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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Sep 26. 2021

[인터뷰] 김소연, 두려움을 떨치게 해준 '펜트하우스'

김소연.(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다음은 9월 16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김소연이 '펜트하우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10일 종영한 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3’(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가 수도권 시청률 19.4%, 전국 시청률 19.1%(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펜트하우스’는 1년 반가량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매회 이슈를 낳았다. 뚜렷한 캐릭터와 극명한 연기로 사랑받은 주역 중 배우 김소연은 ‘이브의 모든 것’(2000) 이후 20년 만에 ‘천서진’으로 새로운 악역의 역사를 썼다. 이제는 악역을 떠올리면 ‘천서진’이 떠오를 정도로 그의 연기는 놀랄 만큼 실감났다.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펜트하우스’ 종영 인터뷰에서 김소연은 “‘천서진’을 처음 준비할 때는 결과가 이럴 줄 상상도 못 했다. 캐스팅 제의를 받고 작품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작가님과 감독님에게 끌렸다. ‘천서진’을 연기하면 보여줄 게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작가님과 감독님에게 사람으로서 끌렸다. ‘펜트하우스’에 인물들이 많이 나오니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하면서 마음이 불타오르더라. 늘 드라마를 할 때면 마지막 촬영 즈음에 ‘빨리 끝내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번 드라마는 그런 생각이 안 들고, ‘왜 아쉽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김소연.(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김소연은 한 드라마로 오랜 시간 촬영한 것에 대해 “나 때는 말이야~” 면모로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그는 “십 수년간 한 드라마와 요즘 드라마는 다르다. 요즘은 노동법이 있다 보니 휴식 시간도 꼬박꼬박 주고, 잠도 잘 수 있어서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촬영 사이에 휴차가 생길 때 누구를 만나는 게 사치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쉴 때 (이)상우 오빠랑 같이 쇼핑몰을 갔는데 ‘이러다 현장에 가면 헤이해지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에너지가 쌓여서 현장에서 집중하게 되더라. 십 수년간 배우병에 걸려서 왜 그렇게 살았나 모르겠다”며 웃어 보였다.


‘천서진’ 캐릭터와 다르게 배우 김소연은 착하다. 그냥 착한 게 아니라 ‘천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착하다. 이런 성품을 가진 사람이 1일 1악행을 저지르는 ‘천서진’을 연기하는데 힘들지 않았을까. 그는 “제가 보여드리고 싶었던 모습은 탐욕적인 것뿐만 아니라 얘가 왜 이렇게 됐나 서사를 포함하고 싶었다. 이 여자가 살아온 과정이 묻어났으면 했고, 시청자들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봐주셨으면 싶었다. 이건 ‘천서진’을 연기하는 제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러 악행이 있지만 ‘천서진은 이제 맞다고 생각하는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저와 조금이라도 비슷하면 이입이 됐을 텐데 ‘천서진’을 허구의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소연.(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배우가 ‘악역’을 연기하면 배우와 캐릭터를 동일시해 실제로 욕을 먹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 20년 전 김소연이 ‘이브의 모든 것’에서 악역 ‘허영미’를 연기했을 때는 그의 말대로 “욕을 억수로 얻어먹은 적”이 있다고 한다. 김소연은 “기사 댓글 창이 없어져서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그 당시보다 캐릭터와 본체를 구분하는 성숙함이 커진 것 같다. 그때는 ‘허영미’를 연기하다가 제가 조신하게 인사하면 가식이라고 말했는데 요즘엔 분리를 잘 해주시는 것 같다. ‘천서진’에 대한 악플이 달려도 연기에 대한 칭찬이라고 생각하며 긍정의 메시지를 스스로 주입했다”고 전했다.


김소연은 ‘펜트하우스’ 최종회에서 스스로 머리를 자르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방송 중에 제가 흰머리로 나오는 부분의 대본을 읽는데 마리 앙투아네트가 스트레스로 하루 만에 백발이 됐다는 게 떠오르더라. 원래 가발을 쓰고 자르는 거였는데 오랜 시간 작품으로 사랑을 받았기에 저도 직접 머리를 잘라보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더니 좋다고 해주셨다. 오랜만에 숏컷으로 잘라서 어색하다. 저는 머리빨이었던 것 같다”며 진중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김소연.(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펜트하우스’는 특별출연도 남달랐다. 변우민, 기은세, 바다, 장성규, 남보라, 유준상, 이유비, 비와이 등이 출연하며 작품에 재미를 더했다. 김소연은 기억에 남는 특별 출연으로 남편인 배우 이상우를 꼽으며 사랑꾼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상우 오빠가 열심히 연기 활동을 했는데, 지금 촬영하고 있는 작품에 초등학생 배우들이 있어서 자기를 아냐고 물어봤더니 ‘펜트하우스 안티 기자요!’라며 알아봤다고 하더라. 자기의 모든 경력은 다 무시당했다며 장난을 쳤다. 또한 마지막 회에서 안혜경 씨가 교도관으로 나왔는데 짧은 만남이었지만 느낌이 좋아서 다음 작품에서 얼굴 보자고 인사드렸다”고 언급했다.


데뷔 28년 차의 김소연에게 ‘펜트하우스’는 두려움을 떨치게 해준 작품이다. 그는 “목소리가 가늘다 보니 소리 지르는 것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다. 스스로 소리를 잘 못 지르는 것 같고 성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대본을 받을 때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두려웠다. 한 신 한 신 일 년 반이 흐르니까 ‘하면 된다’는 믿음을 주고, 개인적인 두려움을 떨치게 해준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고 한 글자 한 글자 단단한 마음을 담아 전했다.

김소연.(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김소연은 ‘천서진’으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차기작에 대한 부담도 있을 터. 이에 대해 “감독님께서 저를 다른 데서 보면 ‘천서진’으로 보일 것 같다고 하시더라. 저도 제 이름을 치려다 ‘천서진’을 친 적도 있는데,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은 어느 순간 내려놨다. 작품 선택을 할 때 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부담감과 예전에 했던 역과 비슷할까봐 두려움이 있었는데, 그러면 ‘펜트하우스’를 놓쳤을 거다. 그때 선택 안 했으면 지금 이 순간도 없을 것 같으니, 이제는 도전을 하고 매도 그때 가서 맞겠다”며 다부진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김소연의 차기작은 미정이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90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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