였다면 이번에는 못생길 정도로 표정을 많이 쓴다. 올해 안에 ‘기상청 사람들’ 촬영이 끝날 예정인데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찍었으면 좋겠다. 이 캐릭터도 저에게 도전이기 때문에 실패할 수 있지만, 만약 잘 됐다 하면 그다음 작품에서 힘을 얻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기상청 사람들’은 2022년 JTBC에서 방영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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