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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Oct 19. 2021

[인터뷰] 윤형렬 "'다윈 영' 지금과 다르지 않아"

[인터뷰] 윤형렬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

윤형렬.©서울예술단

다음은 10월 4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로 해당 공연은 폐막했습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서울예술단(이사장 이유리)의 대표 레퍼토리 공연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2년 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개막했다.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짓고 어른이 된다’는 메시지 아래 상위 1지구에 위치한 명문 학교 ‘프라임 스쿨’의 학생 다윈과 루미가 30년 전 벌어진 제이 헌터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찾아가며 일어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다윈’ 역의 이창섭, 김용한, ‘니스’ 역의 민우혁, 윤형렬의 새로운 합류로 관객에게 색다른 작품을 예고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윤형렬은 서울예술단과 함께 작업한 소감으로 “뮤지컬 ‘아가사’를 할 때 만난 피디님께서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주셨다. 서울예술단과 작품을 해본 적도 없고 호기심이 있어서 영상을 받아봤는데 작품이 좋고 음악이 좋더라. 흔쾌히 불러주셔서 감사하다고 연락을 드렸다. 저는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지만 제가 ‘니스 영’으로 보여줄 게 많은 것 같아서 캐릭터로서 욕심이 났다”고 전했다.

윤형렬.©서울예술단

윤형렬은 “제가 16살부터 16살 아들을 둔 아빠의 모습까지 보여줘야 하는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대물림되는 악에 대한 고뇌, 아빠로서 모습, 교육부 장관으로 모습까지 여러 모습이 매력적이다. 그중 16살이 까불고 놀 수 있어서 제일 재미있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니스 영’은 원래 한량에다가 까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아버지의 과거를 숨기기 위해 변하는 모습까지 간극이 넓어서 재미있다. 제가 그동안 이런 역을 많이 안 해서 팬들은 당황할 수 있지만, 저와 닮은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10대 소년부터 아버지의 모습까지 연기하는 게 재미있다지만 아직 자식을 가져보지 않은 입장에서 아버지의 심정을 표현하는 게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윤형렬은 이에 대해 “애 아빠인지 아닌지는 아기를 아는 것부터 다르다고 한다. 결혼과 출산은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어렵다. 매일 자식을 보는 사람과 조카를 잠시 보는 건 차이가 있다는데, 첫 신에서 자상한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이 드러나야 한다. 이때 특히 박자가 굉장히 어려워서 조금 정신을 놓으면 지나가 버리거나 제가 먼저 나와서 음악을 기다려야 해서 떨린다. ‘다윈 영’의 역의 (이)창섭이와는 같은 역할로 봤던 친구인데 저에게 아빠라고 하니까 재미있다”며 설명했다.


극 중 다윈이 니스의 비밀에 점점 다가올 때 윤형렬은 두 가지의 감정이 든다고 한다. 그는 “다윈이 “제이 삼촌을 죽인 사람이 후디가 아니라면요?”라고 할 때 관객들에게는 저의 혼란이 보여야 하고 다윈에게는 보이면 안 돼서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때 처음에 드는 생각으로는 루미가 얄밉다. 루미 때문에 다윈이 함께 사건을 파헤치는 거 아닌가. 두 번째는 결국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아들이 결국 내 비밀에 다가오는구나 싶다“고 말했다.

윤형렬.©서울예술단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의 포스터에는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짓고 어른이 된다”는 문구가 있다. 윤형렬은 이 부분에 대해 “여러 가지 함축적인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크든 작든 죄를 짓고 살아간다는 말을 의미하는 거 아닐까. 어깨 위에 무거운 멍에를 지게 되는 순간 어른이 되는 것 같다. 어렸을 때 금방 철이 들어서 애어른이 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동심이 깨지면서 어른이 되는 거 아닌가 싶다. 저는 아직 진짜 어른이라고 느껴본 적이 없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윤형렬은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시대 풍자라고 한다. 그는 “극이 1지구부터 9지구까지 계급사회의 이야기인데 현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도의 카스트제도나 극처럼 9개로 분류하지 않았지만 우리 사회에도 계급은 있지 않나. 사건 속에서 개개인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사회가 보살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레미제라블’은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인데 장발장, 자베르 등 모두가 불쌍하다. 장발장이 ‘Bring him home’을 부르며 청년을 집으로 보내주라고 노래 부르는 게 핵심으로 개인의 책임보다 이 사회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지 말자는 말이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도 악의 대물림을 끊어야 사회가 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전했다.


한편,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이창섭, 김용한, 민우혁, 윤형렬, 최인형 등이 출연하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9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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